#밤 #11시 #일기 남들처럼 먹고, 남들처럼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마인드카페 네이버블로그 링크마인드카페 페이스북 링크마인드카페 유튜브 링크마인드카페 인스타그램 링크마인드카페 앱스토어마인드카페 플레이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앱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플레이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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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mondcat
·9년 전
남들처럼 먹고, 남들처럼 자고, 남들처럼 놀고. 갓 20살. 처음 서울에 와서 설레었고, 21살. 선배가 된다는 생각에 설레었으며, 22살. 고학번이라는 것에 설레었다. 산더미같은 과제도 해보고 고래처럼 술도 퍼마셔보고 시험기간 밤샘공부도 해보고 친구들과 즐겁게 웃으며 좋은 추억도 많이 만들었다. 괜찮다고 생각했다. 함께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인정받았으며, 주위 평판도 좋았다. 괜찮다고 생각했다. 취직이 걱정되고, 앞날이 걱정되고, 함께하는 사람들의 배신이 걱정되고, 주변사람 눈이 두려웠지만, 다들 그렇게 산다고 생각했다. 다들 그렇게 산다고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흔들릴 때가 있다고 했다. 사람은 누구나 넘어질 때가 있다고 했다. 흔들려도 괜찮으니, 넘어져도 괜찮으니, 꺾이지만 말라고 했다. 괜찮다고 생각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났고, 흔들렸지만 꺾이지 않았다. 너무 괜찮다고 생각한걸까. 평범했던 어느날 내 속에 숨어있던 걱정과 두려움에 흔들려 누웠을 때, 다시 일어나는 게 무서웠다. 너무 변했을까 봐. 겨우 부여잡고 일어났을 때, 다시 마주할 세상이 너무 변해있을까 봐. 꺾이지만 않으면 괜찮다 해서, 꺾이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는데. 휘어졌던 부분이 너덜너덜 해져서 너무 볼품이 없었다. 차라리 한 번 꺾이고 다시 붙였더라면 이렇게까지 볼품없진 않았을까. 아니다. 그래도 괜찮다. 다들 그렇게 사니까. 다들 그렇게 산다고 그랬으니까. 사실, 무서워. 안 괜찮다고 생각하는 순간 꺾일까봐. 꺾이면 안 된다고 했으니까. 나는 오늘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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