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간밤에도 잠 못 이루고 꼴딱 아침을 맞는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잘 자고 일어났습니다.
오늘 새벽 2시에 게임 기분 좋게 끝내고 컴퓨터를 끄고 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이부자리는 항상 깔려 있으니 건드릴 필요 없었고(부끄부끄...) 수면 시간을 측정할 스마트워치를 차고 스마트폰은 책상 위에 올려뒀습니다.
누워서 새벽 3시까지 잠 못들고 이대로 밤새 휘몰아치는 생각과 두근거림, 경미한 손 떨림, 가슴 답답함, 지끈거려오는 머리에 시달려야 하나 싶었습니다.
생각이 많으니 다른 생각들과 동시에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를 떠올려 봤습니다. 일단 방이 너무 덥습니다. 토끼 잠옷 지퍼를 좀 풀어 헤치고, 벌떡 일어나 안방에 쳐들어가서 보일러 꺼버리고 약간 어지러워서 물 한 컵 마시고 방에 들어와 창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찬 밤공기와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소음이 흘러들어와 진정***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바람이 차기 때문에 이불은 두껍게 잘 덮고요. (나중에 보니 보일러가 다시 켜져 있었습니다.)
이 때 환기를 위해 방문은 열어뒀는데 거실에서는 아버지가 주무실 때 틀어놓는 TV 소음이 신경을 거슬리게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을 가져와 소음을 상쇄할 음악을 좀 틀어놓기로 합니다.
간단히 카카오뮤직에서 660원씩 주고 바로 샀어요. 저의 흥분한 마음을 풀어주고 안정시킬 쵸이스를 소개합니다:
1. 바하 바이올린 파르티타 No.2 in D Minor, BWV 1004 - V. 샤콘느, 이작 펄만 연주, Bach: Complete
Sonatas & Partitas 에 수록, *** 발매, 연주시간 15:47.
2. 모차르트: 클라리넷 콘체르토 in A Minor K.622 - 2.
***지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 앨범정보 없음, 2012.2.7 발매, 연주시간 7:37.
두 곡 다 클래식에 문외한인 저에게는 소소한 사연이 있는 곡들입니다. 첫 곡은 칩거 전 학교 생활 중에 음악을 참 좋아하는 교수님 수업 때, 연구실에서 연습하던 기타 곡명을 물었더니 자기에게 영감을 주는 곡이라며 추천해주셨습니다. 그 교수님 인공지능 강의가 메인인데 수강신청 때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교수님이 잔뜩 기대하게만 만들어 놓고 출석 일 수 반은 채우긴 했나 모르겠네요... (훈훈했던 교수님 애태우기의 추억...)
두 번째 곡도 학교 생활과 관련있네요. 도서관 끝날 때 퇴실 안내 방송에서 깔린 곡입니다. 힘들게 엉덩이 붙이고 버티다가 이 노래 나오면 왠지 집에 가도 된다는 느낌이 들었죠. 곡 명이 궁금해 안내 데스크에 물어봤는데 아무도 몰라서 몇 일 동안 검색해서 알아낸 곡이에요.
첫 곡은 굉장히 격정적인 곡입니다. 흥분한 제 마음을 반영하는 듯, 그러면서 바이올린 선율을 따라 가다보면 머릿 속의 생각이 풀어지는 느낌입니다. 이 격정의 여운은 이어 나오는 두 번째 곡에서 포근하게 감싸줍니다. 두 곡 다 합치면 연주 시간도 길어서 두 세 번 반복 재생해 두면 지루함? 단조로움에 잠이 들기도 합니다. (같은 음원료 660원이어도 이렇게 길이가 길고 좋은 음악을 구매하는건 가성비도 좋은듯.)
아 참, 자기 전에 듣는 음악은 가사가 없는게 좋을 것 같아요. 가을방학 노래들도 잔잔하고 여리여리 감성적이어서 정말 좋아하는데, 공부 할 때나 잘 때 들으면 가사 때문에 생각이 더 증폭되더라구요...ㅠㅜ
끝으로 측정된 수면 데이터를 첨부합니다.
잠든 시각: *** (수) 03:11
잠깬 시각: *** (수) 05:55
수면 시간: 2시간 44분
숙면 시간: 50분
아침에 부엌 일 나온 어머니께서 열린 제 방문 닫으려고 얼쩡거리는거에 흠칫 놀라서 깼어요. 육성으로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깸...
저는 제 수면장애 고민을 나누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 수면일기 태그로 가끔 글을 작성할 계획입니다. 공감하실 모든 분들의 편안한 밤을 위해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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