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큰 사건을 겪은 후 정신과 치료를 받았습니다.
처음엔 약물치료만 하고, 추후에 상담치료를 병행했어요.
뚜렷한 병명을 알려주시기보단,
그저 우울증의 커다란 범주,라고 하시더라고요.
가장 큰 증상은 자해와 우울, 불안증세였습니다.
그리고 경계선 인격장애의 특성이 강하다 정도 였습니다.
약물치료 4년 정도 받고, 이제 약을 끊은지 1년 정도 되었습니다.
그동안 많이 안정되었고, 자해는 아예 하지 않습니다.
우울함은 여전히 반복되긴 하지만,
어느정도 안정을 찾은 정도에요.
그리고 그동안 새로운 공부를 하다가 평소 관심있던
미술심리상담사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저를 마주하라고 할땐 너무나 힘에 겨웠지만,
그것도 익숙해지고 여러가지 저의 모습을 마주하다
저의 모습을 오히려 뚜렷하게 보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이제 임상실습도 나가게 되고,
자연스레 사례발표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어요.
거기서 불현듯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여러 사례들, 증상들,
그리고 우울증 등 내가 가졌던 것들의 증상들.
하나같이 '완치'의 개념이 아닌 완화의 개념일 뿐.
그로인해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울함과 함께 사는걸,
내 그 정신적인 부분을 결국 받아들이며 살아야하는걸까.
그냥, 나는 왜 정말 영원히
보편적이고 평범한 그 범주에 들어갈순없을까.
말이 길어졌네요.
그냥, 어딘가 얘기하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