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에 학교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책 한 권을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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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이틀 전에 학교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책 한 권을 샀어요. 충동 구매... ㅎ 그때 충격으로 심신이 좀 지쳐있던 상태였는지라 좀 따뜻한 글귀의 책을 사서 읽어보고 싶더라구요. 뭐 무슨무슨 명언집, 힐링책, 명상책 이런 종류는 말고, 그냥 일상을 그려낸 가벼운 소설책 정도? 오래 지나지 않아 책 한 권을 골라냈는데 이 책이, 연애 소설이었어요. 무려 연애 소설! 저는 지금까지 연애 소설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었지만, 그 책의 조곤조곤한 문체가 시들어버린 제 마음을 잠시나마 데워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계산을 했어요. 그리고 돌아오자마자 그 책을 펼쳐서 읽었는데, 그 간질간질한 문구, 새싹이 땅을 뚫고 올라 올락말락한 그 문구 때문... 이기보다는, 물론 그 이유도 있었지만, 그 안에서 일어지는 상황과 사건들이 제 마음에도 야릇한 파문을 일으키는 느낌이 들어 그냥 덮어버리고 말았어요. 헛된 몽상을 품게 만든다고 할까요. 저에게는요. 뭐 다른 사람들이야 달콤하고 로맨틱한 몽상을 한 두 개쯤 꾸거나 간직해도 좋을지도 모르겠죠. 하지만 저는 그러면 안돼요. 객관적인 시선에서, 제 3자의 시선에서, 아니 전체를 내려다보는 입장에서의 저는.... 음, 그런 헛된 생각을 가지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든 사람들이 우습게 여기고 심지어 경멸하고 싫어하기까지 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의 따뜻한 관계를 꿈꾼다? 뭐 그럴 수 있어요, 그럴 수 있죠. 다만 그러한 몽상이 밖으로 노출되는 즉시 바로 그 사람들이 그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판단을 내릴지, 너무 뻔하지 않나요? 아, 정말 울고 싶네요. 눈물이 가슴께에 고여오는 게 느껴져요. 말 그대로요. 뭐 상황은 나아지겠죠. 아니, 아예 사라지겠죠. 그날이 올 때까지 몇주가 걸릴 지 몇달이 걸릴 지 몇년이 걸릴 지는 알 수 없지만요. 사람이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은 가장 큰 비극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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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nun
· 9년 전
어떤 상황이길래 사람들에게 그토록 경멸 받아야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