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받고싶은위로 #조각글 언제나 슬픈 아이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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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yeamin
·9년 전
언제나 슬픈 아이는 그 자신의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문고리를 단단히 걸어 잠근 후, 조용히 속삭인다. "나 너무 힘들어, 괴로워, 위로해줘. 이런 내 마음을 알아줘." 그 목소리는 너무 작아서 친구도, 가족도, 그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다. 아무리 속삭여도 듣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언제나 다정한 아이가 그 작디 작은 속삭임을 듣고 문을 두드린다. "문을 열어줘. 내가 위로해줄게, 그 아픔 내가 다 받아줄게." 하지만 언제나 슬픈 아이는 두려움 때문에 차마 문을 열지는 못하고 애꿎은 문고리만 만지작거린다. 그리고 언제나 다정한 아이에게 대답한다. "미안.... 난 아직 나갈 준비가 안 됐어. 날 기다려 줄 수 있니?" 언제나 다정한 아이는 문 밖에 쪼그려 언제나 슬픈 아이를 기다린다. 언제나 슬픈 아이는 다시 조용히 속삭인다. "나 너무 힘들어.. 괴로워, 위로해줘. 이런 내 마음을 알아줘." 그 다음에는 언제나 정의로운 아이가 이 속삭임을 듣고 문을 두드린다. "문을 열어줘. 내가 해결해줄게, 나를 믿어봐." 이번에도 문은 꿈쩍하지 않는다. 언제나 슬픈 아이는 문고리를 만지지도 않는다. 언제나 정의로운 아이에게 기다려달란 말도 하지 않는다. 언제나 정의로운 아이는 언제나 다정한 아이와 함께 조금 기다리다가 먼저 가버린다. 속삭임을 듣고 각기 다른 아이들은 언제나 슬픈 아이를 찾아왔다. 언제나 신경질내는 아이, 언제나 짜증내는 아이, 언제나 얄미운 아이, 언제나 괴로운 아이..... 나쁜 아이들만 자꾸 자꾸 찾아왔다. 좋은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다. 언제나 슬픈 아이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꽃처럼 하나, 하나 시들어져 간다. 메말라 간다. 언제나 슬픈 아이는 마지막 속삭임을 한다. 온 힘을 쥐어 짜내며 말한다. "나 너무 힘들어....괴로워, 다 포기할래." 마지막으로 온 아이가 굳게 닫힌 문을 두드린다. "이리로 나와. 너가 가야할 길에 나도 동행해 줄게. 겁먹지마, 나도 함께 가잖아." 그래도 문은 열리지 않는다. "네가 넘어지면 내가 일으켜 세워줄게. 네가 흙탕물에 빠지면 내가 건져줄게. 날 믿으라는 것이 아니야. 너는 내가 없어도 충분히 해낼 수 있어. 나는 네가 용기를 내는데 약간의 도움을 줄 뿐이야." 문에 작은 틈이 생겼다. 언제나 슬픈 아이의 불안해 떠는 눈동자가 보인다. "난.... 잘 모르겠어. 그게 무엇이든 아마 난 할 수 없을 거야." "한 번 나와서 도전해봐. 네가 할 수 있는지 없는지. 만일 무언가가 잘못된다면 내가 책임질게. 너는 분명 할 수 있을 거야." 그제야 문이 서서히 열린다. 그 사이로 언제나 슬픈 아이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안녕? 만나서 반가워. 나는 언제나 사랑하는 아이란다. 너는 언제나 슬픈 아이지?" "응....." "내가 네 이름을 바꿔줄게. 이제부터 나는 너를 언제나 슬픈 아이가 아니라 언제나 웃는 아이라고 부를거야." "왜..?" "왜냐하면 네 원래 이름이 언제나 웃는 아이였으니까." 언제나 사랑하는 아이는 언제나 웃는 아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언제나 다정한 아이도 언제나 웃는 아이의 손을 잡는다. "안녕, 난 널 기다리고 있었어. 난 언제나 다정한 아이라고 해." "왜?" "네가 너를 감싼 알을 박차고 나오는 모습이 보고 싶었거든." 언제나 사랑하는 아이는 언제나 다정한 아이와 언제나 웃는 아이에게 말한다. "자, 이제 가자. "어딜?" "우리의 다정함과 사랑과 웃음이 필요한 곳." 언제나 웃는 아이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인다. 곧이어 환하게 웃는다. 처음 보는, 언제나 웃는 아이의 미소이다. 세 아이는 길을 떠난다. 그 아이들이 자신에게 오기를 바라는 다른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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