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취업과 진로 쪽에 속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꺼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진로|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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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이게 취업과 진로 쪽에 속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꺼내보려고 합니다. 저는 지금껏 10년간 피아노와 함께 했습니다. 물론 10년이면 어느 누구 부럽지 않게 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10년간 피아노와 함께 했어도 잘 치지는 못 하고 10년 중 4년 동안은 독학으로 하고 있으며 그저 피아노를 못 치는 사람들에게는 잘 친다고 보이겠지만 제 스스로가 아, 난 정말 못 치는구나라고 생각합니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나보다 월등히 잘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얘기입니다. 세상에 저보다 잘 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피아노를 좋아하는, 피아노와 함께 나아가고 싶은 사람으로서 그리 달갑지는 않고 오히려 마음속에 작은 질투심이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제 자신을 한탄하기도 했습니다. 아, 나는 끈기가 없어서 곡을 못 치는 거야, 내가 실수하지 않고 끝까지 칠 수 있는 곡이 있을까?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돌***니게 되었고, 제가 피아노를 칠 수 있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이 알게 되어 자꾸 피아노를 쳐보라고 하고, 또 다른 사람이 와서 저보다 월등히 잘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저는 그것이 계속 어렸을 때부터 스트레스였고 압박감이었고 두려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사람들 앞에서는 손이 떨려 피아노를 칠 수 없게 되었고, 자꾸 스스로를 위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고쳐야지, 고쳐야지,라는 생각이 들어도 고쳐지기는커녕 점점 피아노를 멀리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아예 피아노와의 연을 끊은 건 아니지만 피아노를 연주하면 할수록 제 자신이 비참해지고 나는 지금까지 배운 게 뭐고 할 수 있는 게 뭐지?라는 생각에 또다시 마음에 병이 들어가는 기분입니다. 피아노가 좋습니다, 피아노의 섬세한 소리도 좋고, 피아노를 즐기는 모습이 너무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친구 중 한 명이 00 이는 정말 피아노를 잘 치는 것 같아, 물론 너도 잘하지만 실수를 너무 많이 해. 이 소리를 듣고 저는 지금 피아노의 피라는 글자도 사람들 앞에서 꺼낼 수 없게 되었습니다. 피아노와 정말 연을 끊고 얼마 남지 않은 학창시절을 보내야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피아노를 좋아해서 앞으로도 더 더 많이 배우고 사랑하고 싶어도 사람들 앞에만 서면 손이 떨리고 심장이 2배로 날뛰는 제 자신이 너무 싫습니다. 그리고 정말 하나도 틀리지 않기 위해 매일매일 같은 곡을 연습하고 또 연습하는 제 모습을 보고 너도 칠 수 있는 곡이 별로 없니?라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너무 밉습니다. 물론 절 칭찬하고 잘한다고 얘기해주는 사람들도 몇몇 있지만 그 말도 그저 그런 말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저 피아노를 치고 싶고 애들 앞에서도 치고 싶지만 그걸 막아버리는 제 피아노 트라우마가 너무 싫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곡을 치려고 해도 중간에서 자꾸 그만두는 제 끈기력이 마음에 들지 않고요. 그리고 자꾸 제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피아노만을 추켜세우는 사람들도 점점 미워지게 됩니다. 저는 정말 .. 피아노를 그만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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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nj
· 9년 전
피아노..나 고등학생때랑 비슷해서.. 너무 공감도 가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렇다고 그 과정을 잘 이겨내지못한 내가 해줄수있는 말은 없는것같아서 미안해... 딱히 남들과 비교당하는게 아니더라도 잘하는 애들에대한 열등감에 혼자 속앓이도 많이하고 그랬었는데..ㅎㅎ 지금 많이 힘들고 답답할텐데..그래도 잘 극복하고 예쁘게 다시 피아노 쳤으면 좋겠어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