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학년 여고생 입니다. 지금 너무 충격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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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babypink
·8년 전
안녕하세요 2학년 여고생 입니다. 지금 너무 충격먹고 여기에 글 올려요. 아빠가 다니는 회사는 우리나라 다섯 손가락안에 드는 대기업입니다. 아빠는 거기에서 20년 넘게 일하셔서 부장이라는 높은 직급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요즘 회사 경기가 안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곧 좋아지겠지 하며 그런가보다 넘겼는데 갑자기 아빠가 다음주쯤에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네요. 제가 다니는 고등학교도 일반고가 아니라 등록금도 훨씬 비싸고 책값도 엄청 드는데 이제 수입이 없으니 어떡하죠.. 엄마도 이제 아빠가 회사나오게 됬으니까 지금까지 생활처럼 살지는 못한다고 하시면서 대학도 장학금받고 다닐 수 있는곳으로 가라고 하시네요. 제가 지금 너무 힘든건 아직 고등학생이고 하고 싶은것, 되고 싶은것도 많은데 돈때문에 적당히, 아니면 부족하게 해야된다는 거에요. 제 꿈도 어릴때부터 확고했었는데 솔직히 돈도 많이 들고.. 가고싶은 대학은 등록금이 비싸고.. 제가 이런 고민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이제 곧 고3되니까 공부에 전념해야 하는데 제가 맏이라서 그런지 부모님이 저한테 계속 돈 이야기, 생활고 이야기를 하시니까 저는 너무 받아들이기 힘들고 부담스러워요. 당연히 가족이니까 알아야 하고 함께 이야기 해야 하지만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선을 점점 넘고 있는것 같아서 힘들어요.. 공부할때도 그 생각에 신경이 쓰이고 우울해지고 세상에 내동댕이 쳐 진 느낌이에요. 이러면 안되는데 학교에서 그런걱정 없이 사고싶은거 다 사고 먹고싶은대로 사먹는 친구들을 보면 울컥하면서 제가 초라해지는 것 같아요. 최근에 친구문제로 학교상담실에서 상담도 많이 받고 울기도 많이 울었었는데 연이어서 이런일이 일어나니까 살아가는게 힘들어요. 저만 없었더라도 좀 나아질 수 있었을까요..? 제가 도데체 무슨 잘못을 했길래... 항상 제 소원은 우리가족 행복하기, 건강하기, 하는 일 잘되기 였는데..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 힘들어요 투정이었다면 투정, 어리광이었다면 어리광 죄송합니다. 제가 남한테 직접 이런 말 하면서 부담주는일 싫어해서 여기다가 털어놓아요.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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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ka
· 8년 전
ㅎㅎㅎㅎㅎ 언니는 현재 25에, 대학교 졸업하고 해외근무하고있어요 언니가 해주는 조언이 과연 친구에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언니얘길 잠시 해줄게요ㅎㅎ 언니네 부모님은 대기업에 다니신적도 없고, 자영업이라서 일이 꾸준히 있는것도 아니었어요 심지어 빚도 몇천만원 있어서, 매일 돈걱정에 살았죠 언니는 어릴때부터 늘 그렇게 살아왔어요 지금도 물론 집은 어려운 상황이구요 근데 조금 나아졌어요 왜냐면 이젠 저도 돈을 버니까요ㅎㅎ 정말 집이 무너질뻔한적이 한두번도 아니었고, 늘 조금 부족하게 살았죠 그에 비하면 친구는 축복 받은거에요ㅎㅎ 근데 지나보니 느낀거지만, 흔한말이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우선은 집 경제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공부에 전념하세요 내가 고등학생일때, 나도 가정경제 걱정에 우는일이 많았고, 그로 인해 늘 걱정했어요 그러면서 공부는 더 못하게됐던거같네요ㅎㅎ 하지만 가정경제에 도움 드릴수 있는 방법은 없었어요 그냥 걱정만 하다 이도저도 못하고 흘러간시간이었죠 우선 가정경제에 대한 걱정은 접어두고 공부에 몰두해서 어떻게든 성적을 올리세요 그럼 나중에 대학교를 결정할때 장학금을 받으면서 들어갈수 있는 학교의 레벨이 더 높아질거에요 그리고 열심히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잘 대처하며 현재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나중엔 다 좋아지게 되있어요ㅎㅎ 언니도 예전보단 지금이 훨씬 나아졌으니까요ㅎㅎ 친구에겐 지금은 걱정보단 어떻게든 열심히공부해서 미래의 가치를 높이면 모든게 해결될겁니다 그리고 친구의 상황보다 더 힘든사람이 많습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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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ypink (글쓴이)
· 8년 전
@arika 언니 감사합니다.. 힘들때 언니가 해 주신 말씀 기억날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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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910
· 8년 전
예쁜아 안녕ㅎㅎ 언니도 생각을 얘기해 줄게요. 참고로 언닌 서른 둘이고 지금은 공공기관에 다니고 있어요. 충격이 클 것 같아요. 갑자기 다른 환경을 받아들여야 하니까.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이런 상황이 원망스러울 거예요. 그래도 친구는 지금까지는 경제적인 이유때문에 크게 걱정하고 산 것 같진 않네요. 고등학생이니까 이런 상황에 대해서 이해는 할 수 있죠? 냉정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아빠가 열심히 하셔서 중학교때 일어날 수도 있었던 일을 몇 년 더 늦춘 거라고.. 아빠를 원망하기 보다는 감사할 수 있음 좋겠어요. 지금 누구보다 힘든 건 아빠일 테니까. 하고 싶은게 많은데 제약이 생기니까 걱정이 될 거예요. 하지만 이번 일이 예쁜 친구의 인생을 크리티컬하게 결정짓는 요소는 아닐 거예요.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계속 열심히 준비하고 상황이 허락하는 하에서 부모님께 도움 요청해요. 조건을 자꾸 탓하면 더 위축되니까 작지만 좋은 일을 감사하게 생각하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자신을 더 사랑하고 아껴주세요. 경제적 조건이 변했다고 친구의 가치가 변하진 않아요. 더 자신을 격려하고 아껴주세요. 언니가 살아보니까 그렇더라고요. 전화위복이 꼭 있어요. 언니 친구는 명문대 화학과에 떨어지고 그보단 낮은 점수로 갈 수 있는 대학에 갔는데 그 학교에서 의학전문대학원이 생기면서 지금은 의사로 일하고 있어요. 인생 어떻게 될지 몰라요 ㅎㅎ 그래도 힘든게 있음 또 여기 글 올려요.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응원할게요. 화잇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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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ypink (글쓴이)
· 8년 전
@at910 울컥했어요... 항상 언니 말씀 떠올리면서 열심히 할게요. 정말 좋은일도 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