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줄로 믿었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중독|고민]마인드카페 네이버블로그 링크마인드카페 페이스북 링크마인드카페 유튜브 링크마인드카페 인스타그램 링크마인드카페 앱스토어마인드카페 플레이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앱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플레이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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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저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줄로 믿었어요. 오죽하면 어린시절을 불행하게 보낸 것도 내가 특별하기 때문이라고 믿었죠. 타이핑 하려니 뻔한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것 같지만... 저희 아버지는 알콜 중독에 가정폭력범이었습니다. 외도는 물론이구요. 중학교 시절, 아버지는 술을 드시고는 늘 물건을 부수고 우리 가족에 대한 저주를 퍼부었습니다. 어머니를 때리고, 제가 말리거나 큰 소리를 내서 울면 저 또한 두들겨 맞았죠. 한달에 한번쯤은 경찰이나 구급차가 집 앞에 몇 대나 달려오기도 했지요. 제각기 정도만 다른 끔찍한 일들이 일주일에 하루 이틀을 빼놓고 거의 매일 일어났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무섭고 마음이 아팠는데 신기하게도 시간이 갈수록 화가 났다가, 무관심해지더군요. 그 과정을 거쳐 오며 저는 홀로 꿈을 꿨습니다. 이상해 보이나요? 저는 거의 매일 밤마다 시끄러운 집안을 도망치듯 벗어나서 새벽 골목을 되는대로 헤집으며 상상을 했어요. 커다란 무대 한가운데에 떨어지는 핀조명을 받고 서서 노래를 부르는 나. 그리고 일제히 나에게만 쏟아지는 사랑과 공감의 시선... 이 장면을 떠올리면 언제든 눈물이 날 정도로 간절하고 가슴 벅차곤 했어요. 뒤로하고 걸어온 시궁창 같은 나의 집은 생각에서 물러났지요. 한창 꿈을 꾸다 머릿속에 아버지가 드리우면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먼 훗날 내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 되고 나면, 눈물 흘리며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싶다. 그리고 위로받고 싶다. 그 때에는 이미 먼 과거가 되어있겠지? 이런 생각을 하면 현재는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저는 분명 대단해 질 거고, 아주 당연하게 행복할 거라고 굳게 믿었으니까요. 그리고 해가 6번이 바뀐 지금. 저는 그때 머릿속으로 떠올리던 모습의 주인공이어야 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우습게도 제게서 변한 건 없었어요.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체계적으로 음악을 배우고 느끼고 성장하고 싶어 안달했어요. 학교도 빠져가며 노래하고 잠을 줄이며 연주했어요. 그치만 그 꿈을 이루기엔 역부족이었나봅니다. 여전히 아버지는 저와 어머니를 때리고, 잊을만 하면 그 아줌마와 잠자리를 하거나 둘이서 여행을 가거나. 그 여자와 싸우고 와서 집에 화풀이를 하기도 하고... 물건을 부수는것도, 갑자기 역정을 내시는 것도 일체 변하지 않았어요. 저는 지금 아버지가 주신 돈으로 재수를 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로부터 도망치며 꿈꾸던 무대가 가지고 싶어서요. 저는 제 현재가 너무 시시하고 실망스러워서 하루하루 견딜 수가 없어요. 입시를 준비하며 느낀 것은, 세상은 넓고 나는 애매하게 특별하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봐도 재능이 없다거나 이 길이 아닌 것 같다거나 하진 않아요. 단지 저보다 더 엄청나고 훨씬 사랑스러운 사람들이 넘쳐난다는 거지요. 전 이 사실을 참기 힘듭니다. 그동안 꿔온 무수한 꿈들은 결국 제 것이 아니였을까요? 저는 주인공이 아닌가요? 그러면 안되는데... 전 제가 천재일 줄 알았어요. 이렇게 시시한 사람일 줄 몰랐어요. 아니, 사실 아직도 헷갈립니다. 이런 상태로 얼마간 시간을 보내다 보니, 이제는 그토록 사랑하던 무대와 음악에도 의심이 가기 시작합니다. 내가 정말 이것들을 좋아하고 있는지 알 수 없어요. 포기를 해야 맞는건지도 모르겠고, 만약 포기를 결심해도 앞으로의 제 인생을 도무지 계획할 수가 없습니다. 예체능으로 입시를 준비했기에 성적이며 출결은 완전히 ***이고 이 길을 오래 걸어왔으니 다른 방향으로 아는 것도 없어요. 우선 포기할 용기조차 없는걸요... 하루에도 수십번 결심이 바뀝니다. 아침엔 역시 난 천재가 맞았어! 싶다가도 밤이 되면 너무 초라하고. 어떤 날엔 음악으로 가슴 벅찼다가, 또 어떤 날엔 다 지루하고 역겨웠다가... 떠오르는 생각 중에 분명한 게 하나도 없어요. 그냥 머릿속을 어지럽히기만 하고 사라지지도 않아요. 이런 이야기를 하면 주변에서는 연습량을 늘리라느니, 상념 할 시간조차 없도록 바쁘게 살라느니 하는 조언을 합니다. 저녁 메뉴 하나 고를때도 불안한 제가 어떻게 열정을 다짐하죠? 난 노력하는 방법을 모르는 게 아니에요... 난 못하겠어요. 겁나요. 그들 말대로 열심히 노력했다 버려지면 정말로 죽고싶을 것 같고. 지금은 내가 무슨 이야길하고 싶은지도 기억이 나질 않네요. 그냥 눈물이 나요. 최근에 죽고싶은 마음이 자주 들어서 진지하게 상담이나 치료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그것조차 아버지 돈으로 해야 하는걸요. 그리고 정신과 치료니 심리상담이니 하는 것들을 말씀드리면 제게 또 얼마나 상처를 주실 지 겁도 나구요. 전 지금 뭘 해야할까요. 뭘 하고싶은 걸까요. 이걸 읽는 당신이 정답을 알려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너무 외롭고 지쳐서요. 차라리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도망나와 뒷골목을 헤매던 그날들로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요. 적어도 그때는 꿈이 의심되진 않았는데... 이 외에도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이나 인간관계 등 떠오르는 것, 말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지만... 이만 줄이겠습니다. 내 글을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마워요. 정말로 외롭기 싫은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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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im
· 10년 전
저도 음악을 전공하고있는 학생으로써 많이 공감되는것같아요...큰무대위에서 나의공연을 보러와준사람들에게 노래부러주는일이 얼마나기쁘던지요!제가 음악을 전공하려고 마음먹은 계기가되었었어요...!하지만 음악을 함으로서 여러므로 스트레스도많고 정말 하루에도 몇번씩 포기해야하나...?이런 생각을 스스로 하게되는데 저는 음악을꾸준히 하셨으면 좋겠다고생각해요..!음악하는것을 직업으로삼든 전혀다른길로가든 음악이라는것은 단순히 소통이니까요!지금뭘해야할지고민하는것보다 이상황들도 나중에 돌이켜보면 추억이될수도있잖아요?너무힘들어하지도말고 너무고민에 빠져있지말고 이상황을 음악을통해서 묵묵히 이겨나가셨으면 좋겠어요!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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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10년 전
댓글을 읽는데 정말 너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어서 많이 놀랐네요. 일단 이렇게 긴 글 써준 거 고마워요. 별다른 이야기가 있던 것도 아닌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있는 사람이 있단것 만으로도 좀 위로가 되는 느낌이에요... 사실 언급된 시기가 가장 힘들었던 거지 시간이 좀 지나고선 저 정도는 아니었어요. 물론 종종 맞아서 입원하거나 하는 큰일도 있었지만 빈도가 좀 줄었던 때가 있었죠. 그 때가 되니까 이제 가족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꼬이더라구요. 내 일이 꼬이는 건지 그냥 내가 꼬여있던건진 모르겠지만... 댓글 마지막 부분에 누군가 사랑해줬으면 한다는 부분을 보면서 사실 제가 원하는 것도 이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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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harha
· 10년 전
저랑비슷한점이참많아서 공감되네요 비오는밤이라그런지 뭔가눈물이날거같고그렇네요 정말공감되는게, 애매하게특별한나라는거.. 이럴거면 아예이런꿈이나 능력이없었으면 생각도하지않았을텐데 이렇게어중간한재능을주는 하늘도참무심하다고 생각이됐어요 .. 그게제일무서운거죠 외롭고 엉망진창인삶이지만 매일죽고싶다는생각이밤마다들더라도 하루만더살아보자하다보면 어떤날은좋은일도생기고그렇더라구요 나한테고마움을느끼는사람들이라던가.. 그런거라도보고 우리조금씩 힘을얻고살아가봐요 화이팅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