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분들이 저를 볼 때 하는 말 중 가장 많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연인]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8년 전
주변 분들이 저를 볼 때 하는 말 중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미쳤어?'입니다. 예체능을 전공하는지라 그런 말은 제게 큰 칭찬입니다. 그만큼 전 제가 하는 일에 욕심도 많고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제 삶에서 제 전공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만큼 그 공부는 제 빛이고 사랑입니다. 정말 그 전공 공부 하나만 바라보고 달려왔습니다. 그런 저한테는 고등학생 때부터 친한 친구가 한 명 있습니다. 매사 예민하고 날이 서있는 저와 달리 유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입니다. 태어나서 아 이렇게 사랑스럽다 라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은 처음 보았습니다. 입시 실패 후 재수를 하게 되면서 저의 다소 충동적인 생각들과 공격적인행동들에도 난색을 표하긴 커녕 말없이 손을 잡아주던 친구였습니다. 사람 손이 그렇게 따뜻하고 편안했습니다. 제가 밑바닥에서 설설기고 있을 때 저를 외면하지 않은 유일한 친구였습니다. 그것이 때로 무섭고 고마웠습니다. 문제는 그 친구에 대한 제 마음입니다. 마음은 커져만 가고 저는 제가 힘들 때 도움 받은 것과 헷갈리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 사람에게 애인이 생겼단 얘기에 저는 그렇게 몰입해서 하던 작업을 다 부수고 한동안 실습실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작업한다고 미루던 술자리란 술자리는 다 들어가서 집에도 안 들어가고 술만 마셨습니다. 너무나 명백한 마음이었는데. 그 마음은 정말로 진심으로 너를 아끼고 소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었는데. 성별이 같은 것이 유일한 문제였을까요. 우리 둘 중 누군가는 다른 성별이었다면 우리가 연인이 될 수 있었을까요. 지금은 저도 그 친구도 애인이 있습니다. 그 친구는 제법 행복해보입니다. 하지만 전 모르겠어요. 아니 사실은 여전히 너무나 명백합니다. 전 그 친구를 좋아해요. 그 친구에게 마음이 전해져 오래도록 행복할 수 있다면 제 전공 내려놓고 다른 일을 하게 되더라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건 어디까지나 상상일뿐이고 저는 죽을 때 까지 그 친구에게 좋은 친구겠죠. 저는 두 손 놓고 그냥 제 마음이 식을 때 까지 기다리는 것 외에 좋은 답을 얻지 못했습니다. 6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 친구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저는 애먼 사람과 어줍잖게 연애하는 척을 하고있습니다. 언젠가 지금 제 옆에 있는 사람이 그 친구처럼 느껴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조금만 더 용감하고 강한 사람이었다면 주변 눈치 안보고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할텐데 주변의 잣대들이 가혹합니다. 아니 그냥 제가 약하고 겁이 많은 것이 맞겠네요. 그냥 제가 그 친구를 안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그 친구의 연인이 아니라서 멈추게 되는 생각과 행동들이 괴로워요. 그 친구가 아직도 제 모든 행동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게 행복하면서 슬퍼요. 이 벅찬 마음이 식는 것도 두렵고 영원히 그 친구한테 닿지 못할거라는게 너무나 허탈해요.
댓글 1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mammoth
· 8년 전
기운내세요..