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black goat! 내 친구 잘 지내니?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고등학교|불행]마인드카페 네이버블로그 링크마인드카페 페이스북 링크마인드카페 유튜브 링크마인드카페 인스타그램 링크마인드카페 앱스토어마인드카페 플레이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앱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플레이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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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holly1010
·10년 전
안녕 black goat! 내 친구 잘 지내니? 우리 졸업식 때 마지막으로 본 거니까 벌써 못 본 지 10달이 다 되어간다. 난 그동안 좀 그랬어. 일도 그만 뒀고 평생 내 소원대로 하루종일 집에만 박혀서 여덟달동안 폐인처럼 살아도 보고. 처음으로 나 혼자서 면접 보러도 가보고 처음으로 면접에서 떨어져도 보고, 처음으로 알바도 해봤어. 1년도 안되는 시간이었지만 나한테 있어서는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힘들었고 그만큼 느리게 흘러갔던 것 같아. 우리가 아예 연락을 끊었고 우연히 마주친 적도 없었지만 그래도 같은 틀 안에 묶여있는 게 많잖아. 학교도 그렇고 인간 관계도 그렇고. 그래서 네 소식 종종 들었어. 너는 잘 지내는 것 같더라. 오히려 나랑 함께 있었던 때보다 더 말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켠으로는 서운하더라. 난 네가 없이 많이 힘들었고 여전히 힘들지만 너는 아무렇지 않게 잘 놀러다니고 첫 연애까지 시작했으니 분명 행복할 것 같아서. 난 아직도 그 때 그 날에 멈춰있는 것 같은데 너는 뒤도 안 돌아보고 훌쩍 가버린 것 같아서. 기억해? 너 좋아하는 사람 생기면 나한테 제일 먼저 알려주고 보여주겠다고 약속했잖아. 네가 남자친구 생겼단 소식 듣고 그것만 생각나더라구. 지켜질 수 없는 약속인 걸 아는데도 씁쓸하더라구. 나는 우리가... 더 이상 친구가 아니란 걸 알아. 이런 친구 사이는 없잖아. 내가 그동안 많이 노력해봤어. 더 이상 예전 생각 안 하고 네 생각 안 하려고 정말 혼자서 울고 웃고 난리치고 다 해봤는데, 잘 안 되더라. 너는 이제 나를 네 인생에서 없는 사람으로 정리했다고 해도, 아직도 나한텐 너는 둘도 없는 친구야. 이걸 너무 늦게 깨달은 것 같다. 처음엔 너를 많이 원망하고 욕했어. 내 곁을 떠난 게 너만은 아닌데, 근데도 난 네가 제일 미웠어. 네가 내가 아닌 다른 애를 선택했다는 생각때문에 도저히 용서가 안되는 거야. 계속 너를 생각하고 너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내가 싫어질만큼 네가 미웠어. 네가 불행했으면 좋겠는데 너무 불행하진 않았으면 좋겠고, 너도 아프면 좋겠는데 너무 아프진 않았으면 좋겠는, 그런 이중적인 마음이 가득했어.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모든게 그냥 다 내 탓인 것 같은 거야. 내가 나빠서, 내가 못해줘서 네가 날 버리고 간 것 같고.. 착해 빠진 너였는데, 그런 네가 등 돌리게 된 이유가 다름 아닌 나일테니까. 이런 내가 싫어서 죽고 싶을만큼.. 정말 많이 울었었다? 우리 언니랑 엄마가 혀를 내두를 정도였어. 사람들은 그래. 그렇게 힘들고 괴로우면 먼저 연락하라고. 근데 난 절대 안된다고 그랬어. 자존심때문인 줄 알았는데, 이제 와서 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아. 내가 너한테 다시 다가간다면 착한 너는 받아줄 테지만, 아마 예전처럼은 못 돌*** 것 같고 네가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아. 나 없는 너는 오히려 더 좋아 보이는데, 내 이기심으로 너를 다시 내 옆에 묶어둘 수는 없잖아. 그래도 난 네가 행복하길 바라거든. 하루에도 수십 번 네가 미웠다가 좋았다가 하지만, 그래도 난 네가.. 잘 지냈으면 좋겠거든. 내가 원래 쓸데 없이 생각이 많잖아. 이번에도 한번 생각해봤는데, 이렇게도 힘들고 정리가 안되는 이유가 제대로 작별인사를 못해서 그런 것 같아. 직접 얼굴 보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작별했어야 했는데. 그걸 못해서 이렇게 미련이 남는 것 같아서. 나 편하자고 이렇게 비겁하게 네가 못 볼 곳에 마지막 편지 쓰는 거야. 우리가 정말 좋은 친구였을 때, 내가 자주 써 주었던 편지처럼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면서.. 내가 살면서 너같은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어. 그래 그만큼 너는 나한테 정말 좋은 친구였고 고등학교 시절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게 만들어준 은인이야. 그냥 이 말이 하고 싶었던 건데.. 정말 고마웠어. 그리고 나 때문에 힘들었다면 그것도 정말 미안해. 말로는 다 설명이 안되게 정말 많이 미안해. 우리 안 좋게 끝나버렸지만, 그래도 난 너랑 친구한 거 후회 안 해. 알지? 너 진짜 좋은 친구였던 거 말이야. 네가 나한테 해준만큼 못해줘서 아쉬움이 많네.. 처음 만났던 날, 아직도 기억 나. 너는 다리가 다쳐서 목발을 짚고 있었지만 얼굴만은 참 밝아서 인상이 되게 좋아보였어. 그 때의 그 모습으로 영원히 기억할게. 아프지 말고, 살 좀 찌우고.. 너희 아버지가 너 되게 아끼시는 거 알지? 아부지한테 더 상냥하게 대해드리고. 언니한테 당하지만 말고.. 네가 많이 사랑하는 강아지, 아무리 이뻐도 아이스크림 같은 건 주지 마. 오래오래 살아야 네가 더 많이 행복하지. 신난다고 날뛰다가 크게 다칠 수도 있으니까 조심하구. 은행 일 많이 힘들텐데 친구들이랑 남친이랑 자주 놀러가서 스트레스 잘 풀어줘. 그냥, 행복해 줘. 네가 이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했으면 좋겠어. 넌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니까... 우리 우연히 마주쳐도 아는 척 하지 말자. 그게 너한테 편할 거야. 사랑하는 친구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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