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항상 먼저 이야기를 꺼내주는 친구가 있다
올해는 아니지만 작년에 같은 반이였던 친구고 나에게 계속 연락을 해준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심심하다고 전화를 해준다
슬픈 일이 있으면 슬프다고 전화를 해준다
나는 내가 너한테 도움이 된다는 것 자체가 고맙다
너가 나를 떠올려준다는 것 자체가 고맙다
너는 속상한 일이 생긴 날 밤 아홉시에, 나에게 전화를 걸어 "늦은 시간에 미안한데 통화할 수 있어? 5분만 해도 돼" 라고 말문을 연다
그리고 우리는 20분간 통화를 한다
'내가 제대로 들어주고 있는게 맞는걸까? 내가 이렇게 맞장구 쳐주는거에 더 상처받는건 아닐까?'
너는 마음 속에 쌓아놨던 일을 속 시원히 털어버리고 나에게 고맙다고 말한다
고맙다고 말해줘서 고마워
나한테 전화해줘서 진심으로 고마워
늘 주눅들어있는 나한테 전화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넌 이제 늦은 밤 열두시, 나에게 전화를 하려다 말고 속상한 일들을 마음 한켠에 쌓아 둘 것이다.
쌓아두지 말고 이야기해줘
내가 다 들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