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먹어왔던 약은 잠이 많아지고 몸을 무겁게 했지만 감정을 무디게 하는 효과는 있었다.
약을 끊은 지금은 하루종일 분노와 슬픔에 빠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었다.
나에 대한 분노고 나의 참혹한 삶에 대한 슬픔이다.
우매하다. 나보다 힘들게 사는 사람은 많다.
당장 우리 어머니 아버지만 해도 그렇게 참혹한 삶을 아직도 살고 계시는데 나는 왜 내 삶이 이리 한스러운가.
어렸을때의 트라우마.
무의식속에 잠궈 놨던 집안의 모든 환경이 한번에 보이던 순간 부터의 화병.
나의 과오로 인한 빚.
모든 것은 핑계다.
내가 잘했다면 모두 이겨냈을 것들.
나는 약하구나. 어리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