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최근 들어-한 두어달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연인|스토커]마인드카페 네이버블로그 링크마인드카페 페이스북 링크마인드카페 유튜브 링크마인드카페 인스타그램 링크마인드카페 앱스토어마인드카페 플레이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앱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플레이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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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amie
·10년 전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최근 들어-한 두어달 전부터-구체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게 있어요. 서로를 소유하지 않는 연애요. 전 상대가 제 인간관계에 관여하려 드는 데에 굉장히 민감한 편이에요. 나를 가두려는 행동들이 모두 다 싫어요. 갓 스무살이 되던 해에 겪었던, 스토커로 변해버렸던 ex-boyfriend 탓이 크겠죠. 지금에 와서는 그 사람을 용서했고 도리어 안쓰럽다 생각하지만 트라우마가 남은 건 어쩔 수 없나봐요. 본디도 어딘가에 얽매이는 걸 싫어하구요. 왜 꼭 서로를 소유해야만 연애인 걸까요. 그런 얘기를 해요, 서로의 마음을 딱 절반씩만 주고받는 거야. 나머지 절반은 누구에게 주던 괜찮아. 제일 중요한 건,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서로란 걸 놓지만 않으면 돼. 솔직히, 오래된 연인이 서로를 정말 이성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이라고-흔히 핫하다고들 하지-여기는 경우가 몇이나 있을까. 그동안 쌓아온 유대와 신뢰를 바탕으로 상대에게 찾아오는 설렘을 존중해주는 그런 관계는 정말 불가능할까? 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관계라면 정말 평생토록 서로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내 왼손은 당신의 오른손은 서로 단단히 잡고 있으니 남은 한 손은 다른 이들과 악수를 좀 한다 해도 나는 괜찮은 걸. 나는 내 손 안의 인형이 아니라 함께 걸어갈 파트너가 필요한 걸요. 제게는 뮤즈가 있어요. 나를 꿈을 꾸고 춤을 추고 글을 쓰게 하죠. 평소에 부르는 별명으로 부르면 지인들이 절 알아볼테니, S라 칭할게요. S와 전 남들처럼 연인이었던 적이 있어요. 벌써 몇 년 전이지만. 저는 다시-중간에 정말 S를 사랑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그를 사랑해요. 그도 절 사랑하죠. 하지만 우리는 서로를 소유하고 싶진 않아요. 그건 우리에게 맞지 않는 방식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으니까요. S도 나도 누군가에게 소유당하는 건 견딜 수가 없는 걸요. S와 이런 얘기를 했어요. 생각보다도 더 쉽게 이해해주더라구요. 다른 사람들은 그게 무슨 연애냐며 날 비난했는데 말이에요. 다만 그는 우리가 악수할 그 다른 이들이 이걸 이해할 수 있을지를 염려했어요. 그래요,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지도 모르겠네요. S는 선한 사람이라서 다른 이를 상처입히고 싶지 않아해요. 그래서 나의 뮤즈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나는 아주 솔직한 사람이라서 때로는 그게 타인을 상처입힌다는 걸 알면서도 얘기하는 잔인한 면이 있는데 말이에요. 그냥, 여러분은 이런 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정말 내가 그렇게도 이상해요? 나는 단지, 누구도 소유하거나 누구에게도 소유당하고 싶지 않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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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moa
· 10년 전
소유에는 책임이 따르고 서로 사랑하고 신뢰하기 위해선 책임감이 필요하죠. 물론 서로 소유하지 않겠다라는 사랑도 있긴해요. 책임이 결여되 있긴하지만 자유로운 영혼이 되긴하죠. 단 해피엔딩은 거의 못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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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son
· 10년 전
제 친구 중에도 이런 사랑을 꿈꾸는 아이가 있어요. 저도 사실 백프로 이해가 되진 않지만 조금은 그 마음을 알 것 같기도 해요. 아마 이를 다 이해하는 amie님이나 내 친구는 진정한 사랑과 자유를 꿈꾸는 사람들이 아닐까 부럽기도 하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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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uka
· 10년 전
헌신이라는게 없으니까요 맨 윗분처럼 책임이라는게 없으니까 끝을 보고 시작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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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stars
· 10년 전
재미있게 읽었어요. 한편으론 흥미롭다고도 생각했어요. 하지만 우리가 어디까지 이대로 쿨 할수 있을까요. 님께서 표현하신대로 저 관계는 "우리 둘은 꼭 잡은 손이고, 나머지 한손은 악수"라는 전제로 가능한 것이겠지요. 아마도 뮤즈라는 분이 쭉 님 손을 꼭 잡을꺼라는 신뢰덕분에 이런 생각을 하실 수 있는것 같아요. 그런데.... 살다보면 또다른 설렘이 다가오는 마음의 변화가 생기는 것처럼, 꼭 잡았던 손이 악수하는 손이 될 수도 있답니다. 보통들은.. 저렇게 이야기 하고 시작하더라도 막상 지내다보면 상대방이 날 잡는 손이 조금 느슨해지는 건 아닐까 불안해 지게 되죠. 님이 말씀하신 연애는 나를 잡은 손이 가벼운 악수로 변하더라도 그마저 마음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때 오래 지속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저라면 사랑 이라는 벅찬 감정을 그런 불안함 위에서 키우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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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min
· 10년 전
일대일의 관계 = 소유 라고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 꼭 그렇진 않답니다. 일대일의 연인관계만 가지면서도 소유하지 않고 독립적인 경우도 많아요. 일대일의 관계가 싫으신 건지, 소유욕이 싫으신건지도 생각해보면 좋을 거 같아요~ 꼭 다른 사람과 관계를 가져야만 소유 당하지 않는 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