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상담을 받고나면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정신과 약을 먹으면? 문제는 보이는데 해결방안을 모르겠다. 어렷을 때 사회화가 덜 되서 그런걸까 사람들이랑 무슨 얘기를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먼저 말을 붙일 수도 없다. 대화를 시작해도 뚝뚝 끊기는 느낌이다. 오늘도 누가 내 옆에 앉아 인사를 건냈지만 몇 마디 후 할 말이 없어서 폰을 했다.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수학여행 때 혼자 겉돌던 나쁜 추억들을 잊을 수 없다.
대학 때문에 다른 지방으로 옮겼는데 고등학교 때 겨우 사귄 서넛의 친구들을 모두 잃어버렸다. 대학다닌지 이년이 넘어서도 아직 친한 사람 하나 없는 내 자신이 싫으면서도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다. 말을 하는 사이는 몇 명 있지만 공감대가 하나도 없고 친구라고 할 수도 없다. 오늘도 같이 여행을 갈거라며 조잘대는 대학생 사이로 혼자 앉아있었다. 로드트립을 갈 거란다. 아니야 나는 혼자 있는게 좋자나라며 내 자신을 위로했지만 선택권조차 없다는걸 나는 충분히 알고 있다.
의지 부족일까 노력 부족일까. 날 공장초기화하고 프로그램을 새로 짜고 싶다.
너무 공허하다. 내가 우울해서 사람을 피하는건지 외로워서 우울해진건지 모르겠다. 전자였으면 좋겠다. 약을 먹으면 모든게 해결될거라고 믿는건 잘못됐다는걸 알지만 달리 다른 희망이 없다. 갑자기 내가 사람들과 잘 관계할 수 있게되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 책을 사읽으면 될까? 수업을 다닐까?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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