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취준생인데, 죽고싶습니다. 글이 좀 많이 길어요. 그래도 다 털어놓고싶습니다. 너무 힘들고, 얘기를 들어줄 사람도 없네요... ㅠㅠ
마카님들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도와주세요...
제가 이렇게 조언을 구하는 이유는 어머니 때문입니다.
저는 전기관련 기술 자격증들을 취득하면서 설비나 감리쪽 업무에서 일하겠다는 계획을 잡아왔습니다.
중소기업에라도 들어가서 일을하고 경력을 쌓아 대기업이나 공사같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있었어요.
그리고 얼마전, 기회가 돼서 정말 작지만 제가 하고싶었던 감리업무를 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작은 중소기업에서 면접제의가 들어왔어요.
그런데 이 사실을 어머니께 알리자 그런 구멍가게같은데는 왜 들어가냐고 그러시는겁니다. 저희 어머니는 인맥이 꽤 넓습니다.
제가 타지에 나가서 유명하지도 않은 중소기업쪽에서 일할꺼면 차라리 자기가 아는 회사 사장님한테 이야기해서 거기서 경력이나 쌓으라고 하더군요. 덤으로 그런 시덥잖은 곳에서 면접제의 오는건 거들떠***도 말라며.... 그래서 먼저 제의가 왔던 면접은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저는 어머니와 함께 그 회사 사장님에게 가서 이런저런걸 물었고(그쪽은 외선관련 일을 하더라구요) 면접을 통해서 감리는 나중에 퇴직하고 하는게 낫고, 그걸 하고싶은 이유가 안전과 관련된거라면 차라리 1, 2년정도 더 공부해서 전기안전공사같은곳을 취업하라고 그러더군요.
거기까진 좋았습니다. 저보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진짜 전기인을 만나서 조언을 들었고, 현실을 알았고, 저는 전기안전공사 쪽으로 가기위해서 노선을 갈아탔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어머니는 제가 전기안전공사만 노리는걸 안 좋게 생각하십니다. 공기업을 노렸으면 공기업이란 공기업은 일단 다 찔러놓고 보라는겁니다. 설령 거기서 제가 원하는 업무를 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말이죠.
"회사에가면 막상 뭘 할지도 모르는데 왜 벌써 설비쪽 업무에 대해서만 준비해놓으며, 공기업중에선 왜 그쪽만 노리느냐? 네가 자격요건이 되면 일단 다 넣어보고 그중에 되는곳을 가는거다." 뭐 이런식으로 말씀하시더라구요.
"막상 가보면 네가 생각한 일은 안 할수도 있고, 하고싶은 일 따라서 취업하는것도 어려운 일이다. 네가 아직 현실을 몰라서 엄마가 이렇게 얘기해주는데 너는 왜 이렇게 네 고집만 부리는거냐?" 이런 말씀도 하시고...
솔직히 어머니 말씀이 틀린말씀이 아닌거라는것도 알고, 제가 현실을 잘 모르는것도 맞아요. 학창시절땐 공부만 하라며 알바 하지 말라고해서 일머리도 잘 모르고...
배부른 소리일지 모르겠지만 저희집이 그리 못 사는 편은 아닙니다. 몇년이고 공부하겠다고 한다면 지원도 해 줄 수 있는 집이에요. 나이 26살 쳐먹고 지금까지 부모님께 용돈받으면서 지냅니다.
저는 용돈을 아직까지도 타서 쓰는 스스로에게 부끄럽고, 부모님께 죄송합니다. 그래서 하루빨리 독립해 그동안 받은 은혜를 갚고싶기때문에 빨리 취업해서 돈을 벌려고 하는건데...
아직까지도 어머니는 첫 직장이 중요하다며 제가 이름도 없는 중소기업에 가서 일하는걸 반대하세요. 다른 가족들은 그나마 정 네가 그쪽 일을 하고싶으면 부딫혀보고 느껴보라는 입장이라서 좋긴하지만, 어머니의 입장이 너무 완고하시고 강해서 의견충돌이 분분하고,
결국 제가 정말로 가고싶은 기업, 그리고 그곳에 가기 위해서 지금 해야하는 일마저 직시하지 못 해서 혼란이 오고 있습니다.
일단 이지경까지 오면서 지금의 제 계획을 여러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어요.
일단 제 최종 목표는 전기안전공사로 잡았습니다. 그때 사장님의 조언 덕분이기도 하고, 홈피에 들어가서 무슨일을 하는지 직무명세서를 보니까 딱 제가 원하던 일이더라구요.
(주로 설비들 유지보수하는 업무)
하지만 부모님 의견도 있어서 일단 전기와 관련된(설비뿐만이 아닌 전기와 관련한 모든 업무) 최소 중견기업 이상의 기업들에 자소서를 써 넣어가며 반년에서 1년정도는 제 역량을 더 쌓을 계획입니다. 토익점수랑 한국사가 없거든요...
(거기서 취업한다면 이제 부서이동을 하든지 해서 설비쪽 일을 하는걸로...)
그리고 20***부터는 정말 그땐 1년동안 전기안전공사만 집어넣어볼 계획이에요. 그때쯤이면 거기서 요구하는 자격사항을 다 갖춘 상태가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노력해야겠죠.
그래서 어제오늘부터 책이니 인강이니 학원이니 알아보고 공부할 준비하느라 알아보곤 있지만, 지금 제가 세운 이 계획이 과연 옳바른 길일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계획만 잡고 실천으로 옮기질 못하고 있어요.
(취업스터디같은것도 하고싶은데 겁나서 섣불리 못하겠고...)
제가 가려는 이 길, 이 계획이 과연 옳은걸까요? 그리고 부모님의 말씀은 어디까지 들어야할까요?
현실적인 조언이든 격려든 말씀좀 부탁드립니다. 너무 힘들어요... ㅠㅠ
마음은 당장이라도 집에서 뛰쳐나와 시궁창인생으로 내가 하고싶은데로 살고싶은 마음도 있는데, 제 등 뒤에 있는 부모님과 몇몇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그럴 수는 없을거같아요... ㅠㅠ
그리고 이렇게 긴 글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오늘 하루도 즐겁고 좋은 날 되시길 바랄께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