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9년 전
공황장애와 우울증, 그리고 그로 인한 이명, 소화불량, 두통 등을 안고 살아가고 있어요.
처음 증상이 나타난 건 4-5년 전쯤이었을 거에요.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느껴지면 숨 쉬는 것이 버겁게 느껴지고 내가 아니게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했어요. 그래도 그 때는 그렇게 빈도가 잦지도 않았고, 견딜 수 있을 정도였어요. 그래서 이게 병이라고 생각도 못 했었죠.
제가 앓고 있는 이 증상들은 날이 갈 수록 점점 심해져 대학 입학하고 1년쯤 뒤부터는 다른 사람들에게 숨기는 것조차 어렵게 됐어요. 수업을 받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심지어 잠을 자다가도 갑자기 죽어버릴 듯 숨이 가빠오고 손발이 떨리는 등의 증상이 계속됐어요. 정밀검사도 여러차례 받아봤는데 매번 증상이 나타날 때 잡히는 빈맥이나 저산소증, 심하지 않은 영양불균형 상태를 제외하고 기관에 크게 이상은 없다는 말만 들었어요. 그러면서 이건 공황장애 같다고, 아무래도 신경정신과 쪽이 맞겠다고 하더라고요. 그 때 알았어요. 내가 어떤 병을 앓고 있었던 건지. 그리고 일상생활마저 힘들어져 졸업을 1년 앞두고 학교를 자퇴했어요.
급한대로 내과에서 공황장애와 불면증 약을 처방받고 있는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원인 자체가 해결되지 않으니 증상이 나타날 때만 간간히 가라앉혀줄 뿐,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네요. 마음 같아서는 정신없이 돈이라도 벌어 신경정신과 가서 상담도 받고 치료도 받고 싶지만 부쩍 심해진 호흡곤란과 이명 때문에 일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아요. 외롭고 사람이 고프지만 막상 사람들과 만나는 것도 두렵고, 요즘은 그냥 아무것도 할 수가 없고 무기력해요. 이렇게 사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 싶어 나쁜 생각도 하게 되네요.
어떻게 하는 게 제가 살 수 있는 방법인지 모르겠어요. 대체 어떻게 해야 이겨낼 수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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