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살일때도 19살일때도 제 정신적 고민의 대주주이신 우리 엄마에게 찬사를 보내며 이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29살 백수입니다. 저희 집은 편모가정이구요. 두살아래인 여동생과 함께 세가족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음 제 고민의 대부분은 엄마에게서 옵니다. 원래 제 성격이 어땠는지 모를정도로 엄마에게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았는데, 이젠 너무 지칩니다.
엄마는 소녀같은 사람입니다. 아빠랑 이혼하고 나서 여자셋이서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야한다는 것에 너무 스트레스 받아 항상 저에게 히스테리를 부렸습니다. 퍽이나 가슴에 비수꽂는 말들을 많이 하셨는데, 저는 그게 모두 사실은 엄마가 절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라는걸로 받아들여집니다.
왜냐하면 엄마는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니까요. 엄마는 항상 네 편이야. 라고 말해서.. 용기내서 친구관계 트러블을 이야기하니 내 잘못이라고 했구요. 신나서 공부한것들 이야기를 하면 똑똑하다고 하셨는데 절보고 잘난척만 하는 재수없는 년이라고 했어요. 멍청하고 미련하다고도 말하셨죠. 엄마가 힘이드니 네가 이해해라 라며 우실때도 있으셨는데, 너까짓게 뭘 안다며 답답하게 굴지 말라고 면박주실때도 있었죠.
사실 전 엄마가 하는 말 중 가장 싫었던건 '넌 어쩌면 너희 아빠를 그렇게 쏙 닮았니'라는 말이었어요. 아빠의 잘못으로 우리집은 하루아침에 빚까지 떠맡은 무일푼이 됬거든요. 빚쟁이들이 집도 찾아오고 전화도 하고 참 그랬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래도 다시 잘 살아보려 부모님은 노력했지만 아빠가 또 돈을 날리셨죠. 엄마는 아직도 분통을 터트리세요. 그리고 욕을 하죠. 아. 전 아빠랑 매우 닮았구요. 엄마보다 아빠와 더 친했답니다...... 그냥 내심정은요.. 남한땅을 북한이 점령했다 다시 남한이 점령한 상황같았어요. 아빠때문에 집이 망했고, 미운것도 많은데, 그래도 사랑했던 아빠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엄마가 아빠를 욕할때 나도 같이 욕했구요. 엄마가 날 아빠를 닮았다 매도 할때마다 가슴이 미어지지만 아니라고 억울하게
외쳤어요. 하하 근데 아빠 딸인데 아빠 닮았겠죠. 아. 엄마를 닮게 태어났어야 했나봐요. 휴... 이 일은 엄마에게 갖고 있는 아주 많은 감정의 일부분이에요. 그러니 이쯤 하고 요새 근황을 이야기할게요. 저때의 일은 고등학교때 카운셀러 상담까지도 받았지만 썩 나아지진 않았어요. 왜냐하면 사람 쉽게 안변하니까요.
변하지 않는 엄마 대신 제가 변했죠. 금전적으로 엄마에게 예속되어있을때의 제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할정도랍니다. 저희 어머니 꽤 돈돈 거리시거든요. 빚지는걸 죽어도 싫어하셔서 마이너스통장에 의지하는 생활자체가 히스테리 가득이었어요. 물론 홀몸으로 딸둘을 키우는게 쉬운일은 아니지만, 엄마의 그 히스테리덕에 제가 얼마나 죽고싶었는지.. 이걸 말하면 또 이해도 못하고 분에 겨워 울음을 터트릴 엄마를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그래서 이 마인드카페가 엄청 좋네요.
여하튼 돈을 벌면서 엄마의 히스테리는 좀 덜해졌어요. 음 여기서 제 성격을 잠깐 말씀드리자면, 전 과도한 기대가 싫어 내버려두면 알아서 잘 하는 성격이에요. 그냥 내가 낸 성과만 칭찬해주면 좋을거 같은데.. 이런거 해줬던 사람이 아무도 없네요. 그래서 얼마나 외로웠는지 스스로 껴안기도 엄청했어요. 죽고싶어도, 죽지 않은 이유는 하나였죠. 내 앞날이 너무 아깝다!! 전 꿈많은 청춘이었으니까요. 하하. 그래서 꾸준히 직장생활 안하고 자꾸 새로운걸 시도하게 되더라구요.
저는 현재 사이버대도 다니고, 2년전에는 워킹홀리데이도 다녀왔답니다. 그리고 귀국후 부터는 공시준비생이구요.
올해로2년차인가요. 어찌보면 제 고민의 원인은 돈일수도 있겠어요.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금전에서 저희 집 가내 평화가 나오는거겠죠. 엄마한테는 매달 25만원씩 돈을 받구 있어요. 다행히 동생이 직장생활도 하고 있어, 저희 집은 이제 마냥 가난하지만은 않아요. 다만 주택을 살때 빚을 졌는데 이게 또 엄마에게 큰 짐이라서... 도대체 30년동안 갚으라는걸 왜 엄마는 빨리 갚지 못해 안달인걸까요. 돈도 제대로 못쓰고 아끼면서 좋은시절 빚잔치로 끝내야만 할까요? 아무리 설명해도 소귀에 경읽기더라구요. 하여튼 그러다보니 놀고 있는 제가 참 꼴보기 싫어지셨나봐요. 나이는 먹을대로 먹고 자리고 못잡고 그러고 있냐며 뭐라고 하시더라구요. 하 참.. 바로 몇달전에 네가 하고 싶은거 하렴 이러던 엄마는 다른 사람인가봐요.
솔직히 공무원시험이 잘될거 같지 않아요. 변명좀 하자면, 전 사이버대와 공무원시험을 병행하고, 지난 2년중 1년정도는 그 등록금때문에 일을 했어요..
그래서 엄마에게 충격받지 말라고 공시 안될것 같다라고 밑밥을 까는데, 오늘 저렇게 면박을 받았네요. 좀 우울했어요..
돈없어서 눈치보는 공시생활도 충분히 지치는데... 진짜 이나이까지 자리도 못잡은 쓰레기 같잖아요.
아 청년실업 요새 많은데, 이게 뭐 대수냐구요? 저희 어무니는 남들이 그런다고 너도 그래야겠냐며 거칠게 말하시더라구요. 옳은 말씀이시지요..
휴 진짜 근데 지긋지긋해요. 25만원도 받지 말걸.. 그냥 알바하면서 할걸.. 돈때매 눈치보고.. 일하는 동생은 또 얼마나 위하시는지 몰라요.. 서럽드라구요..
공시를 2년이나 준비하고도 떨어진 못난 딸이라는게.
그래서 요새 전 밤에 눈물도 나구요, 오심도 납니다. 울렁거리는 속과 눈물고인 눈으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어요.
저는 꽤 스스로의 마음을 잘 다스릴 줄 아는 사람입니다. 원래 좀 낙천적이고 긍정적이에요. 겉보기에는 되게 비관적이고 냉소적이지만.
이 모든 문제는 제가 돈을 벌면 해결될거에요.
하지만 엄마와 나의 멀어진 간격은 해결되지 않겠죠.
엄마랑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무척 싸웠어요. 전 그때도 대학에 떨어진 못난딸이었거든요. 성적맞춰 들어간 대학은 전문대라 엄마는 무척 싫어했어요. 엄마는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제가 알바도 가려하시길 바라죠. 남들은 좋은 알바 찾아서 하는데 넌 왜 그런것만하니?
그리고 전 잘 꾸미고 다니지도 않아서, 하하. 어딜갈때는 꼭 동생을 보여주지 날 안보여주더라구요. 그래놓고 아닌척 배려하는데...
전 엄마가 그냥 날 좀 내비두면 좋겠어요.
30살에 알바좀 하면 어때요.
거 좀 안꾸미고 다니면 어때요.
나는 좀 게으르고, 자기합리화를 잘하는 편이지만, 엄마에게 그런 말 들으면 그냥 기분이 다 ***아져요.
울분이 쌓이고 눈물이나고 울적해지죠.
나 회사생활한 뒤로 캐나다 워홀시절 아플때 빼고 정말 오랜만에 밤마다 울어요.
난 괜찮은데. 항상 날 괴롭게 하는건 엄마에요.
난 식당일도 괜찮아요. 하지만 엄마는 하찮게 보죠.
휴... 그럼 나에게 돈이라도 많이 주시던가요.
그냥 내비두면 될걸..
왜 엄마는 나에게 화를 내며 본인도 힘들고, 나도 힘들게 하는걸까요.
아빠와 따로 산지 11년쯤 됬어요. 하지만 엄마는 아직도 아빠 얘기만 하면 득달같이 욕을해요.
이제 그만 엄마를 위해서라도 잊고, 용서하라 해도 그렇지 못하시더라구요.
더욱이 갱년기때매 맨날 아파요. 엄마가 아파서 기분이 울적하면 집 분위기가 고요해져요. 답답해지죠.
호르몬제를 먹으라 해도 안먹고.. 남들은 금방 지나간다던 갱년기 엄마는 몇년째인지 모르겠어요. 오죽하면 산부인과에서 정신과약을 몇주 처방해줬다던데.. 본인의 정신은 문제 없다고 생각하시죠.
아 이렇게 구구절절히 쓰는것도 ***네요. 엄마도, 나도.
답이 없어요..
그리고 이건 분명 우울증이 도진거에요.
어쩌면 전 엄마가 괜찮아하지 못하는 직업을 못갖게 되면 죽을수도 있겠어요. 10대때야 청춘이 아깝다지만 .. 한국에서 30대는 시드는 노란잎이잖아요. 자리도 못잡고 빌빌거리다 엄마한테 구박받고 어딘가에서 뛰어내리지 않으려나요.
않았으면 좋겠네요.
엄마한테 시달려 죽다니 그런 비극이..
휴 너무 많은 담아둔 이야기를 쓰려니 중구난방에 다 쓰지도 못했네요.
엄마는 참 그래요. 엄마가 나에대해 생각하는거보다 필시 내가 엄마를 생각한 시간이 많을거에요. 진정으로 말이죠. 나는 엄마의 행복을 비는데 엄마는 내 성공을 비니까요.
... 아 근데 엄마 내가 약7년전에도 블로그에 엄마욕을 디리따 써놓은 글이 있어.
그때도 나는 이리 써놨드라구. 난 아마 돈을 많이 못벌겠지. 라고... 그리고 그 글은 7년이 지났지만 아주 가끔씩 공감하는 덧글이 달려.
엄마만 자식한테 못되게 군건 아니네. 하하.
.... 아주 심한 말을 해서 엄마에게 상처주면 좋겠어. 내가 이렇게 아프고 힘들어했단걸 알수 있게. 하지만 내가 아무리 얘기해도 엄마가 진정으로 날 이해하는 날이 오진 않을거야.
그게나는 너무 슬퍼.
내가 엄마가 바라는 이상적인 딸이 못되서 미안해.
결과론만 본다면 그게 가장 행복한 그림이니까..
모르겠다. 그냥 너무 우울해서 낼 엄마 얼굴 보고 싶지도 않아.그럼 엄마는 또 유난떤다며 비난하겠지.
세월이 몇년이야.
그리고 그 몇년의 세월동안 답보상태인 이 관계..
휴.. 끝이 없네
이만 끝을 낼게요.. 읽으신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모두 힘냅시다. 노답이긴해도 말이죠 ㅠㅠ
그럼 읽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