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것이 이렇게 숨이 막힐 줄은 생각도 못했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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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살아가는 것이 이렇게 숨이 막힐 줄은 생각도 못했어. 아니, 점점 더 옥죄어 오는 것인 줄은 모르고 있었어. 까슬거리는 모래들이 발을 스치고 점점 나를 덮어. 구해달라고 외쳐도 아무도 없는 걸. 여긴 나만의 사막. 이 모래도 폭풍도 휩쓸려 버릴 것 같은 개미지옥도 전부, 내가 스스로 만든 스스로를 가둔 감옥일 뿐인 걸. 스스로 만든 모래에 덮여가는 게 겁이나 숨이 막힌다고 생각했어. 벗어날 의지도 없지만 겁먹고 가만히 있다가 이제서야 알아차렸어. 쌓이고 쌓여 모래는 턱끝까지 차올랐어. 이젠 정말 움직일 수 없어. 스스로는 도저히. 난 그저 기다렸을 뿐이야. 한 방울의 물을, 쏟아지는 비를. 고운 모래들이 무너져내리기를. 도망갈 기회를. 비겁하다는 걸 알아. 도망은 허용되지 않았지. 덕분에 난 숨이 막혀. 뒷걸음질 조차 칠 수 없는 이 곳은 너무나도 무서워. 무서워. 숨이 막혀. 무서워. 살아가는 것이 이렇게 숨이 막힐 줄은 생각도 못했어. 부모님은 열심히 물을 주고 지켜주셨지만, 겁쟁이에 비겁한 나는. 그 뒤에 숨기를 바라고 도망치길 원했기에 스스로를 가둬버렸지. 그런 나를 참을 수 없었어. 숨이 막혀도 무서워도 스스로가 이겨내길 바랬어. 나는 움직이지 못했어. 움직이지 않았어. 미안해. 스스로 끈을 놓아버렸어. 나는 이 사막에서 나갈 수 없어. 살아가는 것이 이렇게 숨이 막힐 것은 예상하고 있었어. 나 스스로가 버티지 못할 것을 몰랐을 뿐이야. 무서워. 숨이막혀.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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