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링 욕먹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고백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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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marellen
·9년 전
욕먹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고백해봅니다! 저는 스물 둘 여대생입니다. 저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세 살 많은 오빠인데 좋아한 지는 일년 됐습니다. 근데 그 오빠는 꽤 오래 사귄 여자 친구가 있어요. 뺏고싶다, 끼어들까? 이런 생각 하나도 없이 정말 순수하게 '와. 저사람 좋다..!' 라고 생각해서 욕심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좋아하고 있어요 사실 작년엔 오빠도 저를 잠깐 좋아해 주었는데 여자친구가 있는 몸이라 방학하면서 서로 연락을 안했어요 그렇게 1년이 지나고 동아리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여전히 좋은 사람이더라구요 ㅎㅎ 그래서 전 또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작년보다 더 제대로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건 오빠도 알구요, 전 정말 욕심 없이 친해져서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고 싶어요. 그러다 기회가 오면 더욱 좋지만요 ㅎㅎ 이런 제가, 계속 오빠 곁에 달처럼 맴돌고 싶은데.. 자꾸 욕심이 생기려고 해도 꾹꾹 눌러서 간직하고 싶어요 다른 사람 만나라고 하셔도 맘이 쉽게 변할 것 같지는 않기에 ㅎㅎ 조언이나 응원좀 부탁드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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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lus
· 9년 전
사람을 평가할 때 흔히 ‘좋은 사람’ 이다라는 표현을 많이 쓰지요? 사전적으로 좋은 사람이란 ‘선한 사람’ ‘착한 사람’ 에 가까운 것이잖아요. 그런데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종종 다른 표현과 착각하는 경우가 생기죠. (뭐.. 그건 언어적 혼란의 문제이긴 하지만..) 그 경우에 정상적인 표현을 하자면 ‘나에게 잘 해주는 사람’ 일 때가 있죠. 나한테 잘 해주는 사람 -> 나한테는 참 좋은 사람이죠. 왜냐면 나한테 잘해주니까 나는 그게 좋잖아요. <<그런데 그게 그 사람의 본질이 좋은 거라고 할 수는 없거든요.>> 일단 이거 하나 기억해두시고.. 애인이 있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고 계시군요. 그건 좋은 감정.. 예쁜 감정이에요. 그건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닌 것이니까요. 그러기에 오빠를 소유할 수는 없을지라도 좋아하는 감정을 버릴 순 없으니까. 맴도는 마음.. 아아.. 좋은 거에요. 음.. 그런데 그 좋아하고 쟁취하고 싶다는 감정은 결코 나쁜 건 아니에요. 우연이 세상에서 세 사람이 만나 두 사람이 한 사람을 동시에 좋아하게 되었을 뿐. 결과적으로 두 사람이 이어지고 한 사람이 버려진다고 어느 누가 나쁜 사람이거나 좋은 사람인 것은 아니잖아요. 물론 주변의 사람들이 편가름하고 서로의 편을 응원하기 위해서 상대를 비난하는 과정에서 도덕성을 공격하겠지만, 그것은 그냥 편들기지요. 누구도 사랑하는 감정을 비난할 권리는 없어요. 그 사랑에 대한 권한이 순서에 의해 결정되는 것도 아니고요. 물론 결혼이나, 서로만을 위하기로 하는 약속 하에서는 권한이 생기기도 합니다만, 글쓴이의 경우는 그 정도까진 아닌 듯 하지만요. <<단 비난 받아야 할 것은 사랑을 선택하는 태도 혹은 방식입니다.>> 몰래 뒤에서 좋아한다거나, 그건 사람을 속이는 행위죠. 아니면 사랑을 위한 경쟁에서 상대방을 증오한다거나.. 그런 것들이 나.쁜.거.에.요. 그냥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당당히 선언하고 좋아해야 하는 거죠. 경쟁자에게 미안함과 인간적 예의를 잃어선 안되고요. 그런 감정의 소모를 두려워하니까 부적절한 음지의 관계로 돌아서는 거고 결과적으로 시간이 흐른 후에 모두의 감정이 엿가락처럼 엮여서 남겨진 자에게는 극도의 고통을.. 남은 자들에게는 죄책감을..(물론 죄책감 없이 사는 사람도 많지만..) 남기게 되는 것이고요. 첫 번째 기억하라고 말씀 드린 것, 그리고 방금 위에서 말한 것을 종합하자면. 그 오빠 그다지 좋은 사람은 아니에요. 첫째로. 글쓴이에게 잘 해준다고 해서 좋은 사람은 아닌 거죠. 둘째로. 글쓴이를 좋아했다가 여자친구를 좋아했다가.. 그런 행동을 보니 ‘사랑을 선택하는 태도나 방식이 정말…. 으음… 지지해줄 수가 없네요. 개인적으로 그런 종류의 사람은 정말 싫어하는 편인지라.. 기본적으로 그런 종류의 내부는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없거나, 뚜렷한 주관이 없거나 둘 중의 하나이고.. 그런 치명적인 단점은 두 사람의 관계가 행복할 때는 드러나지 않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어긋나기 시작할 때는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표출됩니다. 간단히 예를 들어 그 오빠가 글쓴이와 사귀기로 마음 먹게 된다면, 그 여자친구분에게 과연 인간적 예의를 잊지 않고 관계의 이별을 전할까요? 그리고 그 오빠에게 또 다른 글쓴이와 같은 여자가 생긴다면? 과연 글쓴이에게 인간적인 예의를 잊지 않고 관계의 이별을 전할까요? 글은 불완전한 것이고, 상황과 표현은 늘 진실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부족합니다. 제가 오해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잘못 생각하는 부분도 있을지도 몰라요. 오직 글만으로 하는 이야기입니다. 저의 실수가 있다면 이해해주시고.. 가장 정상적인 것은 오빠와 여자친구, 글쓴이가 모두 솔직해지고 감정의 소모를 두려워해서는 안되며, 남겨진 자에 대한 예의를 잊지 않는 것. 그게 가장 바람직한 것이죠.. 그런데 이미 관계는 기묘하게 왜곡이 되어버렸네요. 지금부터라도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거리를 두고 생각 해보는 게 어떨까 싶어요.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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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lus
· 9년 전
덧붙여서. 그 오빠분을 왜 좋아하는지 그 본질을 잘 생각해보시는 것도.. 사람이 참 좋아서.. 라는 이유라면. 그것은 잘못 판단하고 있는 듯하고, 나한테 잘해줘서.. 이건 대개의 경우 사람을 쟁취하기 위한 노력인 경우가 많고, 진심인지의 여부는 모호하죠. 물론 나한테"만" 잘해 주는 것은 진심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지만... 다른 이유. 이를테면 잘생겨서, 활달해서, 노래를 잘해서, 지적이라서.. 그렇다면 그건 또한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있지요. 좋은 사람은 아니다라는 것을 명확하게 인지하면서 다른 이유로 좋아할 수도 있으니까요. 문제는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가, 내가 그 사람을 잘못 봐서 일 경우. 그건 가장 불행한 결과가 나오기 마련이라.. 휴우.. 깊게 분석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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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ellen (글쓴이)
· 9년 전
@deeplus 친구들에게 얘기해봐도 이런 조언들은 안해주어서 답답했는데 좋은 이야기 충고 해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좋은 사람이라고 한건 그 나이 또래에 비해 좀 어른스럽기도 하고(아이러니하지만 ㅎ) 성격이 제가 좋아하는 타입이라 그런거였어요 ㅎㅎ deep님 말듣고 생각해보니 정말 좋은 사람은 맞지만, 마냥 좋은 남자만은 아닌 것 같네요 ㅎㅎ 그래도 순수하게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하면서 욕심없이 좋아하고 있어요 ㅎㅎ 그리고 이런 감정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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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lus
· 9년 전
@marellen 아우~ 좋다. 이런 거.. 합리같은거 따지지 않고 좋아한다는 감정을 느낀다는거 우왕.. 부럽다. 나도 고대시대쯤엔 했던 것 같은데 말입죠. ㅋㅋㅋ 그래요. 완전 긍정의 화신. 좋다. 이 정도 에너지면 관계의 왜곡도 풀어버릴 정도인걸요. ㅎㅎ 해피엔딩이라면 가장 좋겠고, 실패한다면 상처는 조금 입기를. 상처를 조금 주기를 빕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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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ellen (글쓴이)
· 9년 전
@deeplus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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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5
· 9년 전
그렇게 티를 내서 안다면 고백만 안했지 다를게 없지 않을까요? 현여친이랑 오빠가 계속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안드시잖아요 이미 본인한테 욕심이 생긴거 아닐까요? 맴돌면서 한 번만 봐주세요를 기다리잖아요 여친이 있어서 먼저 고백하시는게 아닌거 같아 말씀을 그냥 못하시는거 같은데... 본인 마음 정리를 먼저 확실히 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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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ellen (글쓴이)
· 9년 전
@1865 그런가요? ㅎ 누군가를 순수하게 좋아할 수 있게 된 것 만으로도 축복이라고 생각하는데 현실은 쓰리네요 역시 ㅎㅎ 취업 준비 하면서 졸업 할 때 까지만 순수한 마음으로만 좋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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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5
· 9년 전
@marellen 어떻게 좋아하시는건 본인 마음이죠 티을 낸다는게 나쁘단 뜻은 아닙니다 정말 이 사람 놓치면 내가 살며 후회하겠다 싶으면 쟁취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말이에요 좋은 선택 하시길 바래요^^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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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ellen (글쓴이)
· 9년 전
@1865 아하! 쟁취! ㅎㅎ제가 뿌린대로 거둔다고 생각을 해와서 못그러고 있었네요 ㅎㅎ 응원 감사드려요! 계속 좋아할 수 있을 때까지 좋아해보고 기회가 오면 꽉 잡아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