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이 앱을 다운받은지 24시간도 안되었습니다만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자살|학대|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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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ambrosia
·9년 전
아직 이 앱을 다운받은지 24시간도 안되었습니다만 너무나도 마음아픈 사연이 많네요. 저도 한때 감정적 혼란을 겪으면서 자살기도를 했었지만 근 1년간 고양이를 키우면서 많이 위로받았어요. 모두들 저처럼 위로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문득 들어서 가끔 고양이 이야기를 올려볼까 해요. 다른 글에 썼듯이 저는 엄마에게 학대받고 자랐어요. 그래서인지 보드라운 동물은 다 좋아했죠. 그런데도 다들 한번쯤은 사본다는 병아리를 살 수가 없었어요. 당시 5층에 살았는데 그런거 사왔다가는 창밖으로 던져버린다는 엄마의 말이 현실이 될거 같았거든요. 위로의 글 쓴다더니ㅋㅋㅋ 또 우중충한 소릴 하네요. 아무튼 집안에 절대 동물을 들이지 못하니 목마름은 점점 커져만 갔어요. 그중에서도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길냥이들의 신비로움이 저를 사로잡기 시작한거죠. 그리고 독립 후 24살 2월 처음으로 집에 냥이를 데려오게 됩니다. 길에서 만난 그 고양이는 자꾸만 울면서 저를 따라왔어요. 바싹 말라있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워서 근처 슈퍼에서 물과 황태포를 샀죠. 하지만 아무것도 먹으려 하질 않고 절 바라보며 울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아 이것이 간택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마자 바로 들쳐메고 집으로 왔어요. 집에 데려오고 나니 진동하는 악취.. 그래도 그냥 좋았습니다. 녀석이 좀 적응하고 나서 목욕***면 될 일이니까요. 구석에 잔뜩 웅크리고 있는 녀석을 꺼내서 무릎에 앉혀놓고 쓰다듬으니 그르렁그르렁거리기 시작했어요. '오오! 이것이 교감인가!' 하면서 막 뿌듯하더라구요. 그런데 그것도 잠시.. 녀석이 물설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딘가 아픈거 같아서 폭풍 검색을 한 결과 아무래도 범 백혈구 감소증으로 보였어요. 안그래도 치사율이 높은데 이렇게 심각히 마른 상태면 이미 낫기 힘들다더군요. 너무나 부끄럽지만 저는 감당할 준비가 안돼있었어요. 살려고 제게 온 것일텐데 저는 아무것도 해줄수가 없었습니다. 있던 곳에 데려다 주려고 문을 열자 녀석이 쏜살같이 뛰쳐나가 도로를 건너갔습니다. 그리고 맞은편에서 제 쪽을 흘끔 보고는 그대로 홀연히 사라졌어요. 아마 녀석은 얼마 못가 죽었겠죠.. 지금도 마음이 울렁울렁하네요. 아무튼 그 사건을 계기로 어떤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게 됐어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그 해 4월 길고양이 쉼터에서 8개월짜리 고양이 T를 입양했습니다. 어릴때 허피스(고양이 감기) 후유증으로 한쪽 눈에 항상 눈물이 고이는 억울한 눈매의 똥꼬발랄냥. 그게바로 우리집 T입니다. 전 이녀석을 그때의 길냥이가 데려다 준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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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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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4321
· 9년 전
동물을 아주 좋아하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함께 하지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얘기 자주 들려주셔요 ㅎㅎ 그리고 잘 자라주어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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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nosis
· 9년 전
저희 집도 강아지를 키운 후 훨씬 화목해졌어요. 가끔은 맹목적인 애정이 필요한게 사람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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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min
· 9년 전
강아지 키우고 싶은데 나중에 떠날 때가 무서워서 못 들인지가 벌써 오래되었네요. 유기견 데려와서 키우며 사랑해주고 싶은데.. 아무래도 동물을 키워본적이 없다보니 걱정이 많네요 저도 언젠가 기회가 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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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brosia (글쓴이)
· 9년 전
@lol4321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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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brosia (글쓴이)
· 9년 전
@gnosis 아침에 제가 어슴푸레 눈 뜨자마자 기다렸다는듯이 무릎에 올라와서 그르렁거릴때 저를 향한 애정이 느껴져서 한없이 사랑스럽고 고마워요. 정말 그 애정이 저를 살게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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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brosia (글쓴이)
· 9년 전
@hermin 저도 가끔 티비에서 반려동물이 아프고 나이가 들어서 곁을 떠나는걸 볼 때 문득 나라면 어떨까 하며 괜시리 녀석들을 더 쓰다듬고 그래요. 앞으로 10년 내외의 시간이 있을텐데 그동안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하는걸로 걱정을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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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luse
· 9년 전
그동안 힘드셨죠 이제는 다 괜찮을거에요 이 세상에 태어나주셔서 고마워요 앞으로도 이야기 많이많이 들려주세요ㅎㅅㅎ 저도 고양이 강아지 너무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