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엔젤링을 해주신다면 감사할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고1 학생입니다. 마카 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는데, 너무 지쳐서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전 초등학교때 왕따를 당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것도 아니었어요. 2학년때 전학을 와 4학년 때까진 그럭저럭 잘 지냈었습니다. 하지만 5학년, 그때 즈음 부터 아이들이 조금씩 멀리하는게 느껴졌었습니다. 아마도 그당시 아이들 사이의 유행을 따라가지 못한 것도 한 몫 했을테지요.
그리고 6학년. 새로 올라간 새 반엔 아는 아이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심지어 문제아 반이라고 불리며 소위 일진, 이라 칭하는 아이들이 모여있던 반이였었구요. 그만큼 왕따도 심했었습니다. 제 반만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들이 저를 포함해 셋씩이나 되었으니까요.
전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학기 초 누군가가 아이들을 그려보라기에, 전 부족한 실력으로 반 아이들을 모두 그렸습니다. 그건 저만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반 아이들이 모두 알아버렸더군요.
그날 전 평생 잊지못할 기억을 남겨야만 했습니다. 제 공책이 다 찢겨 화장실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제 책상은 물론 교과서가 모두 물감범벅이 되었고. 그것도 모자라 분필지우개를 제 머리에 세게 두드리기도 했습니다. 중간에 선생님이 와 말리셨지만, 남은 초등학교의 1년을 따돌림을 당하며 버텨내야만 했습니다.
왜 신고를 하지 않았냐 묻는다면, 저로썬 할 말이 없습니다. 당시엔 그럴 생각조차 하지 못했고, 항상 참는 것이 습관이 되어있었기 때문이었을까요.
그렇게 중학교에 올라왔습니다. 여기서도 따돌림을 당할까 걱정을 했으나, 좋은 친구들을 만나 행복하게 3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때의 제 모습과는 싱상할 수 없을만큼 자신감도 꽤 생겼고, 그때를 많이 잊고 지낼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도 중학교때 처럼 별 무리없이 지낼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다 제 착각이었던 걸까요. 전 일반고가 아닌 특성화고에 진학을 했습니다. 특성화고인 탓에, 놀기 좋아하고 흔히 반에서 주도권을 잡던 아이들이 모여있었습니다.
평소 제 친구들과는 스타일이 많이 달랐지만 그래도 잘 할 수 있을거라 다짐했습니다. 한달정도는 평소처럼 잘 지냈습니다. 서로 친해지는 중이라 생각하며 함께 어울렸습니다. 중학교에서 같이 올라온 친구 한명이 같은 반이 됐는데, 그 친구가 점심을 같이 먹자고 하기에 전 부탁을 거절할수 없었어요. 아는사람이라곤 저뿐인데, 거절하기 미안했으니까요.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이들은 점점 저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을 잘못한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떠오르지 않아 홀로 끙끙 앓았습니다. 결국 어떤 무리에도 끼지 못한 저는 점심시간을 남들의 눈을 피해 끝날 때까지 어딘가에 피신해있었습니다. 텅 빈 교실에 혼자 있기도 했고, 화장실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선생님이 그런 절 발견하시고 반장에게 절 부탁하셨습니다. 반장과 반장의 친구들은 점심시간에 점심을 같이 먹어주었고, 절 챙겨주었습니다.
전 그 아이들이 또 저를 불편해 할까 있는듯 없는듯 지내려 노력했습니다. 무엇이든 그 아이들을 도우려 애썼구요. 하지만 목요일 밤에 그 아이들 중 한명에게 카톡을 받았습니다.
전부터 말할까말까 고민했었는데, 아깐 타이밍을 놓쳐서 말 못했다고. 그래서 이렇게 카톡을 보낸다고.
내용은 이랬습니다. 제가 불편하다고, 다른 아이들과 밥을 먹으면 안되겠냐하더군요. 더이상 그곳에서도 억지로 버티기엔 이미 무리인것 같아 그저 알겠다고만 했습니다.
그리고 어제였던 금요일, 저는 또다시 아이들의 눈을 피해 어딘가에서 시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남들과 달리 자신감이 넘치지도 못하고, 여느 또래처럼 좋아하는 관심사도 같지 못하다 보니, 아이들에게 맞추기만 하는 제 자신이 너무 싫습니다.
앞으로 남은 2년은 또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하구요. 그나마 괜찮던 사이마저 멀어질까 다른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가지도 못합니다. 남들은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고 말하는데, 전 왜 상대방의 반응부터 생각해야 하는지, 왜 전 상대방의 눈치를 봐야하는지. 아런 생각이 들 때마다 모든걸 놓고 싶다는 생각도 자주합니다. 너무 속상해서 잠도 잘 안오고, 스트레스 때문에 위염까지 생겼습니다.
남들 앞에선 아무렇지 않은 척 웃는것도 이젠 지쳐갑니다. 전문가와 상담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요즘들어 자주 드네요.
남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다가간다 한들 어떻게 해야 그 관계를 지속할 수 있을지. 전 언제쯤이야 알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