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육개월간 칩거생활을 한 적이 있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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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wannabezero
·9년 전
몇 년 전, 육개월간 칩거생활을 한 적이 있어요. 원인불명으로 인한 건강악화와 우울증. 하루에 꼬박 15, 17시간씩을 자고 깨어있는 시간에는 겨우 밥을 먹고 다시 눕고. 매일마다 자의로 꾸는 꿈 속을 다니는 일로 현실도피를 했던거죠. 몸과 마음을 고쳐내기까지 많이도 울었고 주변인들까지 많이도 울렸습니다. 언제부터인지 깨어있는 시간이 점차 늘어났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있단걸 인지한 순간부터 지옥같았던 그 순간의 감정으로 다시 돌***까봐 한동안 너무도 불안했고 두렵고 무서웠습니다. 그때부터 감정을 억누르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평균적인 감정상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게말이죠. 부정적인 감정뿐 아니라 긍정적인 감정까지도요.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순간에도 그 뒤에 따르는 공허함이 무서워 맘껏 기뻐하지 못하고 '적당히'를 되뇌입니다. 부정적인 성격의 것들은 순간의 감정들을 느끼는 동시에 다시 그 시절의 내가 될까봐 혼자 내적공포에 시달리곤합니다. 그러다보니 점점 감정표현하는 것에 어색함을 느끼고 내 삶이 단조롭고 지루해지고있단 생각이 듭니다. 기뻐할 땐 진심으로 기뻐하고 슬퍼할 땐 진심으로 슬퍼하고나면 사실 평균포인트로 돌아가는 일이 더 쉬울 것 같은데요. 머리는 그렇게 해보자고 하지만 정작 몸과 마음은 따라주질 않네요. 죽어있었다는 표현을 써도 이상하지않았던 시간들이 아마도 크나큰 마음의 상처를 남긴 듯 합니다. 현재와 과거를 돌아봤을 때 저의 방어기제는 잠인 것 같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꿈을 꾸는 일이죠. 건강이 나빴던 당시에는 흔히들 말하는 자각몽을 꾸곤 했습니다. 모든걸 원하는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꿈을 두고 현실에서 눈 뜨고 있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건강을 되찾으며 자각몽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하루면 두 세개의 꿈을 꾸곤 합니다. 감정이 동요를 일으킬 때마다 습관적으로 누워버립니다. 꿈 속으로 도피하기 위해서요. 특히 부정적 감정을 느낄 때면 하루에 열두시간은 우습게 자버립니다. 눈을 뜨고 일어나야함을 알면서도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잡니다. 꿈 속으로 달아나고 싶어서요. 이렇게 몇 번이면, 그 주 아니 그 달은 아주 엉망이 되어버립니다. 고치고 싶습니다. 남들처럼 감정에 솔직하고 충실하게 살고 싶습니다. 꿈으로 도피하는 삶 말고 꿈보다 나은 현실을 만들고 싶습니다. 매사에 하는 생각이긴 하다만 요새 잠드는 시간이 불규칙적이고 길어진 것으로 스스로의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다는걸 알고 전처럼 돌***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더욱 이런 제 스스로를 고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도와주세요. 미래의 저를 위해서라도 뭐든 어디로든 한발짝씩 떼고 싶습니다. 저는 무엇부터 해야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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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sstiel
· 9년 전
관심있는 취미를 하나 정하고 규칙적으로 해보는건 어떨까요? 목적이 있어서 그 시간에 맞추려다보면 수면주기를 맞추기도 훨씬 쉬울거같아요. 목적없이 혼자있는시간이 길어지면 이것저것 신경을 많이 쓰게되고 스스로의 감정에도 서툴러지지않을까요. 본인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어찌됐건 감정을 다른 의도적인 온전히 받아들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살면서 조금씩 다양한 감정을 배워나간다는 느낌으로. 그러기 위해서 취미에 마음을 쏟으며 그 과정에서의 감정에서부터 익숙해지는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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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opero
· 9년 전
도움되는 글이 아니라 죄송해요. 저도 꿈으로 도피를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꿈을 몇개씩은 꾸고 있구요. 눈을 감으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데 현실에서 고통받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었어요. 지금은 많이 나아졌습니다. 의도적으로 잠을 줄이고 취미에 집중했어요. 그리고 분노같은 부정적인 감정도 점차 표출했습니다. 안그러던 사람이 그러니까 처음엔 주변 반응이 좋지 않았지만 나아졌습니다. 요즘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마치 과열된 기기의 스위치를 꺼주듯이 모든걸 내려놓고 잠이 들고픈 충동을 느낍니다. 그래도 참고, 사사롭더라도 다른 일에 몰두하려합니다. 그러면 어느새 평상심으로 돌아와있더라구요. 글쓴님도 나름대로의 대안을 찾을수 있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