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렇게 고민을 인터넷에 올리는 것은 처음 입니다.
저는 모든 것에 대해서 환멸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 모든 것에는 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가 어떤 것에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면 다행이었을 텐데 저는 모든 것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혐오한다고 말했던 사람들에게도, 오늘 처음보는 사람들에게도. 그들을 남몰래 관찰하며 제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립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혐오한다고 말합니다. 제가 혐오나 환멸 따위를 느낄 수 없을 정도의 완벽한 사람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들과 친해지고 그들에게 비춰질 제 모습을 생각하면 저는 도저히 인간 관계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아무런 말도 남기지 않고 전 그냥 멀어져요.
그리고 또 저는 저를 그럴듯하게 포장하는데 온갖 정성을 쏟고 있어요. 저를 언제나 불우한 사람으로 설정해 동정하죠. 자기연민은 독임에도 불구하고 그러죠. 저는 제가 이런 생각을 하는게 역겨워요. 저는 그런 걸 알기에 그냥 이대로 죽고 싶다고만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살아가는 이유는 죄책감 뿐인 것 같아요. 만약 이 죄책감이 없다면 저는 자살을 미련 없이 택했을지도 모르네요.
저는 지금까지 살아온 제 삶이 부끄럽고 환멸이 일어요.
저는 누구의 말도 영향을 끼치지 못해요. 이 글을 올리는 것도 나에 대한 자기 연민이라서 이렇게 글을 올린 것을 곧 후회하는 건 당연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