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링 #도와주세요 저는 삼남매 중 둘째입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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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저는 삼남매 중 둘째입니다. 위로 언니가 있고 밑으로 남동생이 있어요. 저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면 집안일이나 심부름은 거의 다 제 역할이었습니다. 언니도 하긴 했지만 다시 저를 ***는 경우가 많았고 남동생은 어리다는 이유로 제차지였어요. 한번은 엄마께 왜 나만 심부름하냐고 대든 이후로는 아주 잠깐 다른 남매들을 시켰지만 곧 다시 제 이름을 부르시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안하면 할 사람이 없어요. 결국 엄마가 다 하게 되는데 그걸 보고 있을 수 없었어요. 심부름에 관련된 기억 중 가장 슬펐던 기억은 겨울에 엄마가 만두를 해준다고 하시면서 재료를 사오라고 하셨어요. 그 날은 제가 몸이 안좋았어요. 그런데도 저 혼자 그 재료들을 사러 갔습니다. 엄마께서는 집에서 준비를 하고 계셨겠죠. 혼자 장을 양손 가득히 보고 오는 길에 어떤 아줌마께서 아휴 xxx는 혼자서 장도 잘보네 라고 하시는데 그 말이 왜 그렇게 슬펐는지 모르겠어요. 집에 오는 길에 누가 볼까봐 몰래 울면서 왔어요. 하지만 객관적으로나 주관적으로 보면 사랑받고 자란건 맞아요. 저도 제가 너무 이상한 것 같아요. 충분히 부모님께서 사랑을주셨는데 왜 이런 성격인지 모르겠어요. 심지어 몇 년째 공부만 하고 있는데도 비난하는 말이나 원망하는 말도 들은 적이 없어요. 오히려 항상 격려해주시고 걱정해주십니다. 가족 간 관계도 좋아요. 그런데 전 항상 가족들의 기분이나 눈치를 살핍니다. 왜 제가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항상 밝은 모습으로 웃으며 있고 저에게 부탁하는건 다 들어줍니다. 저도 귀찮고 피곤한대도 그런 내색을 보이지 않고요. 그래서 집에 갔다 오면 전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요. 요즘은 타지에 있다가 집에서 며칠 지내게 됬어요. 저는 엄마 옆에서 집안일도 하고 잔심부름을 하면서 지냈어요. 계속 밝은 모습을 유지하면서 집안일과 심부름을 하는게 힘들기도 했지만 내색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지냈습니다. 그러다 동생이랑 싸우게 됬는데 동생이 저한테 누나나 잘해라는 말을 했어요. 그 순간 진짜 맥이 탁 풀리면서 내가 얼마나 더 잘해야되냐고 물었어요. 엄마가 우리가 싸우니까 그만들 하라면서 말리셔서 그렇게 싸움은 끝났습니다. 그 뒤로 진짜 허무해졌어요. 그 말이 저한텐 그렇게 상처였나봐요. 저도 제가 성격이 이상한거 알아요. 저처럼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도 이렇게 이상한 성격이 만들어 질 수 있나요? 어떻게해야 제대로된 성격을 가질 수 있나요? 왜 가족인데 제일 가깝고 편한 가족이어야 하는데 왜 전 사회의 인간관계를 맺는 것처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나요? 왜 주위사람들이 결혼하기 싫어하냐고 물으면 웃으며 넘기지만 사실 이런 관계속에서 너무 지친것 같아요. 집안일도 여자만 하고.... 엄마처럼 살기 싫고 또 저같은 딸도 낳기 싫어요.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넘기고 털어버리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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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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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oh
· 9년 전
저도 언니랑 밑에 남동생있는 둘째인데..공감이 많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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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9년 전
@sosoh 대부분의 둘째가 그런 것 같아요...ㅠㅠ 슬퍼지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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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oh
· 9년 전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지내온게 사회생활할때는 많이 도움이 되더라구요. 그만큼 맘고생도 많이하고웬만한거엔 상처도 잘 안받는 단단한 마음이 생겻어요. 나중에 젤 잘사는게 둘째들이란 말이 있으니까 같이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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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년 전
@sosoh 그 동안 쌓아놓았던 감정들이 오늘 넘쳐버려서 정말 말할 곳도 없고 너무 힘들었어요. 근데 진짜 sosoh님의 댓글에 많은 위로를 받네요. 진짜진짜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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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jkwow
· 9년 전
마카님은 지치신 것 같아요.. 언니나 동생은 놀고 먹는 와중에 둘째인 마카님만 너무 일찍 철들어버려서.. 어렸을 때부터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러신 것 같아요. ㅠㅠ 이제 좀 쉬셔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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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9년 전
@fjkwow 저도 뭔가 적정선을 찾고 싶은데 그게 어렵네요. 항상 원하는걸 다 들어주는 것이 효인지 고민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