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학창시절에 같은반으로 만나서
10년을 넘게 사랑하게 된 사람이 있습니다.
그게 지금은 저만의 일방적인 미련이지만요.
감히 상상도 안될정도로 지독한 가난과
아빠의 가정폭력으로 평탄하지 않은 가정생활을 겪으면서, 학창시절 삶을 포기할정도로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해진 저에게는
남들이 들을때 ***소리라고 할진 모르겠지만
그 애만이 오직 제게 한줄기 빛이자 구원이었고 살아가야할 희망이었어요.
모든 사람들이 저에게 손가락질과 비난을 쏟아부을때도 그 애만이 부모로써, 친구로써, 애인으로써 절 위로하고 늘 자존감을 잃지 않도록 곁을 지켰으니까요.
죽고 싶은 와중에도 그 애와 함께한 시간들이,
그 추억들이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버티게 하는 힘이었습니다. 돈이 없어 하염없이 발이 아프도록 걷는것도 좋았고, 없는돈을 모으고 모아서 산 작은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도 좋았습니다.
그 사람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이 악물고 학업을 마쳤고, 대학도 어찌어찌 졸업하고 대단하진 않아도 이젠 주변에 소소하게
베풀수 있을만큼 경제력도 갖추고 좋은 직업도 얻게 되었습니다.
10년이 넘는 시간이 그 지나는 동안,
경제적으로는 넉넉해졌지만 예전의 그 순수한 모습을 잃고 세상에 찌들어가는 제 모습과 본인에게 모든걸 의지하려는 제 모습을 보면서 그 사람은 2년전 이별을 고했고, 저도 아무말 없이 그 헤어짐에 동의했습니다.
그땐 정말 먹고 사는 문제가 급했어요.
여전히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부모와 점점 나이들어가는 제 자신때문에 사랑이 하찮아지고
이 사람과 함께할 미래가 불투명해보였거든요.
하루 3-4시간씩 잠을 줄여가면서 공부하고,
주말이고 뭐고 없이 공부하고 일한 덕에
지금은 제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워졌습니다.
그런데 이젠 행복하지가 않아요.
작은 기쁨이, 소소한 행복이, 여유와 미소가
사라졌습니다. 그 누구도 믿을수가 없어졌고,
힘들고 외롭고 서러운 마음을 그 누구와도
나눌수가 없게 되었어요.
결혼적령기가 다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남자를 만날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누가 다가와도 제가 밀어내고 마음에 담을수가 없게 되었어요. 내 밑바닥을, 내 상처를 알면 상대방이 감당못하고 떠날것 같아서요.
작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 그 애가 조문을 왔습니다. 사람들이 보거나 말거나 와락 안고 엉엉 울었어요. 꾹꾹 눌러참았던 눈물이
왜 하필 그 남자를 보자마자 터져나왔을까요.
그 날을 계기로 다시 저희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제 마음을 숨기고 간간히 만나고 있습니다.
아마 그 남자애도 제 마음을 알고 있을거에요.
제가 아직도 자기를 사랑하고 있다는걸요.
이제 둘 다 서른이고, 각자 결혼도 해야 하는데
이젠 서로가 다시 예전으로 돌***수 없다는걸 정말 잘 알면서도 마음에서 지울수가 없어요.
그 애처럼 절 온전히 이해하고 제 마음을 헤아릴수 있는 사람을 만날수 있을까요.
아무런 의심도 가식도 없이 내 온전한 속마음을, 슬픔을 아픔을 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나타나긴 할까요.
그 사람에게 새로운 여자가 생긴다면
전 물러날 수밖에 없을거고, 결혼을 한다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축복만 빌어줘야 하겠죠.
근데요, 전 그 사람이 계속 혼자였음 좋겠어요.
앞으로도 내 시선이, 내 손길이 닿는곳에 자리했음 좋겠어요.
이젠 서로 직장인이 되어서 좋은곳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을수 있고, 비싸고 좋은 선물도 해줄수 있는데, 추운날에도 발이 시리도록 걷지 않아도 되고 부러워만하던 그 모든것들을 함께할 수 있는데 왜 예전의 그 간절함은 사라진걸까요?
우리는 절대 못 헤어질거라고, 언제든 네 곁에 있겠다던 그 맹세가 이젠 부질없는지도 잘 아는데, 저만 놓으면 되는 이 관계를 전 어떻게 해야 좋은걸까요...
친구들 말처럼 제가 추억을 미화***고 있는걸까요, 아니면 처음부터 스스로 감당하지도 못할 너무나도 큰 마음을 줘버린 제 잘못일까요.
아직도 저에겐 그 사람 하나밖에 없는데, 이 관계가 정상이 아닌건 알지만 저한테는 너무나도
깊이 자리한 사람인데, 이젠 어떡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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