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신앙에서 탈출하고 싶다
답이 없는 신앙 허울 뿐인 신
습관적 신앙 지긋지긋하다
나는
하나님을 기다리느라
덜 노력할 수 밖에 없었고
하나님이 원치 않으실까
도전하지 않았다
하나님의 뜻이 무얼까 고민하다
정작 나의 꿈은 돌아***도 않았고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일이 아닐까
철저한 금욕으로 살았다
그 흔한 친구들
내 아픔 내 외로움 내 상처 터놓을 세상 벗 하나 없이
전부 신앙적인 판단 신앙적인 관점이나 늘어놓는
거룩하신 지인들 밖에는 없다
하나님의 뜻이 있다며 확실한 응답을 받았다며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마다 억지로 꾸역꾸역 일어서며
어려운 길에 10년을 바쳤던 한 친구녀석은
끝끝내 그 길에 발 한번 딛어*** 못하고 10년을 마감했다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그 길은
영원히 갈 수 없는 길이 되었다
보나마나
신앙인들은 또 신앙의 힘을 발휘하며
그 과정을 겪게 하신 이유가 있을 것이며
다른 더 좋은 길을 열어주시리라 믿는다고 말을 얹겠지
나 같아도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을거야
그치만
그게 정신승리가 아니고 뭐란 말인가
두렵다
내게도 '하나님의 뜻'에 의해 꾸역꾸역 걸어왔던 길이
그 녀석처럼 낭떠러지일까봐
아니
낭떠러지도 두렵지만
신앙이 흔들리느니 아니 신앙에 상처받느니
나 역시 끊임없이 정신승리 하는 쪽을 택할까봐
그 비참한 짓을 뇌 없이 하게 될까봐
내 힘으로 일어설 생각은 영영 하지 못하고
하염없이 신앙의 힘만 기다리게 될까봐 두렵다
서른이 다 되어가는 지금
얼마나 부질 없는 것들이었는지
어떤 좋은 것도 없는 것에 나만 짝사랑과 피땀을 바쳤다
한스러워 눈물이 난다
사람이 얼마나 ***이 되었는지
모태신앙이 뭐라고 이리 헤어나올 수 조차 없는지
습관이란거 참 무섭다
비참하고 한스럽고 한심하다
나는 버려졌다
나에게서
나는 나를 하등의 가치가 없는 인간으로 취급했다
내 의사 내 감정 내 꿈 내 땀 내 눈물을
유리성처럼 형체조차 분명하지 않은 깨지기 쉬운
그 신앙 하나로 모두 주둥이를 틀어막았다
나는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삶을
방관자로 구경꾼으로 살았다
여러분 자신이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흔한 말을
인본주의 ***로 여기며
스스로 주인공이라 여기며 살아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항상 무언가를 위해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와 영광을 위한다는
아주 그럴듯한 구*** 스스로를 외면하면서
생각해보니 아주 웃기네
인본주의가 뭐
성경 어디에 그런 말이 있나
뭐든지 세상 사람들의 것은 악하다 여기고 싶나
예수도 사람을 위해 직접 사람의 몸으로 뛰어들었다
그런데 사람이 사람 자신을 아끼*** 하는게 잘못인가
나는 정말 세상 사람처럼 살고 싶어졌다
나 역시 '세상 사람들'은 악하고 더럽다는 이미지에 암묵적으로 동조한 채 수십년을 살았건만
내가 마주한 것은 '세상 사람들'보다 더 추악한 우리 자신이었다
그들은 적어도 인격과 인생을 존중할 줄은 안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
길지 않은 인생 한번뿐인 인생
나도 주인공으로 살아보고 싶다
주도적으로 느끼고 생각하며 살고 싶다
생각까지 검열하는 신의 눈을 두려워하지 않고
마음껏 고민하고 부딪히고 경험으로 배우는
삶이란 걸 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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