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들을 해볼까. 이제는 그만 내려놓고 싶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싸움|정신병]마인드카페 네이버블로그 링크마인드카페 페이스북 링크마인드카페 유튜브 링크마인드카페 인스타그램 링크마인드카페 앱스토어마인드카페 플레이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앱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플레이스토어
알림
black-line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10년 전
지난 이야기들을 해볼까. 이제는 그만 내려놓고 싶은 이야기들을. 가장 오래된 기억, 5살, 무슨 일이었던지는 모르겠지만 혼났다. 창 밑에서 손들고 있었다. 이 이후로 아빠와 관련된 기억은 좋은 것이 없다. 대부분 맞거나, 욕을 먹거나 하는 것 뿐. 7살, 담배 심부름에 실패했던 것을 원인으로 아빠에게 맞아 죽을 뻔 했었다. 재떨이를 던졌었다. 다행히 맞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무서웠다. 8살, 선생님이 나를 싫어하셨다. 아이들 앞에서 나에게 *** 어린이라고 하셨던 것이 아직도 지나칠 정도로 선명하게 기억난다. 그 해 전교 1등을 했었다. 태도가 바뀌었던 선생님을 잊을수가 없다. 9살, 친구가 귀찮다고 생각했다. 마냥 해맑을 수가 없었다. 이 때, 엄마가 한 번 집을 나갔었다. 엄마는 너희 아빠 같은 인간이랑 더 못살겠다, 라고 쓰여있던 그 쪽지를 아빠가 자고있던 내 얼굴에 집어던졌었다. 그리고 3일 뒤, 엄마가 책을 하나 사주고 가셨었다. 너무 낡아서 작년에 버렸지만 아직도 종종 기억난다. 마트에서 철없이 물건을 고르던 내 모습이. 뒤에 엄마는 돌아오셨지만, 내가 조금 더 철이 들었었더라면 그 때 괜찮았었을까. 10살, 아빠에게 의자로 머리를 맞았다. 플라스틱 의자였는데, 왜 맞았는지는 아직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빠가 말하는 걸 못들었던게 그리 맞을 일이었나. 그 때, 머리가 찢어져서 피가 났었다. 당연히 병원은 못 갔고. 그 때, 시간이 조금 지나고, 아빠가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울면서 미안하다고 우셨는데, 그게 너무 가증스러웠다. 11살, 엄마가 다시 집을 나갔다. 어찌저찌 돌아오긴 했지만 그 해 말에, 내 앞에서 팔을 그으셨다. 그리고 했던 말이 너 때문이야. 그 말이 차마 잊히지 않는다. 이 즈음부터 사람이 너무 가증스럽게 느껴졌다. 점점 우울해지기 시작한 것도 이 때 쯤이다. 그런데 지금 가장 역겨운 건, 난 그 시점에서 전혀 나아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12살, 참는 것이 힘들어 처음으로 팔을 그었다. 대충 긋다가 금세 정신을 차리고 그만두긴 했지만, 팔에 한동안 남아있던 점선 같은 상처가, 팔의 다른 상처들을 볼 때마다 가끔 떠오른다 13살, 이 때는 조금씩 암울했을 뿐, 크게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 견디다가 친구에게 처음으로 상담했을 때 들었던, 다른 사람들은 더 힘든데 니가 그러면 되냐.라는 말에 더 이상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기로 결심했다. 이 이후로 누구에게든 말하면 껄끄럽다. 14살, 친구가 내 앞에서 자해를 하며 웃었다. 지금 그 친구는 뭐하고 지낼까. 살아는 있을까. 이 즈음에, 나도 처음으로 자해를 했었다. 생각보다 기분도 느낌도 좋았다. 팔은 누군가에게 들킬까 두려워 배에 했었기 때문에, 종종 배를 보면 그 흔적이 남아있다. 15살, 상담 내역이 유출되어 부모님에게 넘어갔다. 처음부터 강제로 시작했던 상담이었는데, 그렇게 되니 암담하더라. 그 때 그 건으로 따졌는데, 그 사람이 사탕 두 개 줄테니 화 풀라고 하더라. 그게 그렇게 화날 수가 없었다. 내 가치는 고작 사탕 두 개 였나. 16살, 누구에게 들켜도 상관없다는 기분이 들어 팔에 자해를 했었다. 선생님이 이거 뭐야?하고 물으시기에 고양이가 긁었다고 답했는데 의외로 믿으셔서 안심되면서도 슬펐다. 그걸 왜, 믿으셔서, 이 때 일베랑 징하게 엮였다. 일베 하던 애한테 고백을 받았었는데 그게 소문이 나서, 일진들이 나를 인식했다. 그 한 해 동안 내 이름을 지겹도록 부르더라. 그래서 이름을 뜯어내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17살, 고등학생. 주변은 잘난 아이들 뿐이라 내가 없어도 세상이 잘 돌***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죽을 용기도 없으면서 바득바득 살아가는 내가 너무 역겨워 잠시 그만두었던 자해를 다시 시작했다. 손바닥에 칼을 대고 그어내리는게, 그렇게 쾌감이 느껴질 수 없더라. 희열에 휩싸여 있었다. 이 때, 사람이 본격적으로 싫어져서 마주하는 것도 역겹고 목소리 듣는 것 조차 너무 거북했다. 결국 이 일로 선생님에겐 정신병 환자로 몰리고, 선생님과 싸움 비슷한 것을 했다. 너무 피곤해서 눈도 뜨기 힘들더라. 그리고, 지금. 18살. 이젠 무감각해지고 현실감이 없다. 세상에서 붕 떠있는 기분이다. 다가오는 내 생일, 다 끝내버릴 생각을 하니 오히려 기대가 된다. 각 해마다 가장 기억에 남아 날 괴롭히던 것들만 꼽았는데도 이 정도. 내가 만약, 나를 안아줄 수 있던 사람을 진작에 만났더라면 나는 내일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었을까. 아니, 결국은 다들 견뎌내는데 혼자 버티지 못한 내 탓이겠지.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11가 달렸어요.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
비공개 (글쓴이)
· 10년 전
아, 그리고 적지못한 12살의 이야기. 아빠가 집의 개를 학대했다. 무서워서 내가 지켜주지 못했던 그 개. 차라리 그 때 내가 맞았더라면, 그랬더라면 그 개는 지금 괜찮았을까. 내가 겁쟁이어서, 지켜주지도 못했다. 아직도 개가 고통과 공포에 휩싸여 낑낑대는 소리가 귓전에 선하다. 닿을 수 없는 사과는 미아가 될 뿐이다. 그걸 몰랐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
ddakong
· 10년 전
휴...착잡하다... 사람은 누구나 힘들다는 말은 전혀 도움이 안되겠죠.. 사실..세상에는 더 많이 힘들고 덜 힘든 사람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헌데... 짧은 생이 아깝지는 않나요? 솔직히 *** 같은 인간들도 하루라도 더 살아보려 발악합니다. 부모를 죽인 폐륜아들.. ***을 일삼는 발발이들.. 300명의 사람이 물에 빠져 죽는 것을 구경만 하며 뒷짐만 지고 있던 사람들도 어떻게든 형을 줄여보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그런 쓰레기들이 사는데..당신 같이 착한 사람이 왜 죽으려고 하나요? 아깝지 않아요? 님의 나이로 볼 때 유럽은 커녕 가까운 일본도 못 가봤을 것 같은데..그런 예쁘고 아름다운 곳들을 못보고 죽는게 아쉽지는 않나요? 어차피..지금 죽나...생일에 죽나 3년뒤에 죽나 똑같습니다. 3년만 더 살아서 알바해서 일본이라도 한번 다녀오세요.. 어차피 죽으면 아무것도 안남고 재가 됩니다. 그러니 가까운 곳이라도 혼자 힘으로 한번 여행해보세요.. 그러면..느껴질 겁니다.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이.. 힘내세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prov1x
· 10년 전
어릴적 나와 삶이 참 비슷한 그대 아버지의 폭력 어머니의 가출 부모의 죽음.. 읽으면서 마음이 많이 아프기도하고 공감도 가고 난 솔직히 글을 읽으며 다음문장의 첫머리가 20 30 의 나이때까지 숫자가 이어질줄 알았어요.. 18에서 멈추는 이 글을보고 아.. 역시 아픈만큼 사람의 내면은 성숙해지구나 깜짝 놀랐어요.. 그러면서 부럽다는 생각도했어요 그렇게 아프면서도 너무 멍청해서 어디가 아픈지 어떻게 표현해야될지 26의 지금의나이에도 글쓴이처럼 저렇게 표현하고 써 내려갈수 있을까.. 이젠 제대로 기억하지도 표현하지도 못하는 아픔들의 꼬리가 계속 떨어지지않고 아직도 나를 괴롭히네요 죽고싶었던 적도 많았던것 같아요 용기가 없어서 그렇지.. 하루하루 꾸역꾸역 살아가요 지금 내상태에서 글쓴이에게 어떤 도움도 주지못해요.. 글쓴이의 아픔을 내가 겪어*** 안았기때문에 이해한다 힘내라 가식떨고 싶지않아요. 다만 아픈마음을 그냥 따뜻하게 쓸어내려주고 싶은 마음 뿐.. 요즘 느끼는거에요 특별히 종교를 믿거나 하진않지만 이렇게 내생을 포기하고 마친다면 내 영혼은 어떤모습으로 하늘에 올라갈까? 또한 다시 태어난다해서 이 악연의 고리를 끊어 버릴수 있을까.. 라고요 지금 내생에서 나의 소중함을 느끼려고 노력중이에요.. 더 쓰고싶지만 머리가 지끈거려요 내가 무슨말을 쓰는지도 잘..모르겠네요 기회가되면 또 이야기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yeppy
· 10년 전
저도 여러번의 자해 경험이 있고 22살이 넘어서야 자해를 멈출 수 있었어요. 멈추고 나서도 몇 년간은 충동이 굉장히 자주 왔는데 20대 후반인 지금은 아주아주 가끔 드는 정도에요. 내일을 포기한다는 말과, 혼자 버티지 못한 내 탓이라는 말이 너무 공감되서 아프게 다가오네요. 저는 그 때 그런 마음에 자해 뿐만 아니라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나를 망가뜨리는 짓들도 많이 했어요. 경험은 다르지만 그 감정 어렴풋이 이해가 되서 마음이 아파요. 바득바득 살아가는 내가 역겹다는 말도요. 그때 저는 날 뛰어내리지 못하게 만든, 그 순간 떠오른 것들이 무척 미웠어요. 그럼에도 버티시라는 그 말 밖에는 드릴 수 밖에 없어서 더 마음이 아파요. 버티면, 그럭저럭 희석되요. 좋은 날도 오고 또 아픈 날도 오겠지만 그 시절 단련된 것들 때문에 내면에 어떤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아직 저는 가끔 많이 아파요. 남들처럼 아무렇지 않게 살다가 문득 절망에 빠지기도 해요. 그렇지만, 그 때를 생각하면 정말 아찔해요. 그 때 내가 없어졌다면 가질 수 없었을 소중한 것들이 생겼거든요. 그래서 또 버텨낼 수 있게 돼요. 아빠한테 맞은것도, 선생님이 싫어한 것도, 엄마가 나간 것도, 팔을 그은 것도,자해도,친구에게 털어놓은 것도, 강아지를 끝끝내 지켜줄 수 없던 것도,지금의 고통과 힘겨움도 절대 글쓴님 탓이 아니에요. 그저 아픈 세상에 던져졌고 남들보다 더 강해질 수 있는 삶을 가진 것 뿐이에요. 지나고 나면 아픔의 시간이 아픔만으로 남지는 않더라구요. 아픔은 지워지지 않아도, 시간이, 시절이 뭔가를 남기더라구요. 더 힘이 되지 못해서 미안해요. 제 댓글이 부담으로 다가오거나 나쁘게 다가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리 같이 버텨내봐요. 저도 열심히 버텨볼게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porddica
· 10년 전
냉정하고 차갑게 생을 나열하고있지만, 글에서 절절한 아픔이 느껴지는데, 마카님에게는 이게 현실이라는 게 마음이 아파서 제 하찮은 위로도, 조언도 폭력으로 느껴질 것 같아서 매우 조심스러워요. 사실 마카님 탓은 하나도 없는 걸요. 상처 뿐인 ***이었지만, 지나간 세월때문에 끝내버리기엔 너무 아까워요. 벗어날 기회도, 능력도 너무 많구요. 일단 지역아동센터에 도움을 요청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고등학생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곧 성인이 되면 벗어날 기회가 얼마든지 있기에 이 곳에서 지원을 받아서 준비를 하셨으면 좋겠어요. 글 쓰신 것만 보아도 고등학생의 수준을 뛰어 넘는데, 이런 지적 능력을 충분히 발휘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찾았으면 좋겠어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마카님 잘못은 하나도 없어요. 버티지 못하겠다는 생각도 자유지만, 숨기만 하면 절대 찾아서 안아주기 힘들 거예요. 이렇게 아픈 이야기를 마인드카페에 써 준 것만으로도 고마워요. 정말 안아주고 싶어요. 그러니까 조금만 더 세상에 나와주세요.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
비공개 (글쓴이)
· 10년 전
@ddakong 으음... 저는 착한 사람이 아닌걸요. 오히려 나빠요. 위로 정말 너무너무 고마워요. 당신에게 좋은 일이 있기를.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
비공개 (글쓴이)
· 10년 전
@poweraid 제 생일은 12월인걸요. 아직 한참 남았어요. 힘들었을텐데 당신의 이야길 털어놔 주어서 고마워요. 좋은 일이 가득했으면 좋겠네요.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
비공개 (글쓴이)
· 10년 전
@prov1x 나와 삶이 비슷한 당신. 지금까지 힘들진 않았나요? 전, 성숙해지지 못했어요. 11살 그 나이 그대로죠. 자랄 수가 없었어요. 안타깝게도. 글쎄... 저는 어떻게 될까요? 그저 당신은 모든 아픔을 털어낼 수 있으면 좋겠네요.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
비공개 (글쓴이)
· 10년 전
@yeppy 당신도 저도, 모두 힘낼 수 있기를. 제가 강해질 수 있기를. 정말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제게 주신 위로에, 관심에. 제 탓이 아니라고 말해주신 것이 얼마나 제겐 힘이 되는지. 고마워요, 정말.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
비공개 (글쓴이)
· 10년 전
@porddica 저는 뛰어난 사람이 아닌걸요. 뛰어날 수 없어요. 저희 동네는, 사람이 적고 좁아서 순식간에 소문이 돌곤 해요. 전 그것이 너무 무서워서... 말할 엄두도 나지 않네요. 겁쟁이여서 그런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