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힘들어요. 너무나도 힘든 사랑을 하고 있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스트레스|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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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너무 힘들어요. 너무나도 힘든 사랑을 하고 있어요.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라 아는 사람들한테도 함부로 말하기 힘들고 심지어 친구들한테도 털어 놓기가 겁나요. 아무한테도 말할 수가 없어서, 익명으로 조언을 얻고 싶어요. 저는 스무살 여자이고, 작년 수능에게 뒤통수 제대로 맞고 다시 공부하고있는 재수생이에요. 정신이 나간거같아요... 재수생인데 고민 하나때문에 이렇게 스마트폰을 붙들고 있는 제 모습이 너무 한심합니다..ㅋㅋ 일단 편견없이 봐주세요. 저는 수학학원의 선생님을 좋아하고 있습니다. 이 학원은 제가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다녔는데요, 고등학교 2학년때 잠깐 이 선생님께 배우다가, 고등학교 3학년 들어오면서 1년간 이 선생님과 함께 했습니다. 이후로 모의고사랑 수능 수학 성적이 잘 나와서 재수하면서 또 도움받으려고 다니고 있었는데요, 선생님을 좋아하게 된 게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잘 모르겠어요. 처음 설렜던 건 작년 9월쯤이었던 것 같은데, 그때는 그냥 가볍게 생각하고 넘어갔던 것 같아요. 좋아한다는 걸 알게된 건 올해 2월부터였습니다. 2월부터 점점 증상이 심해지더니 감정 제어가 힘들어졌어요. 혼자 앓다보니 억울해 지더라구요. 처음에는 말도 안돼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자책하고, 스스로 원망하고, 그러다 보니 안그래도 재수하면서 오는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정신적으로 더 지치고... 공부도 손에 잡히지 않고, 기운도 없고. 선생님께서도 요새 왜이렇게 기운없냐고 걱정해주셨어요. 그래서 혼자 이것저것 생각해보다가 고민 토로하듯이 선생님께 가볍게 얘기하고 넘어가면 맘이 편해질 것 같아서 학원 끝나고 밤에 선생님과 집에가는 길에 가볍게 말하려고 했는데, 이게 또 마음처럼 잘 안돼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 결국 울면서 고백하는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도 본인을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고 계세요. 짝사랑이구요, 선생님의 마음은 저도 알수가 없습니다. 그때 선생님의 대답이 애매해서요. 딱 거절하고 선을 그은게 아니라, 일말의 가능성을 남기는 듯한 대답이었어요. "니가 성인이 되면 만날 수는 있지만, 일단 올해는 공부해서 대학 가야지." 하고 웃으시면서 제 어깨를 한번 툭 치고 "열심히해야지~" 하고 헤어졌어요. 선생님과 헤어지자마자 엄청 울면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물론, 제가 상처받을까봐 돌려서 말씀하신 것 같아요. 하지만 제 상황이라면 거절보다는 보류라고 믿고싶겠죠. 그 다음날이었나? 저는 선생님과 어색한 사이가 될까봐 어색함을 좀 풀으려고 일부러 질문할 거 가지고 찾아가서 선생님 반응을 좀 살폈는데, 선생님께서 제 눈치를 보시더니 아무렇지 않으신 척 하면서도 어딘가 좀 차갑게 대하더라구요. 정색 한 적 한번 없는데 목소리가 평소와는 다르고...그래서 좀 상처를 받았습니다. 순간 아차싶었어요. 찾아오는게 아니었는데, 내가 큰 실수를 저질렀구나. 그 후로 저는 한달간 학원을 안가기로 결정했어요. 원래는 고등학교 아이들 내신기간때문에 안가려고 했던 건데 이유가 하나 더 생긴거죠. 몸이 떨어져있으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한달간 안보면 좋아하는 마음이 전보다는 덜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안다니기로 했어요. 그 일이 있고 나서, 선생님께 그날은 너무 죄송했다고, 제가 했던말은 잊어달라고 문자를 보내고 선생님께서도 무슨말을 해줘야 할지 고민하다가, 아무렇지 않게 대해주는게 너한테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고 열심히 공부하라고 답장을 받고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좋게 마무리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 선생님과 마무리도 지었고 그깟 한달 못버티겠어? 공부나 ***듯이 하면서 혼자 잊어보자! 했지만.... 그 결심이 일주일만에 바로 무너졌습니다. 선생님을 못볼생각하니까 마음이 더 불안해서... 결국 그거 못버티고 핑계대면서 선생님 보러 찾아가고... 보러갈땐 행복했지만 보고 나오면 또 스스로 한심해지고, 선생님께 죄송하고... 선생님이 절 되게 불편하게 생각하면 어떡하나 싶고... 이제 곧 다시 학원에 다니기로 약속한 날짜가 다 되어가는데, 결국 제 충동적이고 이기적인 행동들이 안좋은 결과를 초래해 버렸어요. 가끔 길가다 선생님과 마주치면 소스라치게 놀라고, 선생님도 저를 보면 좀 놀라면서 불편해하고 그런게 보이더라구요. 그러려던건 아니지만, 선생님을 보면 저도 모르게 도망치고 싶게 되어 버립니다. 둘 사이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 보려고 하면 자꾸 선생님이 오해를 하시는 것 같아서 이제는 더이상 오해 받는것도 지치고...그래서 그냥 앞으로 아예 안다닐까 했는데, 그러기엔 수학 점수가 걱정이되고... 여기서 얻어가는게 많아서요. 지난주에는 정말 순수하게 질문 할 게 있어서 찾아갔는데, 저를 좀 미심쩍게 쳐다보시고, 피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학교1년후배 한명이랑 남자아이 둘이 자습을 하고 있었는데, 그 후배 여자아이 질문 받아줄 때는 여자아이가 무슨 말을 해도 다 받아주고, 농담도 하고, 열심히 가르쳐주시다가 제 질문을 받아줄때는 태도가 변하시더라구요. 휴대폰을 계속 들여다보면서 문제풀고... 그러다보니까 식을 계속 틀리고... 건성건성 문제를 풀어주시더라구요. 그날 최고로 상처받았습니다. 이게 내 섣부른 행동들이 초래한 결과구나. 이렇게 오해를 받는구나 라는 생각에 서러워서 그자리에서 울 뻔했습니다. 이제는 선생님이 오해를 하셔도 오해를 풀고싶지가 않아요. 또 상처받을까봐 겁나서요. 그런데 선생님에 대한 마음은 아직 남아있어서, 포기하는게 힘들어요. 그렇게 상처를 받았으면서도 포기하는게 너무 어려워요. 선생님께서는 그렇게 잘생기지도 않았고, 돈이 많으신것도 아닌데 그 선생님의 모든게 저는 좋아요. 하루에 세네번 담배를 피는 것 같지만 그 담배피는 모습 마저도 좋고 늘 다리를 꼬고 앉으시지만 그 자세로 휴대폰을 들여다 보는 모습 마저도 좋고 잉크펜을 잡고 칠판에 글씨를 쓰거나 샤프를 쥐고 문제를 푸는 그 모습도 멋있어요. 처음 선생님과 수업 한 날 보였던 그 선생님의 단점이 지금은 그 선생님의 매력으로 다가오고 선생님의 모습을 떠울리기만해도 좋아요.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은 아마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으실 거에요 대학교나 사회나가면 좋은 남자들 많은데 이런거 다 부질없는 고민 아니냐고 저는 고등학교 1학년때 남자친구로부터의 배신과 ***, 그리고 남자친구 부모님으로부터의 수단을 가리지 않은 협박들로 인해 난생 처음으로 누군가를 고소하기위해 경찰서에 가고,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면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었고 지금도 하나의 트라우마로 남아있어요. 그 후로 제 또래 남자들, 젊은남자들은 다 이성으로 보이지 않아요. 자신의 행동에 스스로 책임지지 못하고,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할 것 같아서요. 어른스럽고 정신이 깨어있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다 보니 나이차이가 좀 나는 분들을 좋아합니다. 선생님의 옆에 있으면 제가 마음의 안정을 찾아요. 그늘이 감싸는 느낌이에요. 저를 보호해주는 그늘같은게 특별히 잘해준 적은 없지만, 제가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분이었어요. 그런데 지금, 그런 선생님과 사이가 불편해져서 정말... 속상하고 울고싶고 다 놔버리고싶어요. 차라리 제가 마음을 말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때가 더 행복했던 것 같아요.... 저는 정말 어떻게해야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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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i
· 9년 전
보고싶은것만 봐서 그래요 그렇게 천사같은 사람은 없어요 그사람과 사귀어도 1~2년뒤면 여기서(저..고민이에요)라면서 헤어질지 말지 고민상담하고 계실듯. 누구나 다 그래요. 슬픈이야기지만, 사실 혼자 특별한 사람은 없어요. 만명의 사람이 만가지의 사연을 갖고있기 때문에 더 특별할것도 더 사소할것도 없어요. 다 그렇구나. 나만 이러는거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갖어보면 어떨까요? 처음에는 시무룩해지다가 초월하는단계가 되면 어른에 한발짝 더 다가가지 않을까요? 미안해요 듣고싶은말이 아니죠?ㅎ 그래도 현실적인 조언과 다독임을 드리고싶었어요....진심이전달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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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9년 전
@ryui 무슨말인지 잘 이해가 안되네요ㅜㅜㅜ그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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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i
· 9년 전
저도 학교 다니니라 자취할때 사귀다 헤어진 남자친구가 비밀번호 1111부터 9999까지 다 쳐서 알아내서 바꿔도 바꿔도 집안에 들어와서 숨어있고 나 잘때 내 옆에서 들어와서 자려고하고 추행도당하고 경찰에 신고했는데 그런건 둘이서 알아서 하라고 했던경험이 있어요. 저는 그 부모님들께 사과받고 돈받고, 그분은 결국 병원다니면서 치료받고있어요. 내가 처음에는 엄청난 사건에 휘말린양, 두번다시 사랑같은거 못하겠느냥 굴었어요 그때가 25 전후네요 이제는 곧 결혼할것같아요(아니, 어쩌면 할 나이가 지났는지도..또르륵ㅜ)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딴건 진짜 내 인생에서 아무것도 아니구나. 내가 왜 내 소중한 젊음을 울면서 보냈지? 라는 생각이 들어요. 대학이 많이 중요해요. 진짜중요해요. 강조하고 또 강조해도 모자를 만큼요. (근데 님이 수능 20퍼를 벗어난다면 좋은 전문대 or 빠른 9급 시험준비 가 나아요) 건물주가 아니라면. 가만히 있어도 월 1000만원씩 들어오는게 아니라면. 지금 한국에서 살아남으려면 더 독해져야 할 시기에요. 나중에 추억거리로 (내가 그랬지ㅋㅋ 대박이였지..아련아련) 이러는건 , 나중에 칵테일 한잔 마시면서 베프랑 수다떠세요. 힘내요. 잘될꺼에요. 좋아하면포기하지마요 뿌잉뿌잉. 같은 소리 잘 못해요. 진심으로밖에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 그점은 미안해요 근데 ... 내가 버린 젊음 속에서 나랑 똑같이 삽질하는 모습을 보는것같아서 갑자기 가슴 한켠이 너무 답답해져서 글써요!!!!!! 비도오는데..^^ 차한잔 하면서....언니말 꼭꼭 듣고 나중에 행복해 지세요!.. 나는 어중간 하게 공부해서.. 너무 힘들었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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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i
· 9년 전
그리고 그 선생님이 저랑 비슷한 나이라면 (이러다 밥줄 끊기면 어쩌지...) 이 생각이 가장 강력하게 들 것 같아요... 나이들면 밥차려주고 용돈주는 부모도 없고 배고픈 현실이 더 무섭고... 목구멍이 포도청이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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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년 전
@ryui 음 저는 과거의 일은 없었던일인 듯이 지내고 있는데 가끔 옛날친구들 만나서 얘기하다보면 전 남자친구 얘기도 나오는데 물론 친구들은 저와 그친구사이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모르기 때문에 그냥 막 말하지만 그때마다 기억이 떠오르는 건 어쩔수가 없네요... 같은 동네이다 보니까 언제 마주칠지도 모르고... 다니던 학원까지 그*** 부모님이 찾아와서 난리치고 전화로 이 ***같은 년 뭐 별소리를 다들으면서 내가 니네 학교 찾아가서 니가 얼마나 쓰레기같은 년인지 다 까발리겠다고 협박 받은 일이 남자친구한테 당한 일보다도 더 끔찍하네요... 시간 지나고 나니 조금 아물기는 했는데 아직 두려워요. 대학은 사실 작년에 붙었는데 만족 못해서 다시 공부중이에요. 제 원래 성적보다 안좋게 나와서... 걱정마세요 공부는 좀 합니다! 그리고 전 어차피 이 한국에서 일하고 먹고살려고 하는 게 아니라서요... 일본에서 가수하려고 준비해왔어서... 그래서 대학이 뭐 크게 와닿지는 않지만... 그냥 대학 좀 잘나오면 명예가 따라오니까 그것때문에 공부하는 거지.. 뭘 대학에서 배우고싶어서 가는게 아니라서... 저도 선생님이 많이 난처해질 거라는 걸 잘 알아요... 학원이래도 얼마나 받겠어요... 그 상황에서 가르치던 학생과 어쩌네 저쩌네 소문만 안좋게나면 정말 짤릴 수도 있고... 솔직히 선생님이 불쌍해요. 가끔은 선생님의 삶을 바꿔주고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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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년 전
@ryui 36살이시고, 곧 결혼도 하셔야 할테니까 더 난처하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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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i
· 9년 전
아..공부로 나가는게 아니였군요 그럼 조금은 다행이에요ㅜ 근데 선생님이 정말 난처해질 수 있어서 맘고생 하실지도 몰라요. 근데, 글쓴이가 아무리 돈이많아도 선생님의 삶을 바꾸진 못해요. 선생님 삶은 선생님이 만들어온거니까요! 그리고 말씀과 같이 결혼도 하셔야될 나이인데!.. 그냥 덤덤히 아무렇지 않게 보내는게 더 맞는거 같아요^^ 이미 답을 잘 알고있는것 같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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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년 전
@ryui 그러면 이 불편해진 사이는 그냥 불편한 상태 그대로 둬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