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가장 많은 상처를 준 사람은 엄마입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스트레스|왕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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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제게 가장 많은 상처를 준 사람은 엄마입니다. 객관적으로 봐도 굉장히 좋은 분이고, 평판도 좋고, 무엇보다도 저랑 잘 맞는다고 생각했었어요. 제가 성장하기 전까지는요. 초등학교 시절은 별로 추억하고 싶지 않습니다. 1학년 담임선생님은 좋은 분이셨지만 2학년 선생님은 아니었어요. 제가 엉뚱한 질문을 많이 한다는 이유로 엄마에게 전화을 걸어 "아이가 저를 너무 편하게 대하는 것 같습니다."라고 했을 정도니까요. 급식시간에 잔반을 남기면 국 받는 곳이 그것들을 전부 모아 먹게 했어요. 30cm 자로 맞기도 많이 맞았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 IQ가 높은 고지능자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유년시절이래요. 학교에 적응 못하고, 때에 맞지 않는 엉뚱한 질문을 하고, 남들과 사고하는 방식이 달라 애를 먹는... 그래서 별명은 '4차원'. 5학년 때는 왕따도 당했어요. 꽤 심하게 당했던 것 같아요. 교과서 표지에 풀칠해서 책상에 붙여 놓기, 비 오는 날에 실내화랑 가방을 질척거리는 운동장에 던져 놓기, 자리 주위를 지나갈 때마다 침을 뱉거나 욕을 하거나 책상다리를 걷어차는 등, 매체에 나오는 왕따 유형은 전부 당해 본 것 같아요. 아, 반 아이들끼리 네이버 카페를 만들었었다는데, 전 그걸 6학년 올라가기 직전에 알았어요. 아무도 말해 주지 않았죠. 주동자는 몇 명 안 되었지만, 방관자들 때문에 더 힘들었어요. 왜 도움을 청하지 않았냐고요? 당연히 청했어요. 선생님께 애들이 절 괴롭힌다고, 너무 힘들다고, 그렇게 말했지만 돌아오는 건 "걔들이 널 좋아하나 봐", "사람은 참을 줄도 알아야 하는 거야." 같은 말뿐이었습니다. 이때의 전 바보같이 그대로 따랐어요. 말하면 안 되는구나, 하고요. 믿었던 선생님한테서도 저런 대답을 들었으니, 엄마한테 말할 생각은 싹 사라졌어요. 게다가 저 당시엔 엄마와 아빠 사이가 정말 안 좋았었거든요. 이혼 직전이었어요. 밤에 아빠가 늦게 들어오면 말싸움 하는 소리도 나고... 그런 엄마에게 짐을 더 줄 순 없었어요. 아빠는 본인 명예가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 제가 왕따당했다는 걸 알면 당신 딸이 그렇게 허접하다는 사실에 길길이 날뛰거나 한심하다는 눈빛을 보낼 분이에요. 말할 수 있을 리가요. 이때부터 인터넷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소위 말하는 '덕질'도 시작했어요. 만화나 영화, 게임 속 주인공들은 저와 다르게 잘생기고, 예쁘고, 힘도 강하고, 성격도 좋았으니까요. 유일한 현실 도피처였죠. 중학교를 가면서, 가해자들과는 학교가 갈렸지만, 방관자들은 여전히 많았습니다. 직접적으로 왕따를 하진 않았지만, 뒤에서 수군대지 않은 것도 아니었어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친구들이 좀 많아졌다는 거였습니다. 3년간은, 그닥 나쁘지 않았어요. 제 자신이 좀 더 성숙해질 기회였기도 하고요. 지역 내에서 나름 명문이라는 여고에 진학했어요. 제가 사는 동네와는 좀 멀어서 같은 중학교 출신이 별로 없더라고요. 그야말로 완전히 새로 보는 친구들뿐이었어요. 이 학교에 와서는 정말 잘 지냈습니다. 제 과거를 아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고, 무난히, 뒤에서 우직한 반장 스타일, 공부도 나름 하고 집도 좀 사는, 나대지 않지만 어떤 화두로 말문을 트든 거기에 대한 지식이 있고, 가끔은 엉뚱한, 그런 이미지가 잡혔어요. 애들도 절 인정해 주고, 선생님들도 그러셨어요. 이때부터 다시 자존감을 회복해서, 지금은 정말 잘 지내고 있어요. 어느 정도냐면, 초등학교 때 그 가해자들을 용서할 수 있을 정도예요. 성장의 발판 삼은 거죠. 저 나름의 주관, 성격이 더욱 뚜렷해졌는데, 거기서부터 엄마와 어긋남이 시작된 것 같아요. 제가 봤을 때 엄마는 다혈질이세요. 본인은 인정하지 않습니다만, 금방 화내고 금방 짜증내고 금방 화가 풀리고 그러세요. 저는 아닌데... 저는 아무리 가족이라도 그런 막무가내식의 감정표출는 위험하다고 봐요. 어찌 됐건 남이고(제가 아닌 모든 사람들은 전부 남이죠), 남한테 민폐 끼치는 건 죽기보다 싫으니까요. 용돈을 받는 날이었는데, 엄마가 그 날따라 아무 이유도 없이 기분이 나쁘셨어요(아빠랑 말다툼을 했었을지도요). 침대에 누워 있던 제게 돈을 던지시더군요. 저는 이때 참을 수 없는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솔직하게 "방금 뭐야? 나 기분 나빴어." 하고 운을 떼니, 엄마는 "너랑 아빠랑 둘이서 잘 살아. 엄마는 신경쓰지 말고."라고 하셨어요. 그 말을 듣고 아빠랑 싸웠나 생각했지만, 싸운 티도 전혀 내지 않고 무턱대고 저러는 것을 보면서, 솔직히 경멸스러웠어요. 제가 가장 싫어하는 인간상이었거든요. 자기 기분 나쁘다고 남에게 민폐를 끼치는 사람이요. 그때부터 몸이 아팠어요. 물론, 전혀 티내지 않았답니다. 왕따당한 이후부터 생긴 습관이에요. 누가 절 동정하는 건 절대 사절이었거든요. 왜 아팠는지 생각해 보니, 다른 사람들은 '아무 관계도 아닐 수 있는 남'이니까, 저런 행동을 해도 제가 관계를 접어버릴 수 있어요. 하지만 엄마는 안 되잖아요. 엄마는 '특별한 관계에 있는 남'이죠. 설사 나중에 의절한다 해도, 지금은 제가 금전적 자립을 할 수 없으니 불가능하고요. 끊을 수 없는 관계인 사람이 제 기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데, 그게 너무 슬펐어요. 이 사건 이후에도 저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를 이해해 주고 존중해 주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걸 엄마가 완전히 깬 사건이 또 있었어요. 치과에 갔다와서 너무 이거 아파 진통제를 찾자, 엄마가 약을 찾아 주면서 '넌 엄살이 너무 많아. 그렇게 약해빠져서 어떻게 살래?'라고 하셨는데, 여기까지는 참을 수 있었어요. 그 날은 분리수거 쓰레기통들을 전부 버리고 온 날이었어요. 저희 집은 분리수거 쓰레기통에 라벨을 붙여 놓지 않습니다. 그냥 깨끗하게 비워진 쓰레기통 세 개 중에서 맨 처음 버리는 사람이 아무 데나 분류해서 버리면 그때부터 똑같은 것들끼리 분리수거를 하는 거죠. 사건은 여기서 터졌습니다. 저는 이사를 온 후 5년 동안, 앞서 서술한 대로 버리는 줄 알았는데, 엄마가 갑자기 '맨 왼쪽이 비닐인데 왜 플라스틱을 버려놓냐'라며 화를 내시더라고요. 그래서 전 상황설명을 했죠. '저렇게 버린다고 설명해 주지 않았냐'고요. 그랬더니 엄마가 길길이 날뛰며 너 같은 게 집안일에 신경이나 써 봤어야 뭐가 뭔지 알지,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인정하면 되지 왜 네 행동에 핑계를 대느냐, 등등 더 말했지만, 전 "왜 네 행동에 핑계를 대느냐"라는 말에 모든 것을 놔 버렸습니다. 저는 제 행동에 핑계를 대지 않기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모든 행동에 반드시 이유가 있는데, 이때까지의 저를 전면부정하는 말을 들으니 화가 났어요. 초등학교 때 이후로 그렇게 운 건 처음이었어요. 얼마나 세게 울었는지 콧물도 나오고, 딸꾹질도 났고요. 오열하면서 내가 언제 이유 없이 행동하는 거 봤냐고, 왜 엄마 마음대로 내가 핑계를 댔다고 단정짓는 거냐고, 소리지르고 악을 썼어요. 왕따당한 이후로 남에게 절대 제 속내를 드러내 본 적이 없었는데, 6년만에 처음으로 폭발한 거였죠. 그런데도 엄마는 그걸 너무도 가볍게 여기고, 제 감정분출을 코웃음 한 방으로 무력화시켰어요. 정말 자살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밖에 나와서, 미친듯이 더 울었어요. 하필 그 날 비도 심하게 왔거든요. 우산도 안 들고 나왔는데, 집에 도저히 다시 들어갈 수가 없어서 근처 카페에 뛰어갔어요. 뭐라도 마시면서 진정시킬 요량으로요. 다행히 손님은 아무도 없었고(사람 있으면 쪽팔리니까), 알바하는 분 혼자 계셨는데 절 보더니 놀라서 휴지를 챙겨주시더라고요. 이해가 돼요. 웬 비에 쫄딱 젖은 사람이 거기다 눈물콧물까지 질질 짜고 있었으니... 그 이후로 세 시간은 눈물이 못 멈춰서 울었는데, 태어나서 그렇게 울어 본 건 처음이었어요. 탈수 증상 비슷한 것까지 왔을 정도면 정말 심하게 운 거겠죠. 그때부터 엄마에 관해서는 포기 상태가 되었지만, 아직도 미련이 남나 봐요. 오늘도 엄마한테 "너는 걱정이 너무 많다. 그런 거 할 시간에 공부나 해라. 시험 망쳐 놓고 공부한다더니 작심하루였냐" 같은 말을 들었는데, 또 눈물이 났어요. 너무 싫어요. 차라리 엄마가 범죄자였으면 마음놓고 싫어할 텐데, 밖에서는 평판이 너무 좋아서 제가 싫다고 해도 다들 공감도 안 해 줄 것 같고요, 아무한테도 말할 수가 없어요. 친구들 붙잡고 말하자니 걔들 집에도 나름대로 문제가 있고, 입시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애들한테 심리상담까지 시키고 싶진 않아요. 엄마가 나중에 혹시라도 제가 당신을 포기했던 걸 알면, 슬퍼할까요, 아니면 경멸스러워할까요? 평생 숨기고 살 생각이지만, 들키면 엄마가 배신감을 느낄 것 같아요. 난 이미 몇 번이나 배신당했는데. 취미들, 그리고 친구들이 아니었으면 진작에 죽었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지금은 저것들로도 치유가 안 되네요... 사실 속마음 얘기를 정말 안 하는데, 지금은 학업 스트레스도 있고, 너무 힘들어서 익명의 힘을 빌려 여기에 올려 봅니다. 사실 여기서라도 안 말하면 정말 죽을 것 같았거든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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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ic
· 8년 전
.. 이렇게 똑같을수가 있나요... 정말 비슷해요. 저희엄마는 운동했던 사람이라 그런지 그 성향이 심각했어요 그래서 이제는 거의 남같이 생각하게 되더랍니다.. 엄마의 단점이 보이니까 남의 일처럼 " 엄마가 그거 잘못했네. 보니까 항상 그러더라 엄마는." 이런말을 친구한테 하듯이 할 수 있게 되더라구요.. 거기에 화를 내든 폭언을 하든 녜녜하면서 흘려듣게 되구요. 관계가 점점 가벼워지는것같아서 슬플때도 있었습니다. 그럴때마다 전 그냥 애초에 내가 어느 친구랑 안맞는 성격이라 싸우듯이 엄마랑 안맞는 성격이구나 라고 생각하고 그런 친구를 대하듯이 표면적으로 대하고 말게 되었었습니다 지금은 엄마가 나이가 드니까 누그러져서 저한테 친구 수다떨듯이 줄줄 자기에 대해서 말합니다. 예전일이 문득문득 떠올라 거리를 두게 되지만 근 5년전만큼 남보다 못하게 엄마를 보게 되지는 않네요. 세월이 약인가보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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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ic
· 8년 전
저도 그때 친구들에 의지했었어요. 친구만이 제 기댈 곳같아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었어요. 그리고 사실 전 중간에 들켰었습니다. 사춘기때 꾹꾹 눌러참다가 터진 감정을 일기장에 엄마에 대한 욕을 써서 해소했었고, 엄만 그걸 몰래 읽었어요. 그때 엄마가 울면서 그걸 읽으면서 지옥을 오간걸 알고있냐며 고함치고 저도 똑같이 엄마때문에 지옥을 오갔으니 서로 감정털어 좋지않겠냐며 대거리 했었죠. 지금은 저는 서로 상처만 남긴것같아서 조금 후회중입니다. 저희 엄마는 살면서 저에게 한 그 폭언이 전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었나봐요. 나중에는 자신이 얼마나 힘들게 너희를 키웠는데 그런 말하나에 문제를 삼냐면서 말하더라구요. 좀 정떨어지긴 했지만 말 자체를 막 하는 사람이라 그 말이 가벼운 것이고 의미가 없었다고 생각하니 그나마 그게 어디냐 싶었습니다 작성자분은 어머니에게 언질이라도 주는게 좋을것같습니다. 어머니가 변하려고 노력할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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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lgogi
· 8년 전
저도 엄마와 성격적으로 정말 맞지않는데 처음으로 제 감정을 말해봤어요. 우느라 말도 거의 못했지만.. 근데 역시 서로 다른 사람들이라 이해하는건 어려운것같아요. 결국 다 제탓이되고 말 하나하나에 상처받고 그래서 이제 기대하지 않으려구요. 애초에 기대한 부분도 없었지만 확실하게 포기하게됐어요. 저는 할수있는 최대한 남같이 살아보려구요. 글쓴이님 말처럼 특별한 관계에 있는 남이라 힘들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