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보잘것없는 이야기지만 일년동안 곯아서 흉터만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등학교|싸움|별거]
알림
black-line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8년 전
정말 보잘것없는 이야기지만 일년동안 곯아서 흉터만 남은 상처인데요, 작년 이맘때에 제가 현재 ***끼라고 부르는 저희 언니랑 크게싸웠어요. 모처럼 기분좋게 가족끼리 외식먹으러 가려고했는데 그날따라 기분이 안좋았는지 짜증에 짜증으로 답하자 불같이 화를 냈어요. 30분정도를 정말 크게 싸웠어요. 뺨을 올려치는 바람에 안경은 저만치 날아가고 하도 소리를 질러대서 아픈목에 욱신거리지 않는곳이 없는 나를 두고 가족들은 외식을 갔어요. 집에없던 엄마와 아빠는 늘 있던 싸움이겠지 하고 당장내려오지 않으면 가버린다고 하고는 정말로 가버렸어요. 별거 아니죠.정말별거아닌 흔하디흔한 형제싸움인데 왜 그렇게 아파했을까요.저는 지금도 아파요.친구에게 털어놓으려고 할때마다 목이 메이는 제가 한심스러워요. 치졸하고 찌질한 내모습이 싫어요. 그때가 생생해요. 부엌불만 켜진 7시에 거실에 덩그러니 앉아서 목놓고 이불을 부여잡고 눈물을 쏟던 제가 기억나요.혼자 욕하고 소리지르고 사과하고 다시 욕하고 얼마나 난동을 피웠는지 몰라요. 참 유치하죠ㅋㅋ. 엄마랑도 사이가 틀어졌어요.사실 그때 힘들었던건 언니보다도 엄마탓이 커요. 울면서 받은 전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먼저 가버린 엄마에게도 좁아터진마음에 꽁해있다가 결국 엄마는제가 왜그러는지 이유도 모른채 히스테릭해 졌어요. 엄마는 폭언을 일삼았어요.잔소리에 그칠 말을 굳이 확장시켜 제 인생,주변인,미래,성격모두 싸잡아 욕했죠. 방치우라는 말에 저따위로 사는게 사람이냐고. 어쩌다가 애가 저렇게 변했느냐며 그게다 학교에서 이상한 친구들을 사귀어서 그런거라고.그렇게 말했죠. 엄마랑 싸운날 아침 학교가서 울때 친구들이 얼마나 보듬어줬는지도 모르고.나를 안아주면서 이유도 말하지 않고 마냥 우는 내 눈물을 닦아주고 껴안아주고 얼러준게 누군지도 모르고.내가 학교가서 3교시까지 내내 운것조차 모르고. 칼로 찍찍 긋기도했죠. 심하게 그은것도 아니고 팔둑에 딱지만 앉을 정도로 그엇을 뿐인데도 워낙 재생력이 느려서 그런지 아직도 나무 껍데기 같이 흉터가 있어요. 내가 왜 굳이 초여름까지 긴팔만 고집했는지 엄마는 꿈에도 모를꺼에요. 지금도 작년 이맘때를 쭉 돌이켜보면 눈물이 나올것 같아요.몇주 전에도 제가 웃으며 "친구들이 ***했다."라고 하니 엄마는 작년 자신의 만행을 모두 잊고 집에서 그렇게 심한 말을 하느냬요. 엄마에 대한 예의가 아니래요. 엄만 자신에 대한 예의는 중요시하면서 나에 대한 예의는 존재여부조차 모르는 ***예요. 할말이 너무많아서 오히려 말문이 막히고 억울함에 눈물만 펑펑 쏟았어요. 그때 써둔 일기엔 엄마가 내게한 수많은 폭언과 욕설과 저주들이 담겨있는데 엄마는 다 잊었나봐요.그게 너무 슬펐어요. 이제는 많이 나아졌어요. 가끔 ***끼와 눈이 마주칠때는 그 얼굴에 침을 뱉고싶지만 고등학교 기숙사에 들어간다는데 그게 고마워서 참고 있어요. 엄마는 요즘들어 살가운척을 해요. 하지만 엄마는 이제 못믿어서 사랑한다고 말해주지 않으려고요.제 팔에 있는 흉터가 진다면 그땐 안아줄꺼에요. 친구에게도 가족에게도 말못하던 얘기를 그냥 털어놔 봤어요.길고 유치하고 한심한글 읽었으려나 모르겠네요.여기까지 읽었다면 박수쳐드리고 싶어요.다음에는 희망찬 내용을 담아야 겠어요.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3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youda01
· 8년 전
아무한테도말못한상처를여기에서라도털어놓으셨다니그래도다행이네요...ㅠ힘내세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ek77
· 8년 전
당신이 행복하기를 바래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dkdi9y
· 8년 전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