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저는 각종 어머니에 관한 감동사연, 모성애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이혼|중학교|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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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ambrosia
·8년 전
이제 저는 각종 어머니에 관한 감동사연, 모성애와 희생정신에 대한 이야기에 전혀 공감할수가 없게 됐어요. 종종 뉴스에 나오는 패륜 범죄에 대해서 남들이 나쁘게만 볼때 전 뭔가 이유가 있을거란 생각이 먼저 들고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처음엔 좀 소름끼치기도 했지만, 글쎄요? 정말 아무 이유 없이 일어난 일은 아니겠죠. 중학교때부터 미술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엄마의 반대로 이공계로 빠졌어요. 금전적인 문제 때문이었는데 왜 그때 당연히 대학은 다닐수 있을거라 믿었을까요. 원서넣을때도 돈때문에 좋은대학은 쳐다보지도 못하고 국공립만 골라서 썼습니다만.. 전액장학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학기 다니고 그만둬야 했습니다. 아빠가 파킨슨으로 쓰러지셨거든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것만 같았어요. 하고싶은거 포기하고 공부하래서 뼈를 깎아 공부했더니 이제 공장행.. 전 매달 아빠 병원비와 생활비를 엄마에게 보냈습니다. 실업계를 나왔던 동생도 졸업후에 바로 취직해서 똑같이 송금해왔구요. 그렇게 2년정도 지났을때 병원에서 병원비 천만원이 밀렸다며 동생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청천벽력같은 소리였어요. 동생이나 저나 어린나이에 남들 누리는거 하나 누리지 못하고 악착같이 벌어왔었는데 그게 빚으로 돌아온거죠. 사실 엄마와 아빠는 빚문제 때문에 제가 초등학교때부터 서류상 이혼상태였어요. 동생은 이해하지 못했지만 아빠는 이제 다 늙어 병상에 있고 엄마는 젊으니(18살 차이가 나요.) 사람으로서, 여자로서 새 인생 찾는거 반대하지 않았어요. 엄마에게 애인이 있다는 것도 알았고 전 인정해주고 싶었기에 자주 같이 식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제게 밥을사주던 카드에 든 돈이 제 돈이었다니요? 그리고 모든게 그렇게 돌아가도록 만든게 엄마라니.. 그새끼는 블랙야크를 참 좋아했어요. 덩달아 엄마도 같은 브랜드 옷을 자주 입고 다녔는데 그냥 그게 다 제 돈이었던거죠. 처음부터 엄마자격이 없는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전 초등학교 6학년때까지 화장실을 제대로 가지 못해서 창피당하는 일이 많았어요. 왜 그랬는지 잘 몰랐는데 나중에 심리학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잘못된 훈육이 이유란걸 알게 됐죠. 처음 기저귀를 뗄 때 무작정 혼내고 때리기만 하면 화장실을 가는 일 자체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껴서 요의를 느껴도 가지 않고 참다참다 실례를 해버리고 마는겁니다. 생각해보니 집에 조카가 한달정도 와서 지내는동안 엄마가 기저귀를 떼게 했는데 참 많이 맞고 혼났어요. 그래도 남의 자식이라 그런지 예고없이 따귀를 후려친다거나 하진 않았죠. 그래서 그런지 다행히 걘 저같은 후유증은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도 엄마는 그때 기저귀 떼게 한걸 무슨 영웅담처럼 회상하곤 합니다. 욕지기가 나요. 뉴스에서 어린이집 학대 cctv 영상을 보고 새삼 제가 학대당하며 컸다는걸 느꼈어요. 엄마는 어린 절 그 영상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 심하게 때리진 않았기 때문이죠. 뉴스를 본 그날밤 참 많이 울었어요. 마치 장례식장에선 그냥 덤덤하던 7살 꼬마가 어느날 죽음의 의미를 깨닫고 할머니를 생각하며 엉엉 우는 소설처럼요. 멀리 떨어져서 생각해보자면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지만 그런 학대가 이해는 갑니다. 아빠는 원래 동년배의 반려자가 있었는데 자식이 생기지 않아 바람을 피우다 엄마가 덜컥 임신을 하게 됐고 결혼하게 됐답니다. 제가 9살까지 할머니, 큰아빠, 큰엄마, 둘째큰엄마와 같은 집에 살았습니다. 안그래도 나이차 어마무시한 아빠가 막내였으니 어른들 눈에 엄마는 피도 안마른 계집애로만 보였겠죠. 9년동안 어떤 압박감을 느끼며 저와 제 동생을 길러야 했을까요? 전 엄마의 인생에 어떤 걸림돌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식도 제대로 못올린 어린 둘째부인. 외할머니도 비슷한 사연이라고 하시더군요. 자식중에 하나는 꼭 부모 인생 따라간다며.. 전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데 가끔 녀석들이 사고를 쳐서 혼낼때 내가 지금 그때의 엄마같은 모습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스스로에게 화가 납니다. 저도 자식을 낳으면 똑같을까봐 가정을 꾸린다는게 그냥 막연히 두렵네요. 남들은 엄마에게 위로를 받는다는데 저는 왜 이런 복잡하고 더러운 감정을 느껴야 할까요.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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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min
· 8년 전
무슨 사연이 있었던 간에 그게 어린아이들을 학대할 이유는 될 수 없죠. 그리고 글쓴님은 전혀 엄마와 같지 않아요. 완전 다른 사람이고, 앞으로도 전혀 다를 거에요. 어떻게 딸아이를 힘들게 돈 벌게 하고 그 돈을 자기돈처럼 쓸 수 있는지. 가족을 위해 소중한 청춘을 써서 번 돈인데... 이제라도 자기 인생 찾아 가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꼭 행복해지셨으면, 앞으로 훨씬 더 많은 사랑받으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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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brosia (글쓴이)
· 8년 전
@hermin 고마워요. 큰 위로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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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er
· 8년 전
댓글 덕에 우연히 글 읽었습니다 뭔가 맘이 굉장히 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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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ing306
· 8년 전
엄마라고는 해도 사실 사람이고 실수하는 건 당연해요..하지만 님의 남은 인생까지 걸 필요도 그렇다고 미워할 필요도 없는 것 같아요 님은 님의 인생을 사세요 더 이상 돈을 보내드린다거나 그런 거 하면서 희생에 대한 보상으로 증오심을 키우지 마시고요 그래야만 조금 못된짓? 을 했다는 심리적 안도감에 제3자의 입장에서 이 관계를 볼 수 있는 시야가 트일 것 같아요 님이 희생당하는 역할만 아니라면 굳이 미워하고 할 그런 건 아닌듯해요 어머니가 힘들어하시더라도 남일 보듯이 할 필요가 있어보여요 글쓴님 보면 책임감도 강해보이고 의무에 매이는 것 같은데 스스로를 좀 자유롭게 해주시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읽는 내내 좀 마음이 먹먹했어요 그닥 도움은 안되더라도 응원하겠습니다 님이 남은 님만의 이기적 삶을 누리시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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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brosia (글쓴이)
· 8년 전
@leader 공감 감사해요. 그것만으로도 위로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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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brosia (글쓴이)
· 8년 전
@gging306 조언 감사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좀 남일보듯이 해여 한다고.. 근데 그렇게 마음같지가 않아요. 노력해야 하는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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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ing306
· 8년 전
처음엔 거부감들겠지만 싫어 못해 안해 이 말을 연습해보세요 ㅎㅎ 처음엔 굉장히 나쁜사람이 된 것 같고 뭔가 괴로울건데 계속 하다보면 언제 싫어.안돼라고 해야하는지 점점 알게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