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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전 17살 고등학생입니다. 부모님은 4살때부터 별거하셔서 엄마, 외할아버지 밑에서 자랐습니다. 아빠가 집을 나가셨고(바람을 피우거나 한건 아니었고요. 성격이 두분이 너무 안맞으셨어요. 집안 사정도 있었고요.), 이혼 가정을 원치 않으셨던 엄마는 제가 11살이 되던 해까지 아빠에게 빌었어요. 같이 살자구요.. 딱히 엄마가 잘못한것도 아닌데요. 제가 아빠를 만날 수 있었던 시기는 오직 명절날 할머니 댁에서였어요. 평소 감정 표현이 서툴고 차가웠던 아빠는 끝까지 엄마를 받아주지 않으셨고, 너무나도 외로웠던 엄마는 인터넷 채팅을 통해서, 또는 소개를 통해서 다른 남자와 가볍게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열세살 때, 이모부가 소개해 준 남자와 엄마의 관계가 깊어지고, 두분이 이메일한 내용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아빠가 다른 남자에 부정적이었던 저는 그때부터 엄마와 피가 터지는 싸움을 했어요. 포도주스를 던지고, 엄마에게 소리지르는걸 마다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때 저는 엄마의 여자로서의 외로움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어요. 제가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가면 엄마가 행복해 질줄 알았는데, 왜 굳이 남자를 사귀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거든요. 또 전 외동딸인데 엄마가 그 남자의 아들을 자식취급하며 사랑을 뺐기는게 너무 질투가 나서 그렇게 대들었던것 같아요. 엄마도 아빠와의 관계에서 힘드셨는지 제가 대들때마다 이혼할테니, 아빠하고 가서 살으라는 말을 자주 하셨습니다. 성격이 차가운 아빠랑 사는게 하늘이 무너지는것보다 더 싫었던 저는 대성통곡을 하며 엄마 손을 붙잡고 빌었습니다. 제발 절 버리지 말아달라고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엄마가 하라는데로 다 할테니, 아빠랑 살지 않게 해달라고요. 그렇게 엄마와 전쟁을 벌였던 13살의 여름이었어요. 그 때 마침, 아빠에게서 미국 여행을 함께 가자는 연락이 왔어요. 여행에서 돌아오면 엄마가 날 버리고 떠날까봐, 겉으론 웃지만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서, 카톡으로 매일 물었고, 엄마도 농담하며 절 안심시켰죠. 하지만 한국에 돌아왔을 땐, 엄만 아빠랑 함께 살으라는 말과 함께 사라진 후였습니다. 전 그때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줄 알았어요. 이후 아빠와 함께 살게 됐고,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숙제는 거의 버리다싶이 하고 게임중독에 빠져 밤낮이 바뀌었으며 살이 12kg 가까이 쪘습니다. 초등학교 땐 나름 공부도 잘했는데, 중학교 와서 아예 공부를 놔서 150등 가까이 떨어졌구요. 전 남자친구와 헤어진 엄마는 망가진 제 모습을 보고 안되겠다 싶어 중1 여름부터 다시 같이 살게 됩니다. 낮엔 엄마 집에서 지내고, 밤엔 아빠 집에서 자게 됐어요. 그 즈음, 엄만 새 남자친구를 사귀었는데 그 분은 정말 좋은 분이시고 현재도 엄마랑 잘 지내고 계십니다. 저한테도 너무너무 잘해 주셔서 제가 마음을 열 정도니까요. 하지만 엄마와 같이 산 이후에도 크게 싸우기는 마찬가지였어요. 중1 때는 거의 이틀에 한번 꼴로 싸웠던거 같아요. 중2~중3 때는 싸움이 너무 심해 심리상담까지 받아 좀 나아졌지만, 여전히 싸울때마다 엄마와 저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고, 엄마는 그럴때마다 너 다시 아빠랑 살래? 또는 이젠 널 키우는게 한계가 온다 와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전의 버림받았다는 트라우마가 너무 큰 저는 결국 폭발했고, 엄마와 며칠 전 크게 싸웠습니다. 절 키우기가 그렇게 힘들고, 그렇게 스트레스 받는다면 차라리 같이 살지 말자구요. 엄마는 저한테 미안하다고 여러번 말씀하셨지만, 저도 미쳤는지 발악을 하며 대들었습니다. 엄마랑 같이 살기 싫다고. 나같은 ***년 키우지 말고 엄마 인생이나 챙기라고. 그땐 그냥 엄마랑 끝났다는 생각 하나로 막나갔던거 같아요. 한바탕 전쟁 후 결국 떠밀리듯 엄만 집을 나가셨고, 전 집 비밀번호를 바꿨어요. 엄마랑.. 같이 살고 싶어요. 엄마가 너무 밉고, 엄마의 인생에서 가장 벗어나고 싶지만 엄마를 그만큼 사랑해요. 그치만 엄마가 절 보내고싶다고, 키우는게 너무 힘들어 한계라고 말할 때마다 전 돌아버리겠어요. 제 정신이 아닌거 같아요. 이게 맞는지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의지할 사람도, 친구도 아무도 없어요. 친구들에게 말하기엔 제 짐이 너무 무겁고, 공감하기 힘든 주제인것 같아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너무 힘든 하루하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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