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풀어야 할까요. 저는 이 집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이별|고등학교|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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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풀어야 할까요. 저는 이 집안의 늦둥이 고등학생 외동딸 입니다. 아마 다른 평범한 집안의 자녀분들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머니, 아***도 부모님 역할은 처음이셨고 저 또한 자녀라는 역할을 처음이죠. 생각해보면 부모님과 저는 사랑을 표현하는 것에 참 서툴렀던것 같습니다. 돌아가신 어머니는 딸과 함께하는 시간보다 집안을 이끌어가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애정이라 여기셨고, 아***는 딸에게 최고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사주시고 해주시는 것이 사랑이라 여기싶니다. 그렇게 저를 사랑하셨다는 어머니의 모습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여행한번 같이 가본적이 없었기에 그저 집안에서의 일들이 추억이라면 추억이겠죠. 보내드리는 순간에도, 아니 그 이전과 이후에도 눈물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뭔가 영원한 이별이기보단 언젠가 만날 여행길 이라는 생각때문인것 같습니다. 지금도 같이지내는 아***와의 생활은 모호하기만 합니다. 아***는 불과 같습니다. 촉매제인 기름은 부으면 활활 타오르죠. 물론 저에게 말입니다. 아***는 하나뿐인 딸이 훌륭하게 자라길 원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한 딸은 기름이 되어 아***에게 화만 부르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게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망설이지 않고 '아***의 화'라고 답할 것입니다. 아***의 화의 원인은 늘 사소합니다. 그리고 막무가내죠. 완벽하지 못한 딸의 모습, 아***의 자존심을 건들이는 말, 그냥 맘에 만들때. 아***께 차근차근 말씀드려보라구요? 못합니다. 일차적으로 화를 내실때의 그 표정은 저를 완전히 얼려버립니다. 아***가 화를 내실땐 며칠동안 내십니다. 깨울때부터 잠들때까지, 쉬지않고. 그래서 그때마다 어릴적엔 잠자기 전에 항상 기도했습니다. 이대로 제가 영원히 잠들면 좋겠어요. 아빠가 너무 무서워요. 좀 더 큰 뒤에 늘 아***의 화의 원인은 저의 성적이였습니다. 어릴땐 막무가내라면 지금은 좀더 고차원적으로 화를 내신달까요. 너는 실패작이야. 감사할줄도 모르는 이기적인 애지. 너같은건 모든 사람들이 싫어해. 넌 지능이 떨어지는 것 같아. 검사 좀 받아야 되겠어. 그만큼 정성을 들였으면 니도 변하는게 있어야지. 내가 죽어야 니가 ***듯이 공부하지. 사실 가장 무서운 말은 '내가 니때문에 죽을것 같다'는 말입니다. 아***께 저의 존재는 이렇다는게 가장 슬픕니다. 공부를 안하냐, 그건 아닙니다. 들으면 알만한 고등학교에, 중학교 때도 늘 최상위였죠. 근데 슬럼프가 온것 같습니다. 이유도 알죠. 전 목표없이 ***는대로 달려왔으니까요. 어머니의 고달프기만 한 삶. 아***가 쏟아붙던 많은 것들. 왜 아무도 저의 마음 속 이야기는 들어주려 하지 않나요. 하늘에 계신 엄마, 왜 저는 엄마의 사랑을 못느끼는 걸까요. 엄마의 처절하기만 했던 삶을 보고 '아, 엄마가 저렇게 열심히 사시니 내가 무언가라도 해야지'라고 다짐하지 않았던 저의 문제인가요. 모든것이 딸의 잘못이고 이를 인정하고 성장하길 바라는 아***. 저의 잘못이 아닌게 더 많아요. 왜 그건 인정해주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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