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는 정말 보고싶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다시는 보고싶지않은 사람이 한 명있어요. 얼굴도 이름도 기억나지않고 제대로 불러본 기억 하나 없는사람이에요. 다른 친구들 입에서는 많이 불리는데 저는 친구들 앞에서 한 번도 말해본 적이 없어요. 기억도 잘 나지않는데 가족들 입에서는 제가 3살때 저를 버리고 집을 나갔다는 말만 들었어요. 그래서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저 이렇게 세명이서 같이 살고있어요. 그리고 고모, 사촌언니, 고모부도 어렸을 때는 함께 살았었지만 지금은 따로 살고있어도 일주일에 한두번은 만나는 가장 가까운 친척도 있어요.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빠한테서 엄마가 제가 보고싶다고 만나게해달라고 연락이 왔다했어요.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저는 듣기 거북한 말을 해가면서까지 만나기싫다고 나를 버리고 간 사람을 왜 만나냐며 화를 냈었어요. 이 때 사촌언니가 혼자가기싫으면 언니가 같이 가주겠다면서 얘기해줬지만 저는 진짜 정말 싫다면 몇번이고 거절했었어요. 어쩌다 생각해보면 너무 후회하고있어요. 한 번이라도 만나고 싶고 만나서 왜 그랬었던건지 말이라도 들어보고싶어요. 지금와선 가능성도 없어보이지만요.
대부분 드라마를 보면 이혼같은 이야기가 대부분 많이 나오잖아요. 우리 가족들은 그런 이야기의 드라마를 보면서 항상 제 눈치를 보곤해요. 그러다가 갑자기 쟤도 크면 우리는 다 뒷전이고 제 엄마 찾아갈거라면서 듣는 제 입장은 고려하지않고 아무 말이나 쉽게 말하셔요. 그 때마다 화나고 억울해서 제 속에 있는 말을 다 뱉어내고싶지만 그래도 혼나는게 무섭고 얘기하면 제 기분이 바뀌는 것도 아니였기에 그럴 일없다며 자연스럽게 넘기곤했어요.
제가 아빠한테 혼났을 때 가장 듣기 싫었던 말이 있어요. 이럴거면 니 엄마한테가서 살라며 저를 혼내시고 어렸을 때는 문 밖으로 내쫓고 문을 열어주지않았었어요. 그리고 다른 때에는 아예 밖으로 끌고나와서 택시를 태워서 엄마한테 보내려고 한 적도 있었어요. 지금은 그러지않으시지만 어렸을때 가장 기억에 남고 생각하기도 싫은 얘기에요.
전에 제가 가장 좋아하고 가장 친하다고 생각하는 친구에게 엄마이야기를 꺼낸 적이있었어요. 그 때는 누구한테 털어놓고싶었고 누군가가 제 말을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에 얘기했는데 친구는 제가 한 이야기를 듣고는 동정하는 듯한 눈길을 주었어요. 저는 동정심을 사려고 말한게 아닌데 엄마가 안계신다는게 그렇게 불쌍한 일인지. 내가 죄를 진건지 친구한테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불쌍해서일지는 모르겠지만 저한테는 아직도 친구가 저한테 지어보인 표정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있어요.
엄마를 보고싶다고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하지만 다시 정신차리고 생각해보면 만약 만난다해도 좋은 소리도 안 나올 것 같고 얼굴만 봐도 소름끼칠 것같아요. 이대로 영원히 제 인생에 엄마라는 존재는 생각도 하지말고 그냥 지내야할지 모르겠어요. 엄마가 안계시는게 제 잘못은 아니잖아요. 이런 대우를 받는 다는 것 자체도 너무 힘들어요. 제가 이제 어떻게 지내야할지도 잘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