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남자친구에 대한 애정이 식어버렸어요. 혼자 기대하고 실망하기를 반복하다가 어느새 조금만 잘못되면 정말 미워져버릴 것 같은 지경에 이르렀네요. 저는 현재 반수생이고 목표로 하고 있는 대학도 있습니다. 그런데 재수하면서 연애하지 말라는 게 이해되는 게 사이가 좋을 땐 공부가 오히려 잘 되다가 사이가 안 좋을 땐 공부가 지지리도 안되더군요. 사실 제가 바라는 게 많은 것도 있어요. 그걸 저도 알고 있구요. 남자친구가 나름대로 노력하는 것도 알고 있구요. 그런데 제 기대에 미치지 못하니까 되게 서운하더라구요. 사람마음이 이렇게 이기적일 수 있는지... 아무튼 그렇게 제 불만은 점점 쌓여갔고 남친을 대할 때 틱틱대게 되고 서운한 걸 말하다가 계속 싸우게 되더라구요. 만약에 제가 좀 스트레스가 없는 널널한 상황에 처해있거나 남친을 다 이해해줄 정도로 사랑하면 이 정도까지는 안 왔겠죠. 그런데 너무 힘들어요. 수능때까지 이렇게 싱숭생숭하면 정말 제 인생 앞으로 노력도 못해보고 죽을 것 같아요. 실패로 인해 이미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서... 물론 마음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고 막 남친이 미운 것도 아니에요. 헤어지면 무척 힘들겠죠. 그런데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최대한 빨리 남친문제를 떨쳐버리고 공부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수능 때까지 이럴 순 없으니까...
그런데 사실 제가 크게 잘못한 게 하나 있어서요. 그저께가 남친 영어인증시험 전날이었는데 제가 서운하다고 해서요. 남친이 좀 짜증도 내고 했습니다. 많이 미안한 건 맞습니다. 미안해서 한시간 후 바로 미안하다고 시험 잘 보고 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건 저 때문에 시험 망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구요 서운한 건 완전 별개의 문제였어요. 그래서 그게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으니 되게 찝찝하고 다시 말 꺼내기도 뭐하고 꺼내도 날 이해해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앞이 깜깜할 뿐이에요. 사실 좀 뜬금없이 헤어짐을 거론하는 편이긴 합니다. 저번에 헤어지자고 했을 때도 남친에게는 좀 뜬금없었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남친이랑 헤어짐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기에는 제 마음이 꽤 확고한 것 같습니다. 그냥 이후 힘들고 사랑받지 못하는 게 두려울 뿐 남친이랑 계속하지 못하는 게 슬픈 건 아니에요.. 아쉬운 마음은 있을지 몰라도, 그래서 헤어지면 익숙한 게 사라지는 게 견디기 힘들지는 몰라도 헤어져야 할 것 같아요.
결론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남친을 사랑하지 않아요.
다만 타이밍을 못 잡고 있습니다. 그저께 싸웠고 바로 미안하다고 사과해서요. 사과한 직후에 바로 헤어지자고 하기 좀.. 그렇네요. 그 이후에 좀 무뚝뚝하게 톡하고 전화도 안하긴 했는데... 모르겠네요 어제는 잘 눈치 못 채는 것 같았는데 오늘은 좀 챘을런지요.. 이미 보낼 카톡도 다 적어놨는데 언제쯤 이별통보를 하는 게 좋을까요?
(사실 이렇게까지 자세히 말할 필요는 없는데 터놓는 건만으로도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해지기에.. 긴글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심어린 조언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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