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엄마는 나를 사랑해서 그랬다고 했다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최선......
엄마는 최선을 다했다
자기가 하고싶은데로
보고싶은것만 보고
내 생각은 안중에도 없었다
내가원했던건 경멸하는 눈빛과 조롱하는 말투대신 소박한 인정과 작은 관심이었는데
내가 노력하고 노력해도
단 한번도 나를 봐주지 않았다
이십년간 외쳐댔는데도 단한번도 내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않았다
내가 왜 힘든지 알려고도 하지않았다
비싼 교구들도, 비싼 학원들도, 비싼 옷들도, 비싼 입시컨설팅도,
다 내가 원해서 한게 아니다
사실 엄마를 위한것일지도 모른다
강아지를 데려다가 원하지도 않는 비싼 염색을 ***는것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엄마 마음대로 준거다
그런거를 빌미로 자꾸만 나를 죄책감에 빠지게 한다
배은망덕하다고...천하의 못된년이라고
엄마가 원하지도 않는 그런 잘못된 방법으로 나를 위해줬다고 한들
엄마가나에게 했던 그 수많은 폭력...
그래 언어폭력들과 경멸들이
없던일이되거나
그렇게 해도 되는일이 되는건 아니다
여전히 엄마는 이기적이다
자기밖에 모른다
여전히 사과대신 변명만 늘어놓는다
엄마는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다고 나더러 이해해달라고만 한다
난 이해해줄수없다
항상 우리가족중 나만 늘 이해해야만 하는 위치였다
제발 그냥 ***줬으면...
엄마는 방법을 모르는게 아니라
그냥 사랑하지않는거라고 생각했다
동생한테는 전혀 그러지않았으니깐....
오히려 동생이 누려야될 당연한 혜택들을 나 때문에 못 누린다고 했다
나때문에
나때문에
나는 존재자체가 죄였다
엄마는 날 예뻐하지않았다
인정받기위해 그렇게 노력했는데
노력의 결과여야하는
내 점수가 대학교가 수능점수가 내모든것들이
'운이 좋았네' 한마디로 일축되고
더이상 더할나위없는 백점을 맞아가도
'운이좋았네' '선생님을 잘만났네' '오만하게 굴지마' '다른과목도 잘해*** 그랬어'
조금이라도 내가 잘난척 유세떨까봐 전전긍긍하던 모습이....
집에 붙어있는 매순간이 구차하고 더럽고 치사했을때
그리고 지금
난 엄마의 사랑을 믿지않는다
위대한 모성도 믿지않고
다른 사랑도 믿지않는다
이제 더이상 이해할 여력은 없다
그리고 지금
난 더이상 엄마의 사랑과 인정에 매달리지않을꺼다
필요없다
엄마가 내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던, 엄마가 온세상이었던, 혹은 최소한 세상을 보기위한 방법이었던 그런시절은 끝났다
난 엄마가 보듯이 그렇게 혐오스러운 인간이아니다
난 엄마가 보듯이 그렇게 모자란 인간도 아니고
난 엄마가 보듯이 그렇게 못미더운 사람도 아니다
난 엄마가 보듯이 뭐든지 다 이해해주고 참고 이해하는 사람도 아니다
난 함부로 막 대해도 되는 멍청한년도 아니다
난 머리는 좋은데 한심하게 공부를 안하는 아이도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잘하지도 못하는것에 미련하게 인정받고싶어서 필사적으로 매달렸겠지
난 서울대를 갈 인재도 아니었다
난 골방에 틀어박힌 천재가 아니었다
난 다른걸 잘했다 엄마가 생각지도 못한것들
아니어쩌면 뭘잘하든 상관없이 그냥 공부해서 명예롭고 돈많고 불행한 전문직을 하길 바랬겠지
난 현실성없는 ***도 아니다
엄마는 나를 자기 보고싶은대로만 봤다
다른 모습들은 애써 무시했거나
애초에 보고싶은 방향이아니면 관심이없었겠지
어쨌거나 날 ***으로 봤다
어렸던 나는 엄마가 날 판단하는 잣대가 사실일것이라고 굳게 믿었고
날 ***라고 타박했던걸 곧이곧대로 믿어서
다섯살때도 나 자신 스스로를 늘 ***같다고 생각했다
소름이 끼친다
엄마가 나에게 들이대는 모든 잣대가 다 토할 것 같다
자기 멋대로 보고 자기멋대로 판단해서 지속적으로 날 그 판단 속에 가두는 것도 토할거같다
그래도 더이상 그 판단을 믿지않는다
사실 엄마는 변하지않았다
말로는 바꾼다고 하는데
그런건 바꿀 수 있는게 아니고
바꾸려고 노력해서도 안되는거다
그냥 최선을 다해 덜 비참하게
만드는게 고작이다
사랑은 마음먹는다고 되는것이 아니다
사랑하기로 마음먹어야만
노력해야만 한다면
그건이미 사랑하지않는거다
그리고 난 너무 예민해서 그런걸 잘알아차린다
오히려 날 더 비참하게 만든다
역겹다
그래도 이제 혼자설것이다
온전한 어른이 되기위해
끊임없이 발돋움할 것이다
엄마는 그대로 인데
나는 변하고 있다
엄마가 날 사랑한다는건 착각이다
하지만 더이상 엄마가 날 사랑하든 말든 크게 상관이 없어지고 있는거 같다
엄마가 인정해주고 사랑해주지않아도
난 이미 괜찮다
단 한번만이라도 사랑받기위해
엄마의 대체물을 찾아 헤메던 ***같은 날도 이제 끝이다
채워지지않을것 같던 빈 수레가
주체할 수 없이 넘실대던 거대한 슬픔이
잠잠해진건
다른형태의 사람들이 서로다른형태의 따뜻함을 알게 해 주어서 일까
아마 그런것 같다
난 변해야만 하고 변하고 있다
아무도 날 사랑하지않아도
내가 날 온전히 사랑하고 말것이다
악착같고 지독하고 뻔뻔하게
온전히 사랑받는 존재로
이 세상에 남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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