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갑자기 나타났어
그리고 갑자기 다가왔지
무방비한 내 마음의 문을 사정없이 두드려댔어
내가 손 쓸 새도 없이, 누구세요 하고 문을 열어줄 새도 없이, 넌 이미 들어와 있더라.
그리고 마치 자기 집인 양 부끄러운 기색도 없이
점점 안으로 들어왔어
마치 원래 같이 살고 있었던 것만 같았어
아무 위화감도 없었어
어디 닿으려면 닿아보라고
내 마음속 끝까지 닿아보라고
나는 내 비밀도 마음도 다 터놓고 말았어
힘들땐 위로도 받고 기대기도 하고
내가 위로 해주기도 하고
아무도 들여놓지 않던 집에 널 들였어
꼭잠가두고 존재조차 부정했던 문을
네가 허무하게 열어버렸어
너가 날 그렇게 하게 만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