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9년 전
사실 어떤 글을 써야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마음 속의 이야기니까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한 말들을 꺼내면 되려나.
얼마 전 일인데, 친구랑 이야기를 하다가 어쩌다가 자해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요. 어떻게 그 이야기까지 갔는지도 또렷이 기억해요. 우리는 인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그 *** 인소의 리스트컷 증후군이 있는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에서 리스트컷 증후군이라는 주제로 옮겨간거죠. 친구는 자해하는 건 징그럽다고 했어요. 아직도 그 목소리가 생생해요. "자해하는 건 징그러워!" 걔네는 손목을 그으면서 살아있는 걸 느낀다면서? 그런데 자기만 그으면 몰라, 다른 사람을 그으면서 어때? 살아있는 걸 느껴? 하면서 그런다더라. 차리리 좀 더 깊게 그어서 뒤지지, 그거 완전 정신병이야. 정신병. 하는데 정말 소름이 돋더라구요. 너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구나, 싶어서. 그러면서도 그건 참 당연한거겠지 싶었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겠지 싶으니까 우울해지더라구요. 저는 그 리스트컷 증후군이라는 게 손목을 긋는 자해를 하는 그런 것으로 알고 있고, 그래서 제가 거기에 포함이 되는 건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저는, 살아있는 걸 느끼려고 자해하지 않았어요. 다른사람 몸에 상처를 낸 적도 없고 죽고 싶지도 않아요. 죽고 싶지 않아서 자해를 해요. 글쎄, 정신병은 맞겠죠. 그런데 난 정말 살고싶어. 그래서 칼을 드는 순간 파상풍까지 걱정한다니까? 하고 나면 후시딘도 발라. 웃겨요?
자해를 하는 순간에는 오로지 그거에 대한 생각만 나서 좋아. 아플까, 아플거야. 종이에 베인 것도 아픈데 이건 얼마나 아플까. 파상풍에 걸리는 건 아니겠지? 소독약이 어디있더라? 이거 칼에 발라도 되나? 후시딘이 세균을 죽인다고 했던것 같은데. 그런데 또 하고 나면 끔찍하게 비참하다. 나는 다른사람들처럼 못 긋거든. 아플까봐 그게 너무 무서워서 겨우 피가 비칠정도로면 살살 그어서 자해같지도 않지. 그런데 더 ***같은 건 흉이 진다는 거야. 난 그게 진짜 웃겨요. 그으면 얼마나 그었다고 아직도 흉터가 보이냐고. 그게 참 우스워. 내가 아프면 얼마나 아팠다고.
쓰다보니까 또 비참하다... 그러니까 오늘은 여기까지만 쓸래요. 그래도 털어놓으니까 조금 속 시원해서 좋네요. 평생 아무한테도 말 못할 줄 알았는데.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