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어머니가 쓰러지셨고 모든 기억이 조각났습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학업|장학생|빚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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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며칠 전 어머니가 쓰러지셨고 모든 기억이 조각났습니다. 딸인 제가 누군지조차 알아*** 못합니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어머니를 대신해 아버지와 함께 집안의 일을 했습니다. 어머니는 가족들 아무도 모르게 사채빚을 쓰고 계셨습니다. 저는 전액장학생이라 학비를 1원도 낸적이 없습니다. 제 생활비를 제가 벌었습니다. 그럼에도 빚더미에 앉았습니다. 꿈이고 진로고 애당초 불확실했지만 그걸 준비할 시간조차 단숨에 박탈당했습니다. 어머니가 쓰러졌음에도 어머니의 건강보다 주변을 둘러싼 생계환경이 더 걱정됩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학업도 챙기고 가족도 챙기고 돈도 벌어야한다는게 숨이 막혀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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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po
· 9년 전
힘내세요..제가 뭐라고 해드릴수 있는건 아니지만 힘내라는 말밖에 할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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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lus
· 9년 전
아마 글쓴이의 어머니가 가족 내에서 경제적인 면까지 모두 감당하는 아주 중요한 중심이었나 봐요. 그런데 그렇게 갑자기 쓰러지시고 사채라는 무서운 짐까지 함께 맞닥뜨리게 되었으니.. 얼마나 힘들지 상상조차 안 갑니다. 이런 문제들은 워낙 그 크기가 커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방법자체를 알 수가 없기 마련이죠. 손쓸 수 없는 무기력감만큼 사람을 피폐해지게 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이럴 때는 일단 자기 자신이 모든 걸 다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해요. 어머니의 병, 사채, 공부.. 뭐 하나 중요한 것 없고 자신과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은 맞아요. 그런데 사람은 각자 안고 살 수 있는 고통의 크기가 한정되어 있거든요. 그 크기 이상을 무리하게 담고 있으면 결국 그릇이 깨져서 결국 모두 실패하게 돼버리거든요. 당장 무언가 생활의 변화를 줘서 해결하겠다는 마음을 버리는 게 좋아요. 사채는 갚아야 하니까 돈을 벌려고 하거나, 어머니를 간호해야 하니까 학교를 그만둔다거나. 그러지 마세요. 최대한 가능한 한 원래의 생활에 가깝게 생활하려고 노력하세요. 지금 글쓴이의 입장에서 원래 해야 할 일을 하고 나머지 여력을 가족을 위해 쓰는 게 맞아요. 심지어 그것이 어머니에게 소홀하게 된다거나, 가족의 생계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거나 한다고 해서 그게 당신의 잘못이 아니에요. 이기적인 것도 아니고, 혹시 누가 이기적이라는 소리를 지껄인다면 그 말을 한 사람에게 직접 해결해보라고 확 쏘아붙여주시면 돼요. 어차피 그렇게 남에게 훈계나 늘어놓는 사람은 정작 돕기 위해 돈 한 푼, 시간 한 조각 내어놓지 않는 법이랍니다. 정말 *** 같은 것은 결국 어머니에게 도움이 되어줄 만큼 성장하기도 전에 몽땅 무너져버리는 거에요. 한 사람이라도 살아남아서 다른 사람을 끌어주는 게 정답이고, 그 것을 위해서 냉철하게 판단하고, 과감하게 행동하세요. 그리고 모든 문제들을 일시에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도 버려야 하고요. 정말 실타래처럼 꼬여있는 일은 결국 어느 정도 시간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이고, 일정하게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부분도 있어요. 그런데 그 기회까지도 가지 못하고 망치는 일이 생기면 안되잖아요. 그리고 문제들은 대개 크기와 긴급성은 개별적인 경우가 많거든요. 이를테면 사채도 어머니가 빌린 것이고 그걸 딸이 갚을 책임은 없어요. 아버지도 계신 듯 하고, 아버지가 아버지의 역할을 충분히 한다면 모든 문제의 해결을 글쓴이가 할 필요가 없죠. 혹시 아버지가 무능해서 도움이 안 되는 거라면 그것은 아버지의 문제이지 글쓴이가 책임을 대신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에요. 집에 차압이 들어오고 그런 사태는 꽤나 시간이 걸립니다. 그 때까지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준비들을 해야 합니다. 절망감에 짓눌려 있지 말고요. 타인으로써 말을 쉽게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속사정이나 이상상태에 빠져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원칙은 간단합니다. 가장 먼저 당신을 생각하고 당신의 그릇 크기만큼만 감내하는 것. 그것 잊지 마시고. 힘내세요. 마지막으로 정 힘들면 도망치는 것도 괜찮습니다. 해일이 몰려오는데 도망치는 건 비겁한 게 아니에요. 현명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