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딸이 교회에 나가자고 강요하는 어머니 때문에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취업|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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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어떤 딸이 교회에 나가자고 강요하는 어머니 때문에 고민이라고 하니까 혜민스님은 그냥 교회 나가라고, 성인인 딸을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학비도 대어 주시는데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교회 나가는 게 알바하는 것보다 훨씬 낫지 않냐고 했다. 만약 교회 나가는 게 종교적 양심상의 이유에서든 어떤 이유에서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면 자립하는 게 맞다고. 그 딸도 수긍했다(무릎을 탁 치게 하는 즉문즉설이었는데 내가 설명하니까 ***해보임). 남의 집 딸인 나도 수긍이 되었다. 아빠가 오늘도 술 취해서 엄마를 집밖으로 내쫓고 도어락은 자기가 잠그다가 뭘 잘못 건드렸는지 안에서 안 열리니까 엄마가 밖에서 잠갔다고 생각해서 119 신고를 하고(물론 주취자들의 혀 꼬인 소리를 대번 알아들을 119는 신고를 접수해주지 않았고 아빠는 *** 정부까지를 들먹이고서야 그만둠) 동네가 떠나가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집안의 온 기명집물을 던져 깨부수는 소리를 내 방 침대에 누워 멍하니 들으면서 있다가(나는 아빠가 술먹고 티비를 보면서 혼자서 욕하고 그 흥이 돋궈지면 엄마를 깨워서 욕하고 소리지르고 하는 건 그냥 소음정도로 치부할 수 있게 무감각해졌다. 비틀어서 작살난 팔을 또 비틀고 때리고 비명을 지르고 던지고 깨부수는 소리는 적응이 안 되지만) 그 즉문즉설이 떠오르자 '왠지 그제서야' 울음이 터져나왔다. 나는 내가 이런 일을 당할 때면 너무나도 비참하고 이게 내가 견딜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을 안다. 더 정확한 울음 포인트는 내가 자립을 시도하지 않을 인간이고 그래서 예상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시일 내에 자립하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아빠의 주취 발광은 죽는 게 낫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살 뿐. 나는 한없이 무기력하고 나약한데 이건 가정환경 때문인 것 같다. 가정환경 탓을 하는 건 내 스스로도 한심해 보이지만 그와 동시에 정말로 사실일 거라고도 생각한다. 나는 뿌리를 박고 의지할 데가 없다. 그렇다고 씩씩하고 자유롭게 떠나지도 못한다. 구남친과 관계하는 걸 생각해 보니 정말 그런가보다. 나는 식물인간같다. 인공자궁에 든 태아같다. 대한민국 표준시에 따르고 의해서 학교를 다니면서 살았고 아직 죽지 않았다는 이유로 살고 있지만 과연 온전히 스스로 건전한 한 사람의 인간 어른으로서 기능할 수 있을까. 내가 왜 취업을 시도하지 않고 대학원에까지 오게 됐는지, 선택에 대한 인정이 아니라 왜 일이 이렇게 됐는지 알겠다는 의미로서의 이해가 된다. 나는 나중에 아빠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으면(아마 이때쯤에는 내가 취업해서 집을 떠나 있을 거라고 막연히 상상한다) 완치 축하 케이크를 사 먹을 거다. 장례식장에 가지도 않을 거다. 그게 앙금이 좀 가라앉은 때라면(앙금은 가라앉을 뿐 녹지 않는다) 넓은 아량을 베풀어 부의금 내고 육개장 한 그릇 먹고 오는 것도 생각해 봐야겠다. 그러면 사람들은 나를 개 *** ***자식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겪어본 바 아빠가 주취소란폭력범인 것보다 딸이 *** ***자식인 게 예쁘고 행복한 가정에 훨씬 가까운 것 같으니까 그래도 괜찮은 것 같다.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자식***를 어떻게 키웠길래 하면서 혀를 찰 테니까 그것도 어느 정도 통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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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entdream
· 9년 전
방법을 찾아봅시다_ 남의집 딸이 같은상황이라면 뭐라고 조언해줄수 있을까요_ 나는 과거로 다시 돌아간다면 화내는 아버지에게 고맙습니다 아버지 하고 꼭 한마디 하고싶습니다 그거면_ 자식된 도리는 다 한셈치고 내려놓을 수 있을거같아요 또 시작이군 이라는 생각은 결국 나에게만 파고들어서 분노와 포기와 억울함과 자기연민과 무감각에 에너지를 쏟아버리고 내 마음에 감정의 정원을 다 말라죽였던걸 기억합니다 울음이 나왔다면 아직은 그 감정의 정원에 뭐라도 남아있겠네요 죽일수 있을만한 힘이 생기고 죽이고싶은 마음이 들어도 그것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아요 알잖아요 온 에너지는 일단 여기서 벗어나는것_ 그중 가장 확실한 대책에 집중해요 공부 할 필요없다며 책을 찢어도 따귀를 때려도 감정을 누리세요 겁먹지말고 화내요 참지않는것보다 스스로 감정을 가꾸는게 더 중요해요 나는, 우리는 사람이니까 마음에 독이든 칼이든 괴물이든 아껴요 달래요_ 그런 감정에 먹이를 주지 말아요 나는 우리는 피해자가 아니고 가해자도 아니에요 그저 비가내리고 바람불지만 옷이 ***는걸 막을수 없을뿐_ 시간은 흐르고 때는 옵니다 그때_ 그 인간과 같은 사람이 되어있으면 안되요 감정을 소중히 가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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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mlom99
· 9년 전
너무 공감했어요 저랑 똑같아요 폭력을행사하진않았지만 아버지의 빚보증으로 돈없어서 불우한학창시절과 남들한창 공부할때 사회에서 개고생하게 만들었으니 어쨌든 가정폭력이죠.맨날 화내는 엄마 자존감 없는 엄마 불쌍해진 엄마를 보며 더 무기력해지고 삶의 죄책감만 가지게 된거 저도 이해해요.자립하는게 힘들것도 너무너무힘든것도 알아요. 자식***는 차라리 ***자식이 되는게 낫다고 생각할만큼 지들부모 밑으로 태어난것마저 자책 하며사는데 ,부모란 인간들은 이런죄책감 가지고 사는지 모르겠네요 지들이 가정파괴범에다가 여럿인생까지 좀먹는다는걸요 .저도 부모님이 돌아가셔도,가지도 않을것이며 솔직히 소식도 받고 싶지않아요 .자식부모인연 끊기고 평생 죄책감느끼다가 죽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그들은 지들살기바빠 자식하나 없는거 그냥 잊고 살것 같지만 ,전 그들을 잊지않고 저주할꺼에요 이런 내 속마음을 전 용서 하고 인정하려고 노력중이에요.내 잘못이 아니니깐요 .그리고 전 이번에 떠나면 이제 다신 집으로 돌아오지 않을거에요.그동안 항상 이런 죄책감에 좋은 딸이 되어보겠다는 *** 생각으로 돌아온 제자신을 또한번 죽이고싶게 저주하고 싶진 않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