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자해를 했었다. 시작은 초등학교 때였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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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어릴 때 자해를 했었다. 시작은 초등학교 때였는데 사실 왜 그랬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자해를 했던 거만 기억난다. 그 때 자존감이 엄청 낮아졌던 것 같다. 그래도 그 때의 자해는 살짝 피가 맺히려 하는 정도였다. 문제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던 거 정도. 학교에서도 자해를 했었다. 여름에도 했었고. 근데 너무 살짝 그어서 금방 사라질 정도였으니까 뭐. 그러고나서 한동안은 또 안 했던 거 같은데 고등학교 들어가고 나선가 다시 시작했다. 사실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나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생각했었는데 막상 떠올리려 하니 안개 낀 것처럼 뿌옇기만 하다. 고등학교 때가 맞는 거 같다. 어떤 친구 때문에 엄청 스트레스 받았으니까. 그래서 입학 때는 깨끗했던 팔이 1학년 말에는 상처로 가득했었다.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이었던 것 같다. 문제는 2학년 때 여름이 되면서 반팔을 입어야 했던 것. 부끄러웠다. 팔 가득한 흉터가 남들에게 보여지는다는 게 싫었다. 그래서 우스운 짓도 많이 했다. 그 땐 그랬었지. 그래도 2학년 쯤에 그 친구와 멀어지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면서 다시 자해를 하지 않게 되었다. 내가 자해를 할 만큼 우울했었단 걸 잊고 지냈던 것 같다. 흉터의 불편함을 알아서인지 자해도 하지 않았다. 3학년 때도 엄청 스트레스 주는 친구가 또 생겼지만 자해는 하지 않았다. 스트레스를 주는 나쁜 애는 쟤인데 왜 내가 흉터가 남아야 해, 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그러는 동안 나는 흉터에 대해 조금 덜 민감해졌고 조금 더 여유로운 사람이 됐다. 강해졌던 것 같다. 대학교 1학년이 되었다. 또 새로운 친구들이 생겼다. 그리고 다시 여름이 찾아왔다. 처음에는 나름대로 칠부티를 입으려고 했지만 점차 귀찮아졌다. 그냥 반팔을 입는 날이 많아졌다. 대부분 모르는 척 넘어갔거나 못 봤고 가끔 돌려 묻는 사람이 있기도 했다. 너는 왜 팔에 칼자국이 그렇게 많냐, 라던가 너 어릴 때 고양이 키웠냐, 라던가. 후자는 너무 캐물어서 짜증났지만 뭐 내 업***. 딱히 숨길 생각은 없지만 그렇게 모르는 척 돌려묻는 건 딱 질색이다. 차라리 대놓고 물어보는 게 훨씬 낫다. 아니면 지금의 내 모습에서 자해를 생각해내기가 힘든 걸 수도. 나는 자해를 하기엔 너무 밝은 사람일테니까. 그냥 하소연 할 곳이 없어서 몇 자 적어보려 했는데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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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42kk
· 9년 전
그랬구나ㅎㅎ 많이 나아졌다니 보기도 좋고 너무 대단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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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guin12
· 9년 전
이제는 스트레스받고 힘이들때는 밖으로 나가봐요! 속이 탁 트이는 곳으로 그리고 못한 얘기는 여기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