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렸을 때 빨리 나이 들고 싶었다. 어른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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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나는 어렸을 때 빨리 나이 들고 싶었다. 어른이 되고 싶다기보단, 노인이 되고 싶었다. 아이의 시간은 빨리 가지만, 노인의 시간은 느리게 간다는 말 때문이었던 것 같다. 아주 나이가 많아지면 절로 삶이 느려지고 여유와 안정, 평온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보다. 지금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어릴 적의 그 생각을 여태 버리지 못한 건, 내 젊음이 너무 치열하기 때문일까. 그럼에도 나는 아직 젊기 때문일까. 언젠가는 내가 조금만 더 젊었더라면, 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날도 오겠지. 그처럼 젊음에 대한 동경이든, 나이듦에 대한 동경이든 삶의 어느 순간을 동경한다는 것 자체가 내가 나의 삶을 사랑하고 살아가고 싶어한단 증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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