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말만 계속 들어주고 그에 맞춰 맞장구치다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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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사람들 말만 계속 들어주고 그에 맞춰 맞장구치다보니 너무 기운이 없어요. 지치네요. 한숨을 쉴수도 없어서 그냥 크게 웃거나 하는 방식으로 지쳐가는 마음을 숨기고 왔습니다. 제 이야기도 하면 되지 않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지금 저는 만나는 사람도, 하는 일도 없어 이야기할 거리가 없어요. 그나마 제가 관심있어하는 분야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상대방은 싫어하구요. 또 제 안에 정리되지 않은 감정들이 너무 많아요. 그러고보니 고등학교, 중학교 때 이야기가 나왔을 때 본격적으로 지치기 시작했던 것 같네요. 저는 아직까지도 분노 등의 많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예전처럼 그대로 표출해낸다면 상대방은 당혹스럽고 창피해할게 뻔하니까요. 그렇게 된다면 상대는 저를 불안정하고 이상하고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판단할 거예요. 저를 싫어할 거라고요. 그리고 저는 다른 사람들이 싫어하는 제가 싫어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실 분 계실텐데, 이건 경험에서 나온 판단이예요. 또 저 역시도 그런 제가 마음에 들지 않아요. 상대가 저를 그렇게 보는 것도 싫어요. 제 자체가 싫어요. 저는 모든 게 혼란스럽고 잘 모르겠어요. 감정은 있는데 잘 모르겠어요. 감정을 표출해도 결과적으로 나아진 것은 없었네요. 상대가 받아들일 만큼까지만 표현했더라면 조금이나마 나아질 수 있었겠죠. 또 상대가 제 고민과 감정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지 제대로 판단한 후 했더라면 조금 나아졌겠죠. 하지만 저는 그렇지 못했어요. 저는 제 자신이 수치스럽고 모자란 느낌이 들어요. 어느 집단에 가도 속하지 못해요. 또 그런 느낌이 들어요. 또 저 자신도 알지 못하는 저의 어떤 면모나 성격이 다른 사람에게는 보인다는 것도 싫어요. 정말 싫어요. 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고, 가족들은 말해요. 하지만 저는 책임을 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그냥 책임을 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어요. 책임감이라는 단어는 그저 단어나 관념일 뿐 제게 와닿지 않아요. 어렸을 때부터 죽 그랬어요. 이유는 모르겠어요. 모르지는 않아요. 하지만 그 이유를 여기서 밝한다면 또 누군가는 남탓만 하는 무책임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 분명하니 이야기하지는 않을 거예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저는 제 이야기나, 상대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저도 모르게 다른 사람에 대해 말하듯이 이야기해요. 일종의 해리일까요? 정말 모르겠네요. 이러다가 조금 더 나이가 들면 분명히 더 심한 정신 이상이 올 거예요. 그렇게 되기 전에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었을 때. 독립했을 때 심리 상담을 받을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이런 저를 받아주지 않으니까요. 어디선가 제 또래의 무리들이 서로 장난치며 친밀하게, 스스럼없이 지내는 것을 볼 때면, 저는 그 상황 속에 저를 대입해봅니다. 제가 그 자리에 그들과 함께 있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또 그들은 어떤 표정과 자세로 있을지. 그럴 때마다 저는 저들과도 속하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하리라는 확고한 결론에 도달합니다. 조원들과 오랜시간 동안 함께 한 실습은 저를 더 잘 알게 해주었지만, 그와 동시에 큰 상처를 남기게 된 것 같아요. 저는 깨닫지 못했더라도 말이죠. 정말 크게 상처를 받았어요. 그리고 소리에도 스트레스를 받네요. 예기치 못하게 들려오는 오토바이 소리, 누군가 질러대는 이상한 비명소리 등등. 제가 느끼기에 저는 무의식적으로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람들에게 조금의 틈도, 약점도 치부도 보이지 말아야 한다고요. 그저 성인이나, 아무튼 그 비슷하게라도 보여야 한다고요. 그렇지 못하고, 어떤 빈틈이나 제 자신도 모르는 제 모습을 사람들이 알아차리게 되면 정말 부끄럽고 그런 면을 가진 제 자신이 싫어지고 부끄러워요. 하지만 조금의 틈이나 약점을 보이지 않기란 불가능하잖아요. 저도 그런 노력을 많이 해보았지만 번번이 실패했고요. 도대체 자기들도 그렇지 않으면서 아이의 능력 이상의 것을 바라고 기대하고 거기에 미치지 못하면 서슴없이 욕설과 비난과 폭언을 퍼붓는 사람들에게는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요? 너무 일방적인 글이었네요. 여하튼 제 복잡한 감정을 조금이나마 해결하고, 제정신을 유지하고, 하여튼 좀 정리될 방법을 알려주세요. 가르치려 들지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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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yeol
· 9년 전
쭉 읽으면서 공감되는게 많았어요. 일단 님이 알아야될 게 한가지 있는데, 당신은 잘못한 게 없어요. 무언가로부터 죄책감, 불안감, 공포감을 느낄 때 그게 과연 내게 정당한 감정인가를 차분하게 생각해 보세요. 우리같은 사람들은 피해 망상이 좀 심하거든요ㅋㅋ 그래서 쓸데없는 일에도 감정소비하고 쉽게 지쳐하는 편이에요. 이 피해망상의 원인은 사람마다 다른데 전 개인적으로 어릴 때부터 '착해보여야 친구들이 좋아할거야'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점점 내 의견을 묵살, 과한 아부.. 이런것들이 절 피곤하게 만들었어요. 타인의 눈에 온 신경을 곤두세웠었고 그리고 이젠 말하는 것 조차에도 피곤함을 느끼네요. 혼자가 제일 좋아요. 근데 그러면서도 친구는 친구데로 있기를 원하고.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봐봐요. 다른 애가 이랬다면 어떨까. 하고. 그리고 뭐가 문제인지 찾아보세요. 그리고 그 애가 어떤 행동을 해야 자연스럽고 정상스러*** 생각해보는거죠. 그 다음이 원인을 찾는 거에요. 어떻게 하든 상관없어요. 다만 내게 조금의 여유를 줘야 해요. 착해보여야 해, 나쁜애로 보이면 안돼, 저 애가 나때문에 기분이 나빠지면 안돼. 그 애는 내가 말을 많이하면 싫어할거야. 내가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날 싫어할거아ㅑ. 그 애들이 날 싫어함으로써 도출되는 최종적인 결과는? 뭐 간단하겐 불화를 경험하는 일부터 혼자가 되는 일까지 다양하겠죠. 결국 우린 이 결과를 피하기 위해 사소한 곳들에서 주의하고 또 주의하는 거에요. 그리고 그 과민하고 예민한 행동들이 현재의 나를 만든거구요. 결국 어때요. 인생 겁나 피곤하죠. 안에 정리되지 않은 감정들이 너무 많다고 하셨죠. 그걸 필사적으로 정리하려 들지 말아요. 대신 그렇게 하는거 어때요. 주기를 두어 규칙적으로 내게 말하세요. 나는 나야.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 나는 나야. 힘들어하지 마. 잘못한건 내가 아닌데 왜 괴로워해. 글이 좀 기네여.. 도움이 되실지 모르겠어요ㅜ 아무튼 이런 식으로 자신을 꽉 짓누르고 있는 강박관념들을 조금씩 버리도록 하세요. 우리 조금만 더 편하게 살자구요. 마지막으로 화이팅! 꼭 생각 정리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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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9년 전
@chanyeol 감사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