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식증...
나는 폭식증이다
한번에 3~4인분씩 위장이 땡땡 부어오를때까지 음식을 밀어넣는다 먹는 동안에는 뇌에서 폭죽이 터지는 것 같다
다 먹고 나면 후회스럽고 끔찍하고 수치스럽고 스스로가 ***같아서 다시 기분이 우울해진다
어릴때부터 있어왔던 엄마아빠의 불화
내가 서른이 된 지금은 더욱 심해졌고 작년 봄 별거와 합가를 반복하다가 장성한 딸인 내게 모든걸 탓하고 모든걸 의지하려 했다 나는 노력했지만 부모님은 언제나 내 노력을 헛수고로 만들었고 나는 허무함을 느끼고 상처를 받았다
회사에서도 하루에 몇번씩 걸려오는 엄마의 전화
친척들의 전화
엄마아빠의 서로를 향한 폭언과 폭력
난 정말 노력했다.. 가족을 위해...... 하지만 내 노력은 아무도 몰라주고 내가 노력해봤자 돌아오는 건 없었다 무기력하고 힘들었다
심리상담도 받았지만 결국 몇달전 심리적 문제 극복 못하고 퇴사하고 집에서 잠만 자고 먹기만 한다
먹고 먹고 먹고
토하고 울고 스스로가 한심해
예전엔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니까 스트레스가 풀리는 줄 알았다
폭식증이 일년 넘게 지속된 지금은 안다 이건 자해다
스스로를 망가뜨리면서 나 자신을 파괴하는 행위다
이젠 뭘 먹지 않아도 위장이 부풀어서 꼭 임신한 것처럼 보인다 일년새 20킬로그램 넘게 늘었다
구토를 자주 하니 이젠 빈속에 양치질만 해도 저절로 위액이 나온다
생리도 끊겼다
마음은 힘들고 몸은 미워진다
내가 대체 왜이러는지.... 괴롭고 힘들다
많이 먹는 게 고민이라고 하면 남들이 가볍게 우습게 생각할까봐 친구들에게도 말하지 못한다
내가 꼭 괴물이 되어가는 것 같아서 무섭고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