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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lafesta89
·9년 전
안녕하세요. 그동안 가족 때문에 살았지만 그 가족 때문에 너무나도 힘들어서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어려서부터 제 가정은 불행의 연속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성격이 불 같아서 어머니와 크게 다투는 날이 잦았고 항상 저와 누나는 화풀이 대상이 되곤 했습니다. 평소처럼 밥을 먹다가도 어머니의 말 몇 마디에 화가 나면 수저를 집어 던지고 폭언을 한 뒤 집을 나가서 몇 일 뒤에나 돌아오시곤 했죠. 어린 나이에 그런 아버지 밑에서 사는 게 두렵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던 중 어머니는 암 판정을 받으셨고 두 차례의 대수술과 꾸준한 항암치료에도 불구하고 5년 간 투병하시다 결국 제가 13살 때 돌아가셨습니다. 누나는 그 때부터 우울증을 앓게 되었고 아버지 또한 5년 간의 간병 및 치료비 부담과 사업실패로 인한 채무 압박으로 인해 큰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을 앓게 되었습니다. 두 번이나 유서를 쓰고 나가셨지만 그 때마다 빠르게 경찰에 신고해서 다행히 막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 역시 건강악화로 제가 고등학교에 입학했던 2005년부터 지금까지 신장투석을 받고 계십니다. 주 3회 투석으로 경제활동이 어렵다보니 누나와 제가 돈을 벌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누나는 우울증으로 인해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회사에 가면 사람들과의 크고 작은 마찰로 인해 일주일, 길어야 한 달을 못 버티고 나오더라구요. 근데 가장 큰 문제는 검진 결과 건강에 문제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통증이 있다며 수시로 병원을 드나들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119에 전화해서 응급실을 갔고 병원에서 검사를 한 다음 이상이 없으니 귀가하라고 하면 또 다른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입원을 시켜줄 때까지 그렇게 했습니다. 그 병원비는 누나가 보호자로 해놓은 제가 고스란히 부담을 하게 됐습니다. 너무나도 황당하고 부담이 되어 더는 부담을 못해준다고 하자 가족도 아니라며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고, 또 한 번은 서울 모처의 대학병원 앞에서 못 들어가게 막는 저를 ***범이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신고해달라고 소리를 질러 신고를 당하기까지 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접근금지 신청까지 했더군요. 너무 억울하고 황당해서 돌아버릴 지경이었지만 출동하신 순경분들이 얘기를 잘 듣고 격려해주셔서 그나마 마음을 추스릴 수 있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해당 병원의 정신과전문의를 찾아가 자초지종을 얘기하며, 병원에 입원해있는 누나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통한 진료를 부탁 드렸습니다. 진료는 본인의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하시면서 상담할 의향이 있는지 물어보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다음 날 다시 찾아가 누나의 상태에 대해 듣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본인이 동의하여 상담을 진행했는데 누나가 한 얘기가 사실이 맞는지 물어본 다음 조울증이라는 얘기와 과대(피해)망상이 있다며, 입원치료를 권하였습니다. 우울증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더 심각해진 상황이라 치료를 미룰 순 없었습니다. 누나는 입원치료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버지께 말씀드리고 보호자(2인) 동의하에 입원***기로 결정했습니다. 근데 또 다른 문제는 비싼 병원비였습니다. 하지만 돈 때문에 치료를 포기할 순 없었고 다니던 직장에 더해 퇴근 후 인근에 있는 호프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었고 주말에는 대형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렇게 생활비와 누나의 병원비를 부담하며, 제가 하고 싶은 건 모두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친구들을 돈이 없어 못 만나고 여행 한 번 제대로 가본 적이 없습니다. 6개월의 치료 후 퇴원해서 한동안은 잘 지내다가 처음과 같은 증상으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6년이란 시간 동안 매년 가을이면 누나와 병원 때문에 씨름을 했습니다. 직장을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제가 같이 없는 시간에 병원가는 것을 막는 것도 한계가 있었고, 6년간 정신과 입원치료비를 제외한 순수 병원 외래진료비 및 응급실 처치료로 약 2,300만원 이상의 비용을 날렸더군요. 6년에 2,300만원 크지 않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희 형편에 2,300만원이란 돈은 정말 큰 돈이었고, 정말 몸이 아파서 쓴 거라면 상관없지만 건강에 이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돈을 낭비한 거라 너무나도 허망합니다. 저는 정말 아끼면서 살았는데 아무렇지 않게 써버리는 누나가 너무 미웠고 증오심마저 생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불쌍하기도 했어요. 본인도 저러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닐텐데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그저 시간을 되돌리고만 싶었어요.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2014년 2월 퇴원을 마지막으로 다행히 아직까지 그 때와 같은 문제는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끝이 나질 않네요. 저는 지금 너무나도 지친 상태입니다. 2년 전까지 6년 간 매년 같은 시기에 그런 일들을 겪은 이후로 병원은 쳐다도 보기 싫은 곳이 됐습니다. 아니, 벌써 그 이전부터 이어진 거겠죠. 어머니 5년 간 투병하시다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11년째 매주 3회씩 투석 받으시고, 누나는 6년 간 절 괴롭혀왔고.. 병원이란 곳 저는요.. 의무적으로 건강검진할 때 빼고는 절대 안 가요. 대체 저는 언제쯤 행복할 수 있을까요? 평생 가족 병수발이나 하고 뒷수습이나 하면서 사는 거 도저히 못하겠습니다. 제 나이 내년이면 29살.. 이제 곧 서른입니다. 근데 하고 싶은 것 중에 한 가지도 마음대로 해 본 게 없습니다. 행복한 기억? 그런 거 없습니다. 그저 부정적인 생각만 가득해요. 대체 난 뭘 위해서 사는건가, 앞으로 더 살아봐야 무슨 희망이 있을까? 그런 생각 밖에 안 드네요. 나름 열심히 살았는데 모은 돈은 커녕 빚이 550만원 있습니다. 돈 벌어봐야 제가 한 달에 쓸 수 있는 돈 10만원 남짓입니다. 근데 누나는 맨날 뭐 사달라, 사먹자, 놀러가자 이러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매일 같이 장을 보십니다. 용돈 드리면 남들 퍼주는데 다 써버리고 카드도 막 쓰고 다니십니다. 그걸 저 혼자 다 감당하면서 삽니다. 왜 그렇게 카드를 많이 쓰냐고 얘기하면 니들 위해 쓴 거라고 남들한테 베푸니까 사람들이 니들한테 잘 해주는거라며 큰소리만 치십니다. 근데 대체 그 사람들이 저한테 해준 게 뭐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그 사람들이 아버지 욕하는 걸 듣습니다. 아들이 힘들게 번 돈 막 써버린다고 말이죠. 너무 화가나서 아버지한테 얘기할까 하다가 마지막 자존심 지켜드린다고 얘기는 안했는데 제발 정신 차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교통비조차 아끼려고 1시간을 걸어다니기도 합니다. 근데 아버지는 아무렇지 않게 택시타고 다니십니다. 몸이 안 좋으실 때야 그럴 수 있다지만 그게 아니라서 너무 화가 납니다. 저는 무슨 돈 벌어다주는 기계인가요? 그냥 가족은 절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너무 슬픕니다. 혹시라도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애써 힘든 내색 안 하고 버틴건데 그걸 당연하게 여기는 건지.. 정말 이게 가족인가요? 위생관념이 없으셔서 청결하게 좀 하시라고 말만 하면 화를 버럭내고 몇 일을 말도 안하십니다. 그 외에도 생활상에서 정말 사소한 일에도 크게 화를 내면서 저보고 집을 나가라고까지 하세요. 너무 답답하고 짜증이 납니다. 진짜 마음 같아선 당장 뛰쳐나가고 싶지만 누나가 아버지 부양 못합니다. 스스로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고 의지도 없습니다. 그래서 걱정입니다. 눈에 밟혀서 나가진 못하는데 그렇다고 같이 있으면 너무 힘들게 하네요. 당장 나가서 살 돈도 없구요.. 빚부터 갚아야 숨통이 트일텐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 밤에 자주 잠을 못잡니다. 가족 때문에.. 가족을 부양하려고 열심히 사는데 그 가족이 살기 힘들게 만드는 정말 힘든 상황입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휴..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두서없이 갑작스레 써내려간 글이라 읽는데 불편하셨을 수도 있겠네요. 끝까지 읽어주셨다면 그것만으로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다른분들은 사는 게 어떠신가요? 여기엔 저보다 불행한 분도 계시겠죠.. 모두가 행복해질 날이 오길 간절히 고대하며 이 글 마칩니다. 모두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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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cky
· 9년 전
지금까지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님은 누가 뭐라해도 열심히 잘 살아오셨습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앞으로도 잘 사실거라 믿어요 이런 위로밖에 못 드려 죄송하지만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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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sta89 (글쓴이)
· 9년 전
@rucky 감사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버틴건가 싶을 때가 있어요. 그 때로 다시 돌아가라고 하면 과연 그 때처럼 할 수 있을까 의문도 들구요.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지만 지금 너무 지친 상태라 또 무슨 심각한 문제라도 생긴다면 그 땐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내리진 않을까 걱정이 되네요. 그래도 하는데까진 해봐야죠.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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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oh01214
· 9년 전
고생 많으시네요.. 정말 힘드시겠어요 박수받아 마땅하신것 같습니다 무너지지 않으시면.. 합니다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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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sta89 (글쓴이)
· 9년 전
@student08 안녕하세요.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다른 사람을 위로해주고 조언해주는 거 보니 저보다 더 어른스러운 학생 같군요. ^^ 제가 그 나이엔.. 아니, 지금도 힘들면 주위를 둘러볼 겨를도 없이 내 처지만 한탄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어린 친구지만 제가 본받을 점이 많네요. 조언도 고맙고 학생의 응원에 힘 입어서 열심히 살아볼게요. 학생도 지금 겪고 있는 일들 때문에 많이 힘들겠지만 포기하지 말고 같이 힘내서 열심히 살아봐요. 나중에 시간이 흘러 돌이켜봤을 때 '그 때는 정말 괴로운 일들이 있었지만 정말 잘 이겨냈어' 하면서 스스로를 칭찬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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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sta89 (글쓴이)
· 9년 전
@pooh01214 감사합니다. 박수 받을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선 최선을 다 했기 때문에 남들 앞에 이런 얘기 꺼내기가 부끄럽지 않을 뿐입니다.. 응원글 남겨주신분들을 위해서라도 힘내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