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우리 어머니는 대단하신 것 같아요 어머니도 남아 - 마인드카페[스트레스|장남|싸움]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사연글
가족
SearchMe
7년 전
정말 우리 어머니는 대단하신 것 같아요 어머니도 남아선호사상때문에 항상 집에서 뒷전이었어요. 그로 인해 중졸만 하고 바로 상경해서 일하며 동생들 지원해주게 되었죠. 더군다나 태어난 아들인 제가 장남이라 아기때 울기만 하면 엄청 시댁에서 들들 볶이고 장난 아니었어요. 특히나 며느리들 잘 아끼던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선 더 심각했죠 할머니와 고모들의 텃세가... 아버지는 늘 고모들 편만 들었구요 그것때문에 싸움도 잦았어요 명절 전후해서 그치만 애들한테 스트레스 푼 적이 거의 없었네요 그리고 항상 우리 남매에게 공정한 것이 무엇인지 가르쳤어요 그래서인지 저는 거의 명절 싸움마다 어머니 편만 들었네요 명절마다 어머니 부엌에서 밥도 못먹고 일하실 때 저도 밥 안 먹고 부엌일 도와주다가 늦은 밥 먹곤 하고 시댁식구들이 장남이 왜 부엌에 있냐고 뭐라 했지만 전 그냥 싹 무시하곤 했었어요 오히려 동생이 눈치에도 뻔뻔하게 제 자리, 상석에서 밥을 먹었고(이건 제 아버지께서 딸바보인데다 제 동생이 진짜 싹싹한 성격에 붙임성이 좋아 큰아버지께도 이쁨받아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지금이야 다들 그게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 잘 알고 할머니도 돌아가셔서 괜찮아졌지만, 이젠 아버지도 정신차리고 어머니 우선으로 살고 계시지만 전 아직도 그 옛날 모습이 얼핏얼핏 떠오르네요 그래서인지 친가에 정이 잘 안 가요 현재 우리 집은 투자가 우선적으로 동생에게 돌아가요 같은 예술 전공이지만 전 문예창작, 동생은 디자인이기에 당연히 돈이 더 많이 드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동생 친구들은 부모님들이 엄청 머뭇머뭇 하신대요 딸이라서... 그래도 제 동생은 단 한 번의 요구에 바로 유학을 갈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딸바보라서? 딸바보라도 인식이 남아선호면 유학은 망설이게 되요 다들... 하지만 우리집은 어머니께서 무조건 보낸다고 강하게 주장하셔서 가능했어요. 제 의사는 묻지도 않구요. 당연하죠, 이건 동생 인생인데 제 의사를 왜 물어봐요. 그 외에도 어머니께서 동생 우선으로 해준 게 많네요. 그래서 전 항상 어머니를 존경해요. 제가 비록 많이 받지는 못했지만 인생관과 가치관은 바르게 배웠으니까요 그리고 이번에 어머니께서 수능에 도전하세요 그동안 못 배운 한 다 풀고 싶어서 작년에 검정고시도 통과하셨어요 물론 제가 공부 가르쳐드리면서 많이 울게 만들었어요 특히 수학에 많이 약하셔서 쓴소리를 자꾸 하다보니 서러우셨나봐요 제가 크게 잘못하긴 했지만... 얼마나 공부에 한이 많으면 제가 그렇게 모질게 가르쳐드려도 악착같이 공부하셨을까요... 우리 엄마 나이 오십둘, 너무도 머나먼 길을 돌아서 왔지만 이제 다시 공부의 한을 풀 때가 다가오고 있어요 집안일 누가 하냐고 아버지가 툴툴거리긴 하지만... 집안일이야 뭐 아버지가 직접 하면 되니까요 ㅋㅋ 아쉬운 사람이 해야지! 하고 놀리긴 했지만 결국 아버지도 수긍하시더라구요 20년 넘게 같이 살았는데 그 한을 모를까요 과연 ㅎㅎ 우리 어머니를 응원해주세요!
전문답변 추천 0개, 공감 7개, 댓글 6개
hate
7년 전
저희 외갓집도 현재 남아선호사상이 강해서..앞에서 말씀해 주신 부분하고 같네요..고모년***.. 차별 장난 아니죠..
mazeta
7년 전
존경합니다 멋진 가정을 이뤄내신 가족분들도 너무 멋지세요 응원하겠습니다!^^♡
Qwiz
7년 전
SearchMe님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건강하고 균형잡힌 모습으로 잘 성장하셨네요. 어머님께서 저희 어머니와 참 많이 비슷하신 분 같아요. 공정함과 정의로움을 가장 엄히 가르치시는.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랍니다. 그리고 재능과 태도와 성과를 바탕으로 어느 자식의 어느 분야에 얼마만큼 지원을 해주실지 자식들에게 세세히 납득시키신 후 밀어주셨죠. 다만 제 아버지께서는 아직도 유아독존적 사고, 가부장주의에서 헤어나오질 못하시네요. 어머니께서는 당신의 모든 인생을 가족에게 희생하셨지만 여전히 하대받으시고. 하루빨리 제가 재정적 여유를 갖추어 어머니를 해방시켜드리는 것이 제 꿈 중의 하나입니다. 아무튼 멋진 어머님과 멋진 아드님이십니다. 엄지척!
SearchMe (글쓴이)
7년 전
@hate 어머니들이 진짜 너무 힘들죠 ㅠㅠ
SearchMe (글쓴이)
7년 전
@mazeta 감사합니다 마카님도 충분히 멋진 분이실 것 같네요 ㅎㅎ 화이팅입니다!
SearchMe (글쓴이)
7년 전
@Qwiz 어찌보면 슬픈 이야기이기도 하네요... 아버님께서 변화가 없으시다니... ㅠㅠ 제 아버지는 사실 무엇이 계기가 되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엄청 많이 변하셨어요 가치관 문제로도 저와 엄청 싸우기도 했고(다른 건 몰라도 인생관 가치관에선 전 절대 물러서지 않거든요 서로 주먹다짐도 엄청 했어요 사실...) 그랬는데 제가 스물둘 즈음부터 갑자기 변하기 시작하시더라구요... 그리고 가장 크게 변했을 때는 세월호 사건이었죠. 아버지께서 사실 생존자 중 한 명이시거든요. 그것이 더 큰 계기가 되었나 생각해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