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이 죽었다. 몇달전만해도 웃으며 대화나누던 사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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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삼촌이 죽었다. 몇달전만해도 웃으며 대화나누던 사람이었다. 어릴적 항상 나를 제일 이뻐하시던 삼촌. 이 세상에 나와 너무 많이 닮아서 신기했고 그래서 존재만으로 의지할 수 있었던. 같은 업종이라 직업상 공감대도 많고 가족들에게 상처받은 경험도 비슷해서 눈여겨보며 남몰래 아꼈던 사람. 대화하고싶지만 부족하고 못난 내가 부끄러워 일부러 피했던사람. 그런 사람이 죽었다. 미래엔 삼촌처럼 될수있을까. 삼촌처럼 되고싶다.라고 생각했는데. 나와 닮은 사람이 당당히 살아나가는 것을 보고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어주던 분이었는데. 삼촌은 죽기전에 어떤 생각을 했을까. 삼촌 역시 자기 스스로가 별 볼일 없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한걸까. 무엇이 세상을 살 용기를 버리게한걸까. 유서를 쓰면서 얼마나 눈물을 흘렸을까. 살고싶어도 살지못했던걸까. 죽고싶었는데 죽지못했던걸까. 남은것들을 마저 풀지못하고 삶을 포기했다. 죽음을 준비하면서 분명 무서웠을것이다. 무섭지만 행동했을것이다. 했기에. 해버렸기에. 저질렀기에. 멈출수없기때문에. 죽지않으면 안되는 이유가 없기 때문에. 불쌍한 사람. 미안해요. 대화한 번 해봤으면 좋았을것을. 살아야 하는 이유를 함께 찾을수있었을텐데. 나는 삼촌이 죽을 것 같다는것을 한달전부터 알고있었다. 그래서 눈치없는척 밥먹자고 연락도 했었다 . 삼촌이 웃으며 그래 언제 한번 나중에 먹자. 라고 했던 말은 내가 삼촌과 한 마지막 대화가 되었다. 몸이 아픈 삼촌 배려한답시고 적극적으로 만나려 하지 못했던 내가 원망스럽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너무 좋아하던 삼촌이 보고싶어지면 이제는 만나지못한다는 생각에 그동안 만나지 못했단 생각에 우울해진다. 엄마가 전화를 받고 어떡하냐고 울부짖었다. 불길한 느낌에 왜? 누가 죽었대?라고 물으니 엄마가 응... 한다. 설마 삼촌이야?물으니까 맞단다. 정말 설마했는데 이렇게 빨리. 아빠는 한달전 할아버지돌아가셨을때보다 더 펑펑 어린애처럼 울었다. 난 삼촌이 죽었단 말을 듣고 우리 삼촌은 아니, 나는 내가 생각한것이상으로 내가 삼촌을 닮았다는것을 깨닫고 소름이 돋았다. 삼촌 정말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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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chacha
· 9년 전
저랑 너무 비슷한 상황이라 다른 말 삼키고 공감만 누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