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링 전 어떻게 해야하나요? 아빠때문에 저희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알림
black-line
커피콩_레벨_아이콘richcloud
·9년 전
전 어떻게 해야하나요? 아빠때문에 저희가족이 다 힘들어요 하지만 가족 전체에게도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고등학교 3학년인 막내 딸입니다 위로는 4살터울인 언니가 있어요 언니와 저는 되게 다른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언니는 엄마아빠가 되게 엄격하게 키우셨지만 저는 집안사정상 거의 혼자 자라게 되고, 부모님은 저에게 일절 호된 말도 하지 않으시며 키우셨어요 어렸을 때 언니에 대한 기억이라고는 언니가 항상 엄마아빠한테 혼나고, 엄마아빠가 언니에게 소리지르는것 밖에 없네요 그렇지만 엄마아빠가 저에게만은 잘해주었기 때문에 저는 언니가 잘못해서,언니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혼나는건 줄 알았어요. 그래서 행복한 가정은 아니어도 그래도 가족일 수 있는, 함께할 수 있는 평범한 가족이라고 생각해왔어요 드문드문 아빠가 엄마에게 짜증을 내는 모습, 언니와 엄마가 아빠를 두고 힘들어하는 얘기들을 들었을때도 저는 별로 개의치 않았었어요 심지어 제가 다 자라서 대학가면 이혼이던 떨어져 살아야겠다는 엄마의 말도 지금 생각해보면..가볍게 받을만한 말이 아니었네요 저희 아빠에게 가족이란건 인생이지만, 한편으로는 엄청 큰 짐,부담이라는게 더 큰가봐요 가족에게서 기쁨을 찾지도, 행복을 찾지도 않는것같습니다 아빠와 엄마는 맞벌이에요 같이 일하면서도, 같이 힘들면서도 항상 가만히 계시는 엄마에게 짜증을 부리고 화를 내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와서도 엄마에게 저녁투정을 하고 신경질을 냅니다. 엄마도 마찬가지로 피곤한데, 아빠한테 뭐라 말하지도 못해요. 얼마나 미웠을까요 그렇지만 엄마는 정도 많고 당신이 힘든만큼 아빠도 힘든걸 알았기에 이해하며 참으셨습니다. 엄마는 아빠한테 좋은 말 한번 들은 적이 없대요 음식이 맛있다는 말도, 일이 힘들때 웃으면서 '그래도 힘내자' 라는 말이라도 해주면 좋을텐데 아빠는 그런 말 할 사람이 아니래요 항상 웃고 밝은 엄마와는 너무 정반대인 아***서 엄마가 많이 힘들었어요. 일하고 집에오면 항상 풀이죽어 지쳐있는 엄마의 모습은 일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빠의 짜증부림도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저도 아빠가 미웠어요 엄마한테 신경질을 내지만 저한텐 천연덕스럽게 장난치는 아빠의 모습을보면 더 미웠어요 엄마한텐 왜 이렇게 안해주냐고, 엄마한테 짜증내지 말라고해도 아빠는 아무말이 없었습니다. 아빠를 싫어하면 안되지만 아빠를 싫어했어요 그러면 아빠가 엄마한테 조금이나마 잘해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 답답함을 엄마한테 또 풀더라고요 제가 바란건 그게 아닌데..어렸을때라서 실망하거나 상심하진 않았지만 기분이 좋지는 않았어요 그래놓고 아빠는 나중에가서야 속이 좁은건지 소심한건지(둘다 맞는말인가 싶을정도로) 제가 아빠를 싫어하지않냐며 힘겹게 말하더군요 아무것도 모르던 저는 아빠가 속은 여리구나하고 넘겼는데 지금생각해보니 아빠는 남에게 상처주는건 생각하지않고 자신의 상처만 신경쓰는것같아요 남도 아니에요 밖에서 다른사람들한테는 많이 안그러는데 언니와 유독 엄마를 그렇게 힘들게해요 가족인데, 소중한 사람들인데 특히 엄마는 저에게 엄마이기 이전에 아빠의 아내이자 애인이잖아요 아빠가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상처주는 모습이 싫습니다.. 아빠를 좋아하는 사람이 엄마이고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엄마인데 그런 엄마가 아빠때문에 상처받는 모습은 더더욱 싫어요 언니와 아빠와의 관계도 좋지않습니다 사실 제가 언니를 잘 모르기 때문에 섣불리 누구의 잘잘못을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아빠에게 반감이 있던 제가 아빠를 더 좋은쪽은 아닌 마음으로만 더 보게되었어요 지금의 저는 자라서 내년이면 성인인 나이입니다 언니또한 대학교를 졸업하고 돈을 버는 어른이지요 지금에서야 언니가 해준 얘기들로 언니를 알수 있었습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언니는 엄마아빠에게 심하게 혼나면서 사춘기를 힘들게 보냈어요 언니가 고3이었을때 친구관계가 나빠지고 성적도 떨어져서 힘들어했는데 면전에 대고 "네가 성격이 그러니까 친구들이 널 싫어하는 거야"라고 했던 엄마아빠의 말이 잊혀지지않는대요 언니랑 부모님이랑 정말 많이 싸웠어요 지금도 아빠랑 언니가 싸웠습니다 부모에게 대드는건 안되지만, 언니가 대들고, 아빠도 큰소리 쳤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뒤로 집 분위기가 안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언니는 저에게 자기 옛날 이야기를 해주면서 아빠같은 사람은 너무 찌질하다고, 밖에서는 아무말도 못하는데 집와서는 큰소리치고, 사과해도 남의 잘잘못만 따진다고 했어요 그래서 아빠한테 사과하기 싫다고, 사과해도 아빠는 변하지 않을텐데 더이상 자신이 힘들어하면서 그러고 싶지않다고했어요 언니는 아빠가 그런 환경에서 태어나 자랐으니 고칠 수 없는거라고도 했었습니다. 언니의 말은 거의 공감이 가고 납득이 갔습니다. 언니는 아빠를 체념했어요 아빠인걸 부정하는데, 아빠도 언니가 자식인걸 부정해요 엄마는 중간에서 꼭꼭 언니한테 그래도 아빠니까 네가 사과해야지 권유했지만 언니는 싫어했습니다 엄마도 언니도 아빠도..저는 이렇게 사이가 안좋은지 모르면서 자라왔습니다 엄마와 언니가 그렇게나 힘들었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자라온 제가 너무 눈 뜬 장님같아요 그래서 저는 괜찮은 가정일줄만 알았던 우리집에대해 이제서야 너무 크게 상심했습니다.. 체념한 언니, 이혼을 생각하고있는 엄마를 보면서 지금이라도 아빠랑 잘 말해서 풀어보자고 할 수 없었습니다. 아빠는 옳은말을 들어도 자존심때문인지 자기경험에 없던건지 큰소리를내며 자기말만 하고 언성을 높히시고 굽히는 일이 없습니다. 우리 가족이 사이가 나빠지는게 싫었어요 행복하진않더라도 좋은 가정이 되었으면 해요.. 우선 나라도 아빠에게 잘 말해보자 싶어 용기를 내서 아빠와 얘기했지만 아빠는 다 싫다고 자기도 싫고 만사가 다 싫다며 부정했어요.. 저는 언니가 그렇게 반항적이 된것도, 엄마가 아빠를 정말 미워하면서도 우리때문에 포기하지못하는것도 다 아빠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식은 정말 당연히 부모의 영향을 받고 자라왔는데 언니와 싸울정도로, 언니가 아빠를 싫어할정도라면 엄마도 물론이지만 아빠한테도 그렇게 자식을 키운데에 잘못이 있는거아닌가요?.. 그래서 왜 언니가 그렇게 되었는지를 물으면 아빠는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엄마가 참다못해 자기한테 화를 낸것만 기억하는 아빠한테, 왜 그렇게 엄마가 화를 내게 되었는지를 물으면 아빠는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아빠가 좀 더 자상했더라면 아빠가 좀 더 가족을 이해해주고 자기마음을 좋게 표현했다면 적어도 이렇게까지는 되지않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어요 동시에 엄마도 아빠의 힘듦을 이해하고 먼저 챙겨줬으면 아빠가 저렇게까지 되지 않았을텐데 라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좀 더 아빠를 싫어하지않고, 아빠에게 힘내라고 응원해줬으면 지금쯤 달라졌을까요? 고삼인 저에게 이런 가족문제는 너무 갑작스럽고 익숙하지않아서 너무 힘이들고 상심이 큽니다 삼일내내 울며지냈어요 저에게만은 말하고싶지 않았다던 엄마에게 지금은 너무 많이 지친 엄마앞에서 마지못해 울으니 다 배우지못한 엄마때문이라며 울지말라고 미안해하던 어제의 엄마가 자꾸 생각납니다 제가 우는모습을보면서 엄마는 얼마나 더 마음이 아팠을지 모르겠습니다 저희아빠가 달라질 수 있을까요? 사실 저희 아빠도 언니와 저를 키우면서 많이 힘들었을텐데 그걸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고 속으로만 썩히며 마음으로 담아두는,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게 너무 신경쓰이고 마음이 아픕니다 이렇게 긴 글을 쓰기 전에 가족관련의 다른글을 찾아보아도 저같은 사례는 없더라구요.. 그래도 엔젤링님의 조언들을 찾아봤는데, 자신에게 집중하시고 너무 기대하지 말라는 말씀을 봤습니다 제가 너무 정이 많은건지 가족사에 있어서 당연한건지 괜한 오지랖인지.. 곧 성인이된다지만 너무 어렵고 힘든 문제라 조언을 꼭 듣고싶습니다 부탁드려요 엔젤링님..ㅠㅠㅠ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4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siren
· 9년 전
안녕하세요. 글쓴님 많이 힘드시겠어요.. 글을 보니 글쓴님은 화목하고 정상적인 가족을 바라지만 가능성이 조금도 보이지않아서 좌절한 상태인것 같네요. 그 마음 어떤마음인지 저도 매우 잘 알아요. 비슷한 상황을 겪었거든요. 제 경우에 빗대서 말씀드리자면, 저는 아빠를 포기했습니다. 아빠는 어른이 아니였고, 가장은 더더욱 아니였죠. 그냥 본인 어머니의 품에 안겨서 본인 좋은대로 사는 애였어요. 그런 아빠는 우리가정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폐만 주구장창 끼쳤죠. "아빠가 본래는 선하고 우리를 엄청나게 사랑하는 사람인데 사회생활에서 받은 상처때문에 성격이 조금(?) 모나진거다" 라고 우리와 아빠의 관계를 위해 엄마가 말씀하시기도해요. 요즘에와서말이에요. 당황스러운 말씀이죠. 제가 아빠를 포기하기 전에는, 그당시 저희집에서는 저말고는 아빠에게 따뜻한 한마디 건네는 사람은 없었어요. 싫었을테니까, 차가운 시선으로 무능하고 집에 돈을 가지고오기는커녕 본인쓰려고 돈도 가져가고 성격까지 나빠져버린 패배자로 대했죠. 사실이긴 하니까요뭐. 저는 글쓴님처럼 가족중에 특별히 아빠에게 나은대접을 받았다거나 한건 아니였지만 그래도 아빠니까라는 마음으로 다같이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소통하기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안되는건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어느날엔가 엄마와 동생과 크게 소리쳐가면서 한바탕 시원하게 싸우고, 눈물을 흘려버리고, 아빠를 버렸습니다. 제 이성이 아빠는 우리 가정에 없는게 도움이된다고 판단했거든요. 제가 아빠를 버린순간 집에 아빠가 설곳은 더 없었고, 아빠는 결국 본인 어머니집으로 갔어요. 연락도 끊었고. 우리 가족은 편안해졌습니다. 저도 편해졌어요. 가슴속에 모난돌 빼낸것처럼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siren
· 9년 전
화목한가정..? 구성원 한사람이 구제불능이라면 그사람을 빼내는게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길이예요. 그사람의 인생을 파고들고 또 파고들면 참 안타까운 것이 있죠. 요즘와서는 엄마가 하시는말씀이..그사람이 예전에 A라는 판단을 했을때 엄마가 대차게 하지않고 다른여자들처럼 살랑살랑 대하면서 당신이 이렇게하지않으면 난 못살꺼야 당신이 이렇게해줘 그럼 좋겠어 이런식으로 아빠를 설득하고 다뤗어야했다, 남자는 그런식으로 다루는거였다고 자책하기도 하세요. 아빠를 버려서 당장 몇년은 속편하고 좋았지만 엄마에게는 어찌되었건 동반자가 사라진 것이고, 우리에게는 아빠가 없어진것이니까요. 그렇지만 저는 모든문제의 원인이 미성숙한 아***고 생각해요. 엄마가 자책하는 내용은 제가 보기에 ***같은 생각이죠. 무슨 살랑살랑이예요 그것도 어느정도 된사람한테나 먹히는거고, 쓸마음도 드는거지. 애초에 미성숙한 사람한테 그랬다면 또 다른식으로 속터졌을걸요~. 여하간 글이 너무 길었네요..글쓴님 다가질수는없어요. 뭔가 하나를 포기해야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richcloud (글쓴이)
· 9년 전
@siren siren님 우선 너무 긴글인데도 읽고 공감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씀 드리고싶습니다..! 모든걸 알고나면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있다는데, 그러기엔 저도 저희가족도 많이 지쳤다는걸 알기때문에 siren님의 조언이 더 와닿네요 공감도 가구요ㅎㅎㅠㅜ아빠와 가족으로서의 사랑으로 지내면 아빠를 바꿀수있다라는 맘이 있었나봐요.. 그러면 정말 좋을텐데! siren님 말씀대로 포기하는것이 더 좋은 방법이 될지도 모르겠어요. 좋은경험은 아니지만..이런 비슷한 경험을 가지셨었고, 제게 이렇게 선뜻 말나눠주신게 위안이됩니다..ㅜㅠ해주신 이야기도, 조언도 마음에 잘 담아 좀 더 괜찮아질수있는 방향으로 갈게요. 고맙습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
siren
· 9년 전
힘내요! 조언이라고 답글을 달았지만 많이 부족했을거예요.. 글쓴님한테 좋은 일 많이 생기기를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