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나는 참 다채로운 빛의 사람이었어요, 아니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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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shiner
·9년 전
나는 참 다채로운 빛의 사람이었어요, 아니 얼마 전까지는 그렇다고 생각했어요. 늘 그래왔듯 내 삶은 앞으로도 유채색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중간중간 어두운 색도 있겠지만, 결국 돌아보면 다양한 색이 어우러져 예쁜 풍경을 만들어 낼 거라구요. 재수를 선택할 때도 그랬어요. 성적이 원하던 만큼 나오지 않아 의대에 진학하는 것이 불가능해졌을 때도, 1년 더 하면 되겠지, 잘 할 거야라고 마음먹고 다시 수험생활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공부를 하면 할 수록 잘 모르겠어요. 나는 내 생각도 자유롭게 말할 수 있고, 친구들과 하고 싶은 음악도 해 보고, 가끔씩은 책을 던지고 나가 놀기도 했던 나는 환한 빛이었는데 지금의 나는 무채색이 되어 버렸어요. 매일 똑같은 하루. 무표정으로 보내는 시간들. 힘들다는 생각을 하는 것조차 지쳐버린 나날들. 예전 친구들을 만날 때 빼고는 진심으로 웃고 울고 화내는 것조차 잊어버린 것 같아요. 계속 이런 상태이다 보니 더 이상 내일이 기대되지 않아요. 나 자신에 대한 회의감도 들어요. 난 잘 하고 있는 걸까. 내가 가는 길이 맞는 걸까. 내가 원하는 대학에 진학한다고 해서 내가 다시 빛날 수 있을까? 재수학원에서 만난 다른 사람들은 재수생이 이런 고민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했어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공부만 하면 된다고. 난 불량품인 걸까요. 그냥 좀 다른 거라고 생각했는데 재수생, 아니 죄수생이 된 이상 다른 건 불량일 뿐인 걸까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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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w429
· 9년 전
안녕하세요? 저도 진학에 대해 매우 많은 고민 중인 학생입니다. 이제 첫 걸음을 내딛은 제가 벌써부터 힘들어하고 이게 맞는 것일까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글쓴이님께서는 적어도 재수를 하시기 전 까지는 다채로운 빛을 가지고 있으셨다고 하셨죠? 저는 그런 글쓴이님이 존경스러워요. 저는 제 자신이 이렇게 싫은데, 어떻게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며 살아가셨을까.. 정말이에요:) 이렇게 누군가에게 존경의 대상이신 당신께 잠시 휴식을 주면 어떨까요? 공부에만 얽매여 있지 않고, 당신만의 시간을 가져보세요. 저는 힘이 들 때,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하며 생각해요. 행복이란 무엇일까? 행복을 얻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라는 거요. 하지만 답은 없죠. 어떤 이들은 A가 행복이고, 다른 어떤 이들은 B가 행복이에요. 남들마다 다르다는 것이죠. 지금 무채색인 당신이 예전에 다채로운 빛의 소유자였던 당신에게 물어보세요. 너는 어떻게 아름다운 색을 띌 수 있었니? 라고요. 결국 당신이 당신에게 조금 더 자비로워지면 당신의 어여쁜 색은 다시 빛을 발할 거예요. 당신의 그 빛과 색이 좋은 모르는 누군가가 하는 지나가는 말 정도로 생각해 주세요. 언젠가는 꼭 밝은 빛 내며 아름다운 색을 발하는 당신을 보여주세요. 당신이 진정되는 그 때까지 기다릴게요.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