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을 때는 죽는게 나을까요.
오늘은 이상하게도 밖에 나가고 싶어서 나갔어요.
거의 반년을 무기력하게 지내다가 홀로 햇빛을 보며 커피를 마시는데 기분이 좋더라구요.
오랜만에 찾아온 활력이 더 죽으라는 신호인 것 같아요.
이제 곧 서른인데 이뤄놓은 것 없이 빚만 가득인데
사랑받을 줄 모르고 사랑을 줄 줄 모르는데
예전에는 이렇지는 않았는데 말이죠.
뭐가 힘든지 모르겠는데 모든게 다 힘들어요.
사랑받는 것도 지치고 사랑을 주는 것도 지치고
그냥 살아있는 것 자체가 지쳐요.
누구보다 나 자신을 원망하면서
구제받을 수 없는 삶을 살아오고 있어요.
내가 못된 애라서 내가 멍청한 애라서 내가 한심해서
세상에서 제일 증오하는게 나이면서 동시에 가장 사랑하고 싶은게 나에요.
내가 날 사랑하지 못하는게 원망스럽고
이렇게 자라버린 내가 끔찍하고...
죽고 싶은게 비단 슬픈 감정만은 아니라는 걸 오늘 깨달았어요.
내가 죽는게 어쩌면 모두에게 슬픔이 아닌 추억쯤으로 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봄이 가기전에 서른이 되기전에 더 추해지고 더 한심해지기 전에
죽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